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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출가한 수행자로서 현재는 충북 청주에서 한국의 대중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황폐한 마음을 바른 명상과 참선 자세를 통해 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기자말]
결가부좌가 최상의 자세이나 불가능하다면 의자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 참선 자세 결가부좌가 최상의 자세이나 불가능하다면 의자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 현안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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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참선 자세는 평평한 바닥에 앉는 결가부좌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여건이 허락하면 가부좌 자세가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바쁜 생활을 하다 보면 그런 시간과 공간을 마련하기 쉽지 않습니다. 평소 명상 기술을 좀 익혀놓았다면 의자나 벤치에 앉아서 짧은 시간 내에 기력을 되찾고, 몸과 마음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습니다. 

보통 오후 2시쯤 되면 기력이 바닥이 나고 몸이 피곤해집니다. 이럴 때 커피나 단 음식에 손을 뻗는 대신 명상을 해보세요. 처음엔 달콤한 간식 대신 다린 아픈 걸 참는 게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꾸준히 단련하면 명상이 기력 회복에 훨씬 더 효과적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함께 참선 수행하던 많은 사람들이 직장의 사무실 의자에 결가부좌로 앉아서 일한다고 합니다. 처음엔 다리가 아파서 집중하기 어렵지만 좀 더 단련되면 이 방법으로 하루 종일 기력이 떨어지지 않고, 정신이 명료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의자를 사용하신다면 꼭 바닥이 발에 닿아야 합니다. 그리고 발아래 단열을 위해 패드나 담요를 깔아주세요. 그래야 찬 바닥으로 발에서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등은 되도록이면 뒤로 기대지 않도록 해서 척추가 곧게 앉으십시오. 필요에 따라 허리 뒤에 쿠션을 놓아도 됩니다. 

명상을 위한 꿀팁!

1. 옷을 편하게 입으세요. 
2. 허리를 곧게 펴서 앉으세요. 허리를 너무 억지로 꼿꼿하게 세우면 몸이 경직될 수 있습니다. 계속 앉다 보면 척추도 자연스럽게 더 펴집니다.  
3. 참선하는 동안 되도록 움직이지 마세요. 코를 긁지 마십시오. 
4. 눈은 감든지 삼분의 일만 뜹니다. 눈을 열고 있다면, 살짝 앞 아래쪽으로 쳐다보고, 시선은 전방 1~2미터 정도에 둡니다.  
5. 가능하다면 벽을 바라보고 앉아서 시각적인 방해물을 줄입니다.
6. 외풍을 피합니다. 
7. 다리는 담요나 타월로 덮어 따뜻하게 합니다. 장기간 명상하실 때 이렇게 하면 관절염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8. 춥게 느껴져도 모자는 쓰지 마십시오. 자연스럽게 따뜻해질 때까지 참으세요. 
9. 상체는 춥더라도 담요로 덮지 않습니다. 대신 여러 겹으로 입는 것이 좋습니다. 살짝 시원하게 앉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따뜻하면 졸릴 수 있습니다. 
10. 혀는 입천장에 붙입니다. 순조로운 기 순환을 위한 연결선이 됩니다. 
11. 침이 고이면 삼킵니다.


위 11가지 팁은 바닥에서 가부좌로 앉을 때도 해당됩니다. 그리고 마음은 항상 단전에 모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것이 모든 참선 또는 명상법의 기본입니다. 

여기까지 몸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그렇다면 마음은 어디에 두어야 할까요? 흔히 명상에 경험이 없는 분들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아야 하나요?"라고 묻습니다. 만약 이미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명상을 배울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명상하는 동안 마음을 한곳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명상 주제'라고 부릅니다. 요즘 명상 주제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이 호흡입니다. 호흡 외에도 여러 가지 명상 주제가 있는데, 그 예로 화두, 염불, 신주 또는 만트라, 이미지(불교에서는 부처님의 이미지를 이용), 기도문 등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참선 교실을 운영할 때, 학생 중 80% 이상 천주교였습니다. 천주교인이라면 '성모 마리아'를 마음속에서 조용히 외워보세요. 불교인이라면 '나무 약사불'을 외워보세요. 비종교적인 방법을 원하신다면 단전에 마음을 모으고 숨을 내쉴 때마다 숫자를 세보세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 1, 그다음 들이쉬고 내쉴 때 2... 이런 식으로 10까지 센 후 다시 10부터 1까지 반복합니다. 

지금까지 바른 자세, 꿀팁, 명상 주제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어떤 방법이든 마음을 단전에 모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전은 배꼽 뒤에 위치하고 있는데, 정확한 위치는 중요치 않습니다. 생각이 꼬리를 이어 계속되면 마음이 산란해집니다. 단전 즉 배꼽 뒤쪽에 마음을 모으는 연습을 해보세요. 그러면 흩어진 마음을 단전으로 집중할 수 있는 힘이 키워집니다. 
 
의자나 벤치에서도 참선할 수 있다.
▲ 명상 자세 의자나 벤치에서도 참선할 수 있다.
ⓒ 현안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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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명상하시다가 의문이나 어려움이 있으신 분은 댓글로 질문을 달아주세요. 제가 경험하고 아는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 기사에 넣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태그:#명상, #15분명상, #참선, #현안스님, #마음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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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위산사에서 영화스님의 제자로 출가했고, 현재 분당 보라선원에서 정진하며 선 명상과 대승불교를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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