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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광주4·19혁명기념관 통일관에서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과 호남의 현실 만민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광주 북구 운암동의 자영업자 배훈천씨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판했다.

직후 배씨의 발언은 <조선일보> <중앙일보>를 비롯한 주요 언론에 보도되었다. 특히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B-CUT NEWS' 유튜브에서 토론회를 개최한 주최가 우파 성향을 갖고 있으며, 배씨가 5·18 역사왜곡방지 특별법 폐지를 주장한 해당 단체의 공동대표라며 정치적 배경을 의심했다.

그리고 15일, 해당 유튜브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18일에는 서부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그땐 노무현 탓이라더니, 이젠 모든 게 문재인 탓?'(http://omn.kr/1tz8o)이라는 제목의 공개 편지 기사를 통해 배씨를 비판했다.

필자는 같은 날 오후 배훈천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자영업자 현실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다"
 
 배훈천씨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한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배훈천씨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한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 조국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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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만민토론회 발언 이후 어떤 일들을 겪으셨나요?
"그날 이후 항의 전화가 빗발쳐서 장사를 제대로 못 하고 있어요. 저희가 배달을 나가야 하는 데 좋지 않은 전화들이 계속 와요. 저야 각오하고 있었지만, 제 아내나 아르바이트생들은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제가 했던 발언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셨다면 정말 사과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받은 전화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로 처신 주의하겠습니다' 이렇게 응대하고 있어요. 장사하는 사람들은 아침에 받는 첫 전화가 중요한데, 첫 전화부터 항의 전화를 받고 나면, 파스타를 만들면서도 후추를 넣었는지 안 넣었는지, 가슴이 떨려서 음식이 잘 안 만들어져요.

그날 이후 여기저기서 인터뷰하자고 하고, 유튜버들이 찾아와 방송하자고 하는데 거절하고 있어요. 이렇게 널리 보도될 줄 몰랐고, 저는 노무현 정부 때 노동부장관까지 지내신 고위 관료들이 참석하신다기에 자영업의 현실과 상실감을, 현장의 목소리 그대로 전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트위터를 통해 관련 방송의 링크를 소개하면서 '언론들이 숨긴 진짜 정체는?'이라고 글을 달았습니다. 
"저는 서민의 애환을 외친 거예요. 우리의 심정이 이만큼 절절하다고 표현한 거죠. 그런 위치에 계신 분이라면 '광주 자영업자의 삶이 이 정도로 피폐하구나' 생각하고, 그동안 펼쳐왔던 정책들을 돌아보고 고민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조국 전 장관님이 공유한 트윗에 달린 첫 번째 답글이 저희 가게 위치 공유와 '정치하고 싶어 하는 사장 정치하게 해줍시다'였어요. 제가 이 답글을 보고 나서 몇 시간 뒤에 어떤 중년 손님이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오셔서 '사장님, 건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고, 주문도 없이 나가셨어요. 두렵더라고요

오늘도 저희 직원들이 항의 전화를 받고 벌벌 떨고 있어요. 아까 한 분이 항의전화로 '이 버러지 같은 XX야'라고 했어요."

'호남대안포럼'이 극우단체? 토론 모임일 뿐
   
 광주의 카페 자영업자 배훈천씨
 광주의 카페 자영업자 배훈천씨
ⓒ 배훈천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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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 역사왜곡방지 특별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호남대안포럼'이 5·18 역사왜곡방지 특별법에 반대 의견을 낸 극우단체라는 비난을 받고 있어요. 저는 자영업자를 참칭한 극우단체 대표가 되었어요. 심지어 정치적 출세를 위해 국민의힘과 <조선일보>를 이용했다거나, 고도의 술수를 구사하는 정치꾼으로 의심받고 있어요.

저는 1980년대에 '죽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학생운동에 참여했어요. 1986년에 전남대학교 최초의 오월대가 만들어졌는데요. 제가 오월대 창립 멤버에요. 이전까지는 신입생들에게 화염병을 들게 하지 않았는데, 비장한 각오로 만들어진 오월대는 신입생인 저에게도 화염병을 주었어요. 제가 화염병을 든 첫날에 화염병 두 개 던지고, 전경이 쏜 최루탄 직격탄 맞고 기절했어요. 머리가 깨졌죠. 

그런데 제가 5·18을 부정하는 극우 단체 대표래요. 저는 5·18 특별법에 반대해요. 5.18 특별법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5·18을 왜곡하는 목소리를 법적으로 처벌하게 되면, 그것이 오히려 5·18의 순수성을 해친다고 생각해요. 성역이라는 건 법으로 지켜지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당사자인 우리 광주시민들이 나서보자는 생각에서 호남대안포럼에 안건을 올렸어요. 그런데 부결됐어요.

그래서 호남대안포럼은 5·18 특별법에 대해서 성명을 내지 않았고요. 대신 개인적으로 반대 서명에 참여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그걸 보고 '이 서명운동에 국민의힘 누구도 있다', '배훈천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고 해요. 제가 서명운동에 참여할 때, 거기에 저 말고 누가 참여했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동의하면 서명하는 것이지, 누가 서명하는지 미리 알고 서명할 수 있나요?"

- 호남대안포럼에는 어떻게 가입하시게 되셨나요?
"호남대안포럼은 저랑 비슷한 성향의 분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하고 공부해보고 싶어서 가입했어요. 저는 자영업자의 삶을 살았잖아요. 그래서 다른 분들의 깊이 있는 경험도 들어보고 싶었어요. 포럼 측에서 한 달에 한두 번 모인다고, 자영업자의 이야기를 해달라고 제안해주셔서 참여했어요."
  
"본의 아니게 불편한 감정 드려 죄송"
  
-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 최저임금 6500원은 사실상 노동착취라는 주장이 있어요.
"제가 언급하긴 했지만, 그건 몇 년 전 이야기에요. 저는 지금 최저임금에 대한 해묵은 논쟁을 재현하자는 게 아니에요. 서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정책을 결정할 때, 위정자들이 더 신중하게 전후 사정을 살피라는 의미에서 제시한 예시에요. 최저임금 문제는 대통령께서도 그 실책을 인정하지 않으셨던가요? 정부가 사과했던 정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에 왜 이렇게 몰아붙이는 걸까요?"

- 서부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사장님께 공개 편지 기사를 썼는데, 혹시 읽어보셨나요?
"제가 일이 바빠서 아직 읽어보지 못했어요. 그래도 공개 편지를 쓰셨으니, 시간이 된다면 공개 답장을 쓰고 싶어요. 특히 저희 가게 손님이라고 전해 들어서 기자님과의 인터뷰로 답장을 대신 하게 됨을 용서해주세요. 제가 평온한 일상을 회복하면 편지를 읽어보고 꼭 답변을 드릴게요.

요즘 저의 일상이 출근하자마자 '버러지'란 욕설을 듣고, 스마트폰을 켜면 극우단체 대표라는 비난을 접하는 거예요. 평생 남에게 피해 끼치지 않고 살려고 노력했는데 억울하고 분해서, 심장이 벌떡거려 정상적인 사고가 어려워요. 본의 아니게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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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 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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