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오 페시나 이탈리아의 미드필더 페시나가 웨일스전에서 득점 이후 기쁨을 표출하고 있다.

▲ 마테오 페시나 이탈리아의 미드필더 페시나가 웨일스전에서 득점 이후 기쁨을 표출하고 있다. ⓒ 이탈리아 축구협회 페이스북 캡쳐

 
2진을 대거 내세운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웨일스를 물리치고, 유로 2020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탈리아는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유로 2020 A조 3차전에서 웨일스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3연승으로 A조 1위, 웨일스는 1승 1무 1패(승점 4)로 A조 2위를 기록, 나란히 16강에 올랐다.
 
'비주전 가동' 이탈리아, 90분 내내 경기 지배
 
이 경기를 앞두고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1명을 제외한 10명을 바꾼 선발 라인업을 가동했다.
 
이탈리아는 4-3-3 포메이션에서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문을 지키고, 포백은 하파엘 톨로이-레오나르도 보누치-알레산드로 바스토니-이메르송 팔미에리로 구성했다. 허리는 마테오 페시나-조르지뉴-마르코 베라티, 전방은 페데리코 키에사-안드레아 벨로티-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가 포진했다.
 
웨일스는 3-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대니 워드가 골키퍼 장갑을 낀 가운데 조 로든-에단 암파두-크리스 건터가 스리백을 이뤘다. 미드필드는 네코 윌리엄스-조 앨런-조 모렐-코너 로버츠가 나란히 섰다. 스리톱은 다니엘 제임스-아론 램지-가레스 베일로 구성됐다.
 
2군에 가까운 선수 구성임에도 이탈리아는 시종일관 경기를 지배하며 웨일스를 무력화시켰다. 전반 23분 웨일스 진영에서 벨로티의 슈팅은 골문 밖으로 빗나갔다. 웨일스는 전반 26분 제임스의 코너킥에 이은 건터의 헤더가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선제골은 이탈리아의 몫이었다. 전반 38분 오른쪽 측면에서 베라티가 올려준 프리킥을 페시나가 오른발로 방향을 바꾸는 슈팅으로 마무리 지었다.
 
이탈리아는 후반에도 빼어난 경기력으로 웨일스를 압도했다. 후반 7분 베르나르데스키가 왼발 프리킥이 골 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경기의 실마리를 전혀 풀지 못하던 웨일스는 후반 10분 암파두가 베르나르데스키의 발을 밟는 행위로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인 열세에 놓이고 말았다.
 
11-10으로 싸우게 된 이탈리아는 일방적으로 공세를 펼쳤다. 후반 19분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키에사가 중앙으로 내준 패스를 벨로티가 슈팅했지만 워드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웨일스는 한 차례 좋은 기회를 맞았다. 후반 29분 이탈리아 문전에서 베일에게 헤더 패스가 연결됐지만 베일의 마무리 슈팅은 골문을 외면했다. 벤 데이비스, 레빗, 브룩스를 투입하며 변화를 모색했으나 이탈리아와의 허리 싸움에서 밀리며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반면 이탈리아는 크리스탄테, 라스파도리, 카스트로빌리에 이어 시리구 골키퍼에게마저 출전 기회를 부여하는 여유 속에 한 골의 리드를 지켜내고, 승리를 챙겼다.
 
패배하는 법 잊은 이탈리아의 무서운 상승세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본선 진출에 실패하며 굴욕을 맛본 이탈리아가 화려한 부활을 알리고 있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체제로 재편한 이탈리아는 2018년 9월 포르투갈에 0-1로 패한 이후 유로 2020 대회 개막을 앞두고 A매치 27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내달렸다.
 
이러한 상승세를 유로 2020 본선에서도 유지했다. 최대 다크호스로 꼽힌 터키와의 개막전에서 3-0 대승을 거두며, 역대 유로 최초의 3득점이라는 기념비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이에 그치지 않았다. 스위스를 3-0으로 제압한 데 이어 마지막 웨일스전에서는 선발 라인업을 대거 바꾸고도 무실점으로 승리를 맛봤다. 3경기 모두 흠잡을데 없는 경기력을 선보인 이탈리아는 A매치 무패 기록을 30경기로 늘렸다.
 
특히 만치니 감독은 26명 엔트리 가운데 3순위 골키퍼인 알렉스 메레트를 제외한 25명에게 골고루 출전 시간을 분배했다. 통상적으로 베스트 11을 가동해 3경기에서 총력전으로 임하기도 어려울 판에 만치니 감독은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며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았다.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면서도 경기 감각을 유지한 것은 최고의 수확이다.
 
사실 만치니 감독은 이번 유로 2020을 준비하기 위해 매 경기 로테이션을 통해 선수들의 내부 경쟁을 유도했다. 지난 3년 동안 무려 60여 명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릴 만큼 만치니 감독은 최대한 폭을 넓게 가져가며 선수들을 관찰하고, 최적의 조합을 찾는데 주력했다.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크지 않은 데다 어떠한 선수 구성로도 평균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는 조직력을 구축한 점은 만치니 감독의 뛰어난 역량 덕분이다. 패하지 않는 팀으로 변모시켰을 뿐만 아니라 공격과 수비 어느 하나 치우치지 않고 균형감 있는 경기 운영으로 이번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 7득점 무실점이라는 성과를 남겼다.
 
이탈리아는 통산 월드컵 4회, 유로 1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적인 축구 강국이다. 월드컵에 비해 유로에서는 다소 성과가 미흡했다. 자국에서 열린 1968년 대회 우승 이후 무려 53년째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대진운도 나쁘지 않다. 16강에서 C조 2위와 맞붙는다. 네덜란드가 1위를 확정지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약한 오스트리아, 우크라이나, 북마케도니아 중 1팀과 만나기 때문이다. 이번 유로 2020에서 우승할 수 있는 최대 적기를 맞은 이탈리아의 행보가 주목된다.
 
유로 2020 A조 3차전 (스타디오 올림피코, 이탈리아 로마 - 2021년 6월 21일)
이탈리아 1 - 페시나 39'
웨일스 0

 
A조 최종순위
1위 이탈리아(승점 9) 3승 0무 0패 7득점 0실점
2위 웨일스(승점 4) 1승 1무 1패 3득점 2실점
3위 스위스(승점 4) 1승 1무 1패 4득점 5실점
4위 터키(승점 0) 0승 0무 3패 1득점 8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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