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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변화를 위한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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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 아이의 엄마이자, 얼마 전까지 코로나19 대응 전사를 자청하여 시교육청 파견교사로 열일을 했던 워커홀릭, 열정 과다의 소유자, 타칭 꼼꼼깐깐완벽(?)을 추구하는 슈퍼(super)맘(mom)이었다. 아니, 지금도 여전히 자칭 슈퍼맘이다.

어느 날 갑자기 뜻하지 않은 '쉼'으로 인하여 주체할 수 없었던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쏟아내기 위하여 나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되었다. 나의 프로필에서 한 줄을 지우고 나니 다시 한 줄을 채운 셈이다. 역시 난 타고난 워커홀릭 근성을 버리지 못하는 슈퍼맘이다. 다가오는 9월부터 또 다른 도전을 준비 중으로 걱정도 태산 같다.

시민기자가 되고 나서 거의 매일매일 나의 생각을 담은 글을 써댔다. '써댔다'는 표현을 쓸만큼 미친듯이, 때로는 공격적인 글들을 생산해냈다. 그나마 그렇게 글을 쓰는 일이 유일한 나의 돌파구였다. 하지만 늘 기사로 채택되지 못했고 그 이유를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나의 기사에 관한 불편한 진실을 알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불현듯 나의 직업, 보건교사에 대한 글이 써보고 싶어졌다. 뭔가 쓰고 싶은 내용이 떠올랐다. 나는 남편이 붙여준 닉네임 '하이텐션'답게 또 후다닥 글을 써서 편집부에 송고했다. 기사 채택에 대해서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고, '생나무'라는 단어도 아주 익숙해진 상태였다.

그런데 몇 분 뒤 나의 휴대전화로 예상치 못했던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였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오늘 올리신 기사 잘 보았습니다. 현직 교사이신가요?"

"네... 안녕하세요. 교사인데 지금은 좀 쉬고 있습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서요. 사실은 매일 기사를 올려주셔서 잘 보고있는데요. 아쉽다면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은 사실상 누구라도 다 하실 수 있는 얘기잖아요. 그래서... 앞으로는 선생님 자신의 이야기로, 주어가 선생님이 된다면 내용이 훨씬 살아나고 기사로 좋을 것 같아서요."

"네, 사실은 저도 제가 겪은 일들도 사실대로 쓰고 싶은데요. 공무원이고 현직 교사다 보니 내용을 쓸 때 신경 쓰이는 부분들이 있어서요..."

"네, 근데 실제로 시민기자님들 중에서 현직 교사분들도 계시고 공무원분들도 많이 계시거든요. 그분들의 기사를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해볼게요."


그렇게 나는 감사하게도 기사 쓰기에 대한 전화 컨설팅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보건교사의 이야기는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바뀌었다. 야호! 드디어 얼마 뒤 나의 기사가 채택되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내가 쓴 글이 인터넷에서 보이는 것도 신기하지만 교사가 아닌, '김주희 기자'로 올라가는 것이 왠지 으쓱했다. 솔직히 난 언론인에 대한 로망과 꿈이 있었기에, 평생 이룰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소원을 드디어 성취한 기분이었다. 친한 보건샘들과 몇 명의 지인들에게 신이 나서 기사를 공유했고, 다양한 후기를 전해들었다.

보건교사로서 코로나19로 인해 겪었던 온갖 서러움과 고생, 보건교사만의 고뇌를 잘 풀어서 써줬다면서 '속이 후련하다', '대변해줘서 고맙다' 등등의 말을 보건샘들로부터 들었다. 그리고 보건샘이 아닌 지인들은 '보건선생님이 그렇게 고생하시는 줄 몰랐다. 그렇게 많은 일들을 하시는 줄 몰랐다'는 말로 격려와 위로를 해주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나의 기사를 접한 것 같았다.

