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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김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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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말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정의로운 전환은 미국의 노동운동가 토니 마조치가 제안한 개념으로, 독성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공장의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깨끗한 산업으로 전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요구한 게 시작이었다. 노동자, 지역 공동체에 초점을 맞출 뿐만 아니라 그들이 주체가 되어 지속가능한 전환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케이블방송 업계는 인수합병 바람이 휩쓸고 있다. 티브로드와 CJ헬로비전을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각각 인수합병했다. 막강한 자금력과 각종 결합요금제 등으로 무장한 회사와의 경쟁에서 케이블방송은 버텨낼 재간이 없다.

유료방송시장의 주도권은 통신 3사 중심의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로 넘어간 지 오래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대부분 간접고용 노동자인 설치, 수리기사들의 고용과 노동조건 그리고 가입자들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러 케이블방송의 설치, 수리 기사들이 조합원으로 소속되어 있는 희망연대노동조합에 따르면, 인수합병 과정에서 노동자들을 해고하거나 하청업체 노동자에게 계 약해지를 통보하는 일이 여러 번 있었다.

미디어 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은 포화상태에 놓인 통신시장을 뛰어넘어 지역 케이블방송 수백만 가입자를 한 번에 통신재벌로 넘기고, 독점적으로 유·무선 결합상품 등을 강요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을 우려한다.

지역 케이블방송이 갖춰야 할 공공성과 지역주민 편익 보장 계획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 것도 우려하는 대목이다. 산업 재편이 벌어지고 있는 유료방송업계에도 정의로운 전환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다. 인수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고, 정부는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서명용지 수령을 거부하는 KT스카이라이프에 항의하고 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서명용지 수령을 거부하는 KT스카이라이프에 항의하고 있다
ⓒ 김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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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스카이라이프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현대HCN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가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16일 해고 철회와 고용보장, 현대HCN과 KT스카이라이프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지역가입자,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상암동 KT스카이라이프 앞에서 진행됐다.

이날 노동조합은 현대HCN 포항남구서비스센터에서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경북 포항지역 현대HCN 노동자들은 지난 5월 27일 설치·철거 업무 담당자 정규직 전환과 업무비·자재비 회사 지원, 인수에 따른 고용 보장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진행했다. 그다음 날 김아무개 센터장은 파업 집회에 참여한 조합원들을 직접 확인해 다음 날인 5월 28일 전송망·설치·수리·지원 분야 노동자 18명에게 계약 종료를 공지했다.

이에 희망연대노동조합 함께살자 HCN비정규직지부는 인수기업인 KT스카이라이프가 18명 해고라는 초유의 사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며, 지난 8일부터 무기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인수가 확정되기도 전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된다면, 이번 인수합병은 KT스카이라이프만 배불리게 하는 거라고 생각된다"며 "이용자이자 지역 주민으로서 사태 해결을 위한 입장을 직접 전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네 케이블 기사들이 정든 일터에서 쫓겨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이용자들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동종업종 해고 사례를 통해 무수히 확인했다"면서 "현대HCN이 아무것도 못하겠다면 인수하겠다고 나선 KT스카이라이프가 책임져야 한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35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한 현대HCN 직접고용 전환 촉구 서명 용지를 KT스카이라이프 측에 전달할 계획이었으나, 사측은 직접 수령을 거절했다. 이에 희망연대노동조합은 본사 건물 앞에서 항의 행동을 진행하고, 이후 다시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희망연대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현대HCN 동작서비스센터, 관악서비스센터, 서초서비스센터를 순회하며 파업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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