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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아래 민주당)이 지난 18일 의원총회를 열어 격론 끝에 종합부동산세(아래 종부세) 부과기준을 공시가격 '9억 원'에서 '상위 2%'로,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조정하기로 당론을 확정했다.

지난 4월 민주당은 재보선에서 참패하자 참패 이유로 부동산 정책을 꼽았다. 당시 몇몇 의원 중심으로 종부세 완화 주장이 나왔지만, 민주당 내 친문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로 종부세 완화는 없던 일로 되는 듯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결국 18일 의총에서 완화를 결정했다

이번 결정을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는지 의견을 듣고자 지난 22일 이성영 희년함께 토지정의 센터장을 전화 연결해 들어보았다. 다음은 이 센터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보유세는 상류층이 내는 세금인 부유세가 아니다
   
이성영 희년함께 토지정의 센터장
 이성영 희년함께 토지정의 센터장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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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이 종부세 부과기준을 공시가격 9억 원에서 상위 2%로,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조정하기로 당론을 확정했는데, 어떻게 평가하세요?
"김진표 부동산특별위원회(아래 특위) 위원장 말대로라면, 줄어드는 과세액은 656억 원 정도로 전체 주택분 종부세 5조 8천억 원의 1.2%에 불과하다는 거예요. 즉, 종부세 기준을 상위 2%로 바꿔도 큰 감면은 없다는 거죠. 다만 2% 룰을 적용하면 전체 1가구 1주택자 18만여 명 중에서 9만 명이 줄어들어 절반가량이 종부세 납부 대상자에서 빠집니다.

민주당 특위 정책안이 실효적으로 보면 종부세 감면은 거의 해 주지 않으면서 생색은 상당히 낼 수 있어서 나쁘지 않은 안이라고 생각해요. 세액 감면 자체도 크지 않고, 9만 명이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니까요. 다만 정책을 경제적으로만 계산한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 왜요?
"이번 특위안은 상위 2%만 종부세를 매기겠다는 거잖아요. 상위 2%로 못 박으면 국민들은 종부세나 보유세를 징벌적 세금 또는 부유세로 인식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위 2%만 내는 세금이면 상류층이 내는 세금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진보든 보수든 경제학계에서는 '보유세 강화·거래세 완화' 방향이 부동산시장을 선진화시키고 활성화하는 방안이라고 큰 틀에서의 합의했어요. 정치권 역시 시민들을 설득해 보유세를 꾸준히 높여가야 해요. 그런데 종부세를 점점 더 부유세로 인식시키면 보유세 자체를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지죠."

- 보유세가 부유세 아니었나요?
"보유세는 내가 누리는 사회적 편의에 대한 대가로 내는 세금입니다. 낙후된 지역은 정부가 제공하는 인프라 및 사회적 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에 사용 대가인 보유세를 적게 내요. 반면 강남은 정부가 교통·문화·경제적 인프라를 대거 투자하고 그 효과로 좋은 학군, 질 좋은 일자리가 몰려 사회적 편의가 높으니 서비스 대가를 많이 내요.

그렇기 때문에 보유세는 부유세나 징벌적 세금 개념이 아니라 본인이 누리는 사회적 편의에 대한 대가를 다시 공공에 낸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해요. 그러나 상위 2%만 내는 세금으로 개념이 잡히면, 종부세는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해 돈 많은 사람에게 매기는 징벌적 세금이나 부유세로 국민들에게 각인됩니다. 이번 민주당의 정책은 보유세는 징벌적 세금이고 돈 많은 부자가 내는 세금으로 못을 박아버리는 조치예요."

- 원래 그렇게 인식하는 국민이 많지 않나요?
"민주당이 그렇게 인식시키고 있는 면이 크다고 봅니다. 보유세는 그런 세금이 아니 거든요. 한국은행이 발표한 '주요국의 부동산 세제 비교'에 따르면, 미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최저 0.3%~최고 4.0%이고, 50개주 대표 도시의 중위 실효세율은 1.54%이에요.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시는 주택 가격에 상관없이 3.1%를 부과한다고 해요. 한국은 2019년 기준 0.2%도 되지 않는데 말이죠.

보유세율이 이렇게 높을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사는 지역의 경제, 사회, 교통, 문화, 교육 환경 등을 누리는 만큼에 대한 대가를 내야 한다는 합의가 되어 있는 거예요. 반면 한국은 정치권에서 자꾸 보유세를 돈 많은 사람이 내야 하는 세금, 징벌적인 세금으로 인식시키고 있어요. 매우 안타깝습니다."

세금 깎아준다고 민주당 선택? 이탈 가능성만 높아져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세제 논의를 위한 정책 의원총회에서 김진표 부동산 특위 위원장이 윤호중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세제 논의를 위한 정책 의원총회에서 김진표 부동산 특위 위원장이 윤호중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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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이 부동산 가격 잡기 위해 보유세 이용하는 거 같은데.
"그렇지도 않아요. 2020년까지는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보유세를 이용했어요. 여기서 문제는 보유세를 이용하는 방식이 틀렸다는 거예요. '다주택 투기꾼 1주택 실수요'라는 프레임에 갇혀서 다주택자들에게는 중과세하고 1주택자들한테는 혜택을 주니, 다주택자들이 1주택자로 위장하거나 똘똘한 한 채로 집중해갔어요. 보유세를 이용하는 방식이 틀렸습니다."