그 뒤로 난 뭔가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다! 그것은 바로 '변화'에 대한 것이다. 나는 변화와 혁신을 매우 좋아한다. 현실에 적용해보자면, 나는 어릴 적부터 유난히 변덕이 죽 끓고 인내심이 매우 없었다. 반면,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즐기기도 한다. 관점에 따라 같은 특성이 단점과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기막힌 사실이 새삼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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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군가가 나에게 해주는 조언이나 의견이 훌륭하고 옳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순간, 누구보다 빠르게 그것을 스펀지처럼 쏙쏙 흡수하여 즉각적인 방향 전환과 변신이 가능한 흥미로운 특성을 가진 사람이다.

생각해보니 시사평론가도 유명인도 아닌 내가 뻔한 말들을 줄줄이 써 놓으면 누가 읽겠냐 말이다. 그렇다면 나의 삶 속의 이야기, 에피소드를 꺼내서 글로 풀어보자. 그 속에서 내가 말하고 싶은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보여주고, 내가 꿈꾸는 작은 변화를 외치는 것이 지금 나에게는 최선인 듯하다. 이제부터는 개성있고 매력적인 글을 써 봐야겠다.

지금까지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거쳐 드디어 나에게 주어졌던 첫 번째 숙제에 대한 해답을 아주 조금은 얻은 듯 하다. 그리고 이제서야 겨우 한 걸음을 뗀 수준이다. 내 기사가 선배 시민기자분들의 기사에 견주어 부끄럽다는 사실을 안 순간, 난 앞으로 덜 부끄러워지는 글을 쓰게 되는 순간이 올 거라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나 자신을 다독이기도 한다.

우연히 전직 방송작가셨던 시민기자분의 기사를 읽어보았다. 처음 기사를 쓰기 시작한 계기가 나와 많이 비슷했다. 너무 열심히 달려왔고 사랑했던 일로부터 어느 날 갑자기 예상치 못하게 쉼을 갖게 되면서 기사를 쓰신 것 같았다. 나 또한 이렇게 어느 날 갑자기 일을 하지 않게 되었고, 불미스러운 사건을 경험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의 심리적 해소를 위하여 글쓰기를 시작하여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갑작스럽게 쉬게 되면서, 내가 그동안 겪은 일들에 대하여 나의 생각과 감정을 주체할 길이 없었다. 그래서 그것을 나만의 말과 글로 풀어내면서 하나씩 내 마음속에서 정리해나가기 위해서 글을 썼다. 쓴 글을 혼자 다시 읽어보고 또 생각하면서 의미 있고 행복한 일을 하고 싶어졌다. 내가 전하는 메시지를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선한 영향력 그리고 작은 변화, 마음의 울림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급기야 '2021년의 나'에서 출발하여 나의 어릴 적부터 초중고 학창시절, 대학생, 그 이후의 삶까지 하나하나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의 뇌리에 더 강렬하게 남아있던 일들은 무엇인지 하나씩 떠올려보고 있다. 왜 그 일들이 나의 가슴에 고스란히 남아있는지,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 어린 시절의 나, 20대, 30대에 겪었던 일들 그리고 현재의 나... 그 삶 속에서 내가 생각하고 깨닫게 되는 것, 말하고 싶은 것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을 글로 쓰고 싶다.

물론 직면하기 힘들고, 생각하기 싫었던 일들도 많지만 비로소 직면하고 성찰하였을 때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뻔한 진리를 나는 굳게 믿고 싶다. 그리고 솔직히 나에 대한 직면을 넘어, 내가 겪은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밝히고 싶다. 어떤 방식이든, 드러내야만 내 자신에게 당당하고 행복할 것 같다. 나도 언젠가는 베테랑 시민기자님들처럼 알리고자 하는 실체를 더 잘 꼬집고 사람들의 마음을 후련하고 훈훈하게 해주는 기사를 쓸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생각도 해본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연재를 통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많이 고민하고 풀어봐야겠다. 프리미엄급 고도의 지식도 없고 전문가 수준의 환상적인 필력을 구사하진 못하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표현력, 엉뚱함(?)과 감성을 총동원하여 물 흐르듯 읽히고 사람들의 가슴에 쏙쏙 스며드는 솔직담백한 글을 써보고 싶다.

남편에게만 화이팅 넘치게 외쳤다.

"여보, 오늘부터 나를 '김 작가 앤드 김 기자'라고 불러줘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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