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6일 만에 다시 만나는 볼티모어를 상대로 시즌 7승에 도전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오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버팔로의 세일런필드에서 열리는 2021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지난 21일 볼티모어 원정에서 7이닝3피안타1볼넷4탈삼진1실점으로 호투하며 6월 4번의 등판 만에 6승째를 챙긴 류현진은 장소를 홈구장 세일런 필드로 옮겨 다시 한 번 볼티모어를 제물로 연승사냥에 나선다.

류현진은 세일런 필드에서의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5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5.2이닝7피안타(6피홈런)7실점(6자책)으로 뭇매를 맞은 바 있다. 16일 뉴욕 양키스전에서는 6이닝3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토론토 이적 후 최다 볼넷(4개)을 허용하며 고전했다. 따라서 야구팬들은 류현진이 시즌 3번째 세일런 필드 등판에서 안정된 투구로 세일런 필드에서의 시즌 첫 승을 챙기기를 기대하고 있다.

토론토 이적 후 가장 빠른 공 던진 류현진

5월까지 5승2패 평균자책점2.62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엘리트 좌완으로 활약하던 류현진은 6월 들어 3경기에서 17.2이닝13실점(12자책)을 기록하며 2패6.23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2.62였던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3경기 만에 3.43까지 올라갔고 류현진의 최대 장점이었던 제구까지 흔들리면서 볼넷 허용도 크게 증가했다. 한 마디로 6월 첫 3경기에서의 류현진은 전혀 류현진답지 않았다.

류현진이 6월 첫 3경기에서 부진에 빠지자 국내외 언론과 야구팬들은 류현진의 부진 원인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단짝 포수' 대니 젠슨의 부상 이탈 이후 루키 라일리 애덤스와 호흡을 맞춘 것이 마운드 위에서의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의견도 있었고 최근 메이저리그 최대 이슈인 이물질 이슈가 류현진에게도 간접적인 영향을 끼쳤을 거라는 의견도 있었다. 심지어 6년이나 지난 류현진의 수술 전력을 언급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정작 류현진 본인은 현재 자신의 컨디션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고 21일 볼티모어 원정에서 7이닝1실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투구를 통해 짧은 슬럼프를 날려 버렸다. 류현진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주무기 체인지업의 날카로움은 여전히 아쉬움이 있었지만 대신 속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류현진의 느린 공에 대비하고 있던 볼티모어 타자들을 혼란에 빠트렸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사실은 류현진이 이날 시속 151km의 빠른 공을 던졌다는 점이다. 토론토 입단 후 한 번도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진 적이 없는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이었던 지난 2019년 7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가장 빠른 공을 던졌다. 류현진의 속구가 타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수준으로 빨라진다면 당연히 다른 변화구의 위력도 함께 살아날 수 있다.

강강약간 에이스의 조건

류현진에게 시즌 6승째를 헌납하며 시즌 성적이 23승48패가 됐던 볼티모어는 25일 경기에서 토론토의 스윙맨 앤서니 케이에게 시즌 첫 승을 선물하며 6연패의 늪에 빠졌다. 치열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경쟁하고 있는 토론토 입장에서는 3할 승률도 위태로워지면서 아메리칸리그에서 독보적인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볼티모어를 상대로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아야 한다.

토론토가 지난 22일 하루의 휴식일을 가지면서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칠 볼티모어의 선발투수는 맷 하비가 아닌 좌완 키건 아킨이 됐다. 작년에 빅리그에 데뷔한 아킨은 올해 선발과 불펜을 넘나들며 9경기에 등판했지만 아직 승리 없이 3패 6.42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주축타자 대부분이 우타자로 구성돼 있는 토론토 타선이라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수준의 투수로 꼽힌다.

에이스는 한 번 당했던 상대에게 연속으로 당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에이스는 천적을 만들지 않는 것 만큼 강했던 상대에게 계속 강한 면모를 이어가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토론토 팬들은 볼티모어를 상대로 통산 2승2.52를 기록하고 있는 류현진이 볼티모어에게 강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제 류현진은 27일 경기 호투와 승리를 통해 '토론토 에이스는 여전히 볼티모어에게 강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