- 상위 2%만 종부세 내도록 한다는 게 조세 법정주의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있던데.
"조세법률주의라는 것이 조세의 부과 및 징수는 국회에서 제정하는 법률에 의해야 한다는 건데, 지금도 시행령에 위임하는 부분이 많이 있어서 조세법률주의로 제동을 걸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앞으로 종부세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요. 부유세는 경제 상황에 따라 부과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세금인데, 종부세를 상위 2%가 내야 하는 부유세로 만들면 상황에 따라 1%로 바뀔 수도 있고. 만약 집값이 폭락하면 집값이 폭락했는데 무슨 부유세냐며 여론 반발로 없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심중을 읽는 민주당 정치인이 없다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 비과세 기준을 상향하는 대신 양도차익 5억 원 초과 주택의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하향하기로 한 대목은 어떻게 보세요?
"민주당 특위안은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양도세, 비과세 대상을 공시가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올려주는 건데요. 이러면 부자 감세라는 반발이 나올 수 있으니까, 양도차익이 5억 원을 넘으면 기존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낮춰 양도차익을 더 많이 걷어 부자 감세라는 반발을 무마시키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집값이 많이 오른 1주택자들 입장에서는 이사를 하려고 하면 내 집만 오른 게 아니라 비슷한 수준의 집도 많이 올랐기 때문에, 양도세를 많이 내면 주거의 질을 낮추어서 이사를 해야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보유세 강화라는 전제가 있으면 양도세를 어느 정도 낮추어도 무리가 없다고 봅니다. 1주택자들이 주거의 질이 비슷한 주택으로 이사를 하려고 하는 걸 막으면 여론의 반발이 극심할 테지요.

해서 보유세가 높아진다는 전제가 있다면 양도세는 낮추어도 큰 무리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그게 아니 거든요. 보유세, 양도세를 다 낮춘다는 시그널을 보내니까 문제인 거죠."

- 기존에 국민의힘이 감세 정책 했고, 민주당은 안 했지 않나요?
"국민의힘은 전통적으로 보유세든 양도세든 다 깎아 줘서 시장참여자들이 많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 공급이 늘어난다는 입장인 거고, 민주당은 분위기 따라 좀 다르긴 한데 전반적으로 보유세, 양도세 등을 강화해 불로소득을 환수하자는 입장입니다. 지금은 차기 대선을 앞두고 중도를 어떻게 포섭할 것인가 고민하다 보니 세금 올린다고 하면 좋아할 사람이 없다는 판단 아래 감세 정책 시그널을 보내는 겁니다."

- 종부세 완화 효과가 제한적일 거라는 전망이 있던데.
"민주당이 종부세 완화 등을 하면서 집값 안정 효과는 애당초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정치적 효과를 얻으려고 한 것 같아요. 현재 1가구 1주택자 중 종부세 내는 사람들이 약 18만 명 정도인데, 상위 2%로 제한하면 9만 명 정도 줄어들어요. 

2022년 20대 대선을 50만 표 박빙으로 예상하다 보니, 한 표가 아쉬운 상황에서 종부세, 양도세 혜택을 보는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는 건데요. 2019년도 종부세 결정세액 계산한 걸 보면 50만 원 이하 납부자가 전체 종부세 납부 대상자 가운데 절반 이상입니다. 1가구 1주택자 대다수는 50만 원 이하 종부세 낸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민주당의 표 계산에서 의문이 생기는 점은 20~30만 원 정도 세금을 깎아 준다고 해서 원래 국민의힘 찍을 사람이 민주당 찍고, 민주당 찍을 사람이 국민의힘을 찍을 것인가입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왔던 사람들은 '집값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종부세 20~30만 원 정도 더 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민주당을 원래 지지하려고 했던 1가구 1주택자들은 집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종부세 수십만 원 내는 게 부담스럽다고 생각할 것 같진 않아요.

종부세 완화 시그널을 보내면 갑자기 '벼락 거지'가 된 무주택자들이 박탈감으로 '민주당도 가진 자들의 편이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차라리 민주당이 '종부세는 각자가 사는 위치에서 누리는 사회적 편의의 대가이며, 보유세를 높여야 부동산 투기도 막고 다음 세대들도 더 좋은 사회에서 살게 된다'고 국민들에게 종부세 취지를 설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박탈감을 느끼는 무주택자 이탈표도 막고, 민주당 지지자인 1주택자 종부세 대상자들도 '우리 사회가 유익해진다면 세금 좀 더 내야지'라고 생각하고, 계속 지지를 보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금 깎아주기 정책으로 승부를 겨룬다면, 민주당은 절대 국민의힘을 이길 수 없습니다."

덧붙이는 글 |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중복 게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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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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