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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하고 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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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박근혜 시대의 '공정성'이 죽지도 않고 또 돌아왔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직격했다. 여성·청년 할당제 폐지 등을 주장하는 이 대표의 '공정한 경쟁'은 "모두를 위한 공정이 아닌 그들만을 위한 공정"이라고 일갈했다.

배 원내대표는 "'운동장만 기울어지지 않으면, 젠더 문제는 공정한 경쟁만으로 해결될 것'이라며 제1야당 사령탑인 이준석 대표는 공정을 위해 여성, 청년 할당제 폐지를 주장한다"라며 "기가 찼다. 한국에 할당제가 있기는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기업 채용 과정에는 (할당제를) 찾아볼 수도 없고 공무원 '양성평등 채용목표제'는 오히려 남성 할당제로 기능하고 있다"며 "청년, 여성 공천 할당제라도 있었기에 국회의원의 여성 비율 19%, 2030(세대) 비율 3%를 지켜낸 것이다. 할당제는 결과의 보정이 아니라, 청년들이, 여성들이 권리를 지킬 수 있는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청년 할당제의 덕을 본 이 대표가 '사다리 걷어차기'를 하고 있다고도 질타했다. 배 원내대표는 구체적으로 "박근혜 키즈로 정치계에 입문하고 청년 할당제인 '퓨처 메이커 전형'으로 공천을 받아놓고, 정작 공정을 앞세워 사다리를 걷어차는 모습이다. '불공정 메이커'가 따로 없다"며 "모두가 달릴 수 있는 트랙만 만들어 놓으면 그게 공정한 거냐"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제는 격차다. 상위 20%와 하위 20% 간 부동산 자산 격차가 164배다. 포스코건설, GS건설 등 9개 기업의 산재 사망 82%가 하청노동자다. SKY 대학교, 의대, 로스쿨 학생들의 부모 절반 이상이 고소득층"이라며 "이렇게 벌어진 격차는 불평등한 출발선을 만들 뿐"이라고 강조했다.

배 원내대표는 이준석 대표가 말하는 '공정한 경쟁'은 "이명박, 박근혜 시대의 공정을 다시 세습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청년실업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청년 본인들의 자활 노력이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저성과자 해고제도를 앞세우며 비인간적인 경쟁을 강요했다"라며 "'노력을 많이 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로, 그 경쟁에서 결국 떠밀리게 될 우리 사회 가장 약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겠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것은)모두를 위한 공정이 아니라, 그들만을 위한 공정"이라며 "역시나 한나라당, 새누리당 꼰대 수구 기득권 정당의 습성이 어디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격차 해소 없다면 공정을 가장한 불평등한 사회일 뿐"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하고 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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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교 원내대표는 "정의당은 이제 실질적인 평등을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위 10%의 자리만 보장된 경쟁을 놓고 공정을 따지는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 불의다. 격차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공정을 가장한, 가장 불평등한 사회일 뿐"이라며 "함께 사는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존중받는 사회, 사회에서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는 국민들을 가장 먼저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당한 노동의 대가, 기본권 침해, 불공정한 특혜, 차별 등의 사회 구조적 문제들에 눈 감고, 공정의 잣대만 들이미는 이 불공정에 맞서겠다"며 "포용과 연대의 언어로 평등을 말하겠다. 거대 양당이 이 현존하는 불평등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 당장 평등을 위해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취지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역시 촉구했다. 그는 "시민들이 마치 공정에만 열광하는 듯 눈 돌리지 마시라"며 "시민들의 88.5%가 차별금지법에 동의하는 것은 왜 말하지 않고 있나. 시민들의 평등에 대한 간절함, 절박함을 외면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정은 지금 당장이면서, 차별금지는 시기상조일 수 없다"면서 "국회가 더 이상 혐오와 차별의 가해자가, 공범이 되지 않도록, 차별금지법 제정에 응답해주시라"고 호소했다.

태그:#배진교, #정의당, #이준석, #비교섭단체 대표연설, #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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