지난달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경기는 롯데가 손쉽게 승리를 차지하는 듯 했다. 1회부터 이대호의 만루포가 터지면서 흐름을 완전히 가져온 롯데는 5회까지 단 1점만을 내주며 키움을 완전히 제압했다.
 
하지만 6회를 기점으로 키움의 타선이 터지기 시작했다. 6회 말 키움의 타선은 3안타 3볼넷으로 동점을 만들어냈고, 8회 말엔 이지영과 김혜성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끝내 6-5 승리를 거두며 전날의 패배를 설욕할 수 있었다. 
 
치열했던 이날의 경기를 마무리 지은 투수는 조상우였다. 9회 초 1점차 상황에서 등판한 조상우는 롯데의 타선을 완전히 침묵시키며 뒷문 단속에 성공했다. 선두 타자 한동희를 2루타로 출루시키긴 했지만, 이내 집중력을 되찾아 범타와 두 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불안했던 제구도 안정적이었고, 직구의 구속도 150km까지 나왔다. 직구 외에도 투심, 포크볼,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롯데의 타자들을 요리했다. 그간 마운드에서 흔들리는 듯 했던 조상우가 점차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시즌 초반 불안했던 조상우

시즌 초반 불안했던 조상우 ⓒ 키움 히어로즈

 
불안했던 마무리 조상우
 
사실 조상우의 이번 시즌은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조상우는 지난 겨울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을 하던 도중 발목 부상을 당했다. 검사 결과 발목 인대가 완전히 파열됐고, 복귀까지 12주가 걸린다는 진단이 나왔다. 키움에게도, 그리고 조상우 본인에게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다행히 생각보다 빠르게 호전돼 1군 복귀가 앞당겨졌고, 개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4월 15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되며 다시 마운드로 돌아왔다. 마무리 투수 부재로 골머리를 앓던 키움의 고민도 단번에 해소시켰다.
 
하지만 부상의 후유증이었을까. 복귀 직후엔 좀처럼 중심을 잡지 못했다. 지난 4월 조상우는 7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은 무려 1.50에 달했으며 4사구는 6개나 허용하는 등 마무리 투수로서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이지 못했다.
 
5월 들어서는 중심을 잡는 듯 했지만, 6월부터 다시 불안한 상황을 연출하기 시작했다. 6월 첫 5경기 등판의 성적을 보면 세이브 없이 3패 평균자책점 14.06으로 팀의 뒷문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했다. 볼넷도 5개나 기록할 정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구속은 문제가 아니었다. 파이어볼러로 이름을 날린 조상우의 올 시즌 직구의 평균 구속은 148.8km로 오히려 지난해(148.5km)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그의 발목을 잡은 건 제구였다. 지난해 9이닝 당 평균 2.98개의 볼넷을 내줬던 조상우는 올 시즌 6.04개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K/BB(탈삼진/볼넷)의 수치 또한 1.71로 지난해(3.56)보다 훨씬 하락한 수치다.      
 
 특급 마무리로 부활에 성공한 조상우

특급 마무리로 부활에 성공한 조상우 ⓒ 키움 히어로즈

 
'특급 마무리'의 부활
 
그러나 최근 들어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16일 경기를 기점으로 조상우는 6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6경기 중 5세이브를 거뒀고 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팀의 뒷문을 단단히 단속하고 있다. 또한 자주 허용하던 볼넷도 3개로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대표팀 발표를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고 있는 조상우다. 지난달 16일 발표된 대표팀 엔트리에는 조상우의 이름도 있었다. 물론 이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엔트리 발표를 목전에 둔 경기에서 굉장히 부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상우는 대표팀으로서의 자질을 증명이라도 하듯 180도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조상우의 부활은 팀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7위에 머물던 키움은 조상우의 부활과 함께 현재 6위로 올라왔다.

'특급 마무리'로 부활에 성공한 조상우는 과연 키움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까.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gur145145@naver.com
키움 히어로즈 조상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