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사자'의 한 장면.

박서준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사자'의 한 장면. ⓒ 콘텐츠K

 
지난 15일 배우 박서준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신작 영화 출연설이 보도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매체는 박서준이 마블로부터 <캡틴 마블> 2편인 <더 마블스> 출연 제안을 받고 촬영 일정을 조율해왔다고 전해왔다. 이에 대해 소속사는 '노코멘트'라며 언급을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할리우드는 출연이 확정되기 전까진 이에 관련한 사항을 기밀로 유지하기 때문에 박서준 소속사 측의 반응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한국 배우의 미국 할리우드 영화 출연은 극히 드물었고 그저 꿈같은 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하나 둘씩 얼굴을 내비치면서 점차 가시화 되었다. 그리고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고 마동석이 마블의 또 다른 화제작 <이터널스>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등 할리우드 행은 이제 스타 배우들의 필수 코스처럼 자리잡게 되었다. 박서준의 마블 출연설을 계기로 최근 20년 사이 여러 배우들이 문을 두드렸던 할리우드 진출 역사를 간략하게 되짚어봤다. 

워쇼스키와 손 잡은 비  
 비가 출연한 영화 '스피드 레이서', '닌자 어쌔신'

비가 출연한 영화 '스피드 레이서', '닌자 어쌔신' ⓒ 워너브러더즈코리아


 
2000년대 가장 먼저 미국 땅에 발을 내딛은 인물은 박중훈이었다. <양들의 침묵>, <필라델피아> 조나단 드미 감독이 연출을 맡고 마크 월버그가 주연을 맡은 2002년작 <찰리의 진실>은 과거 오드리 헵번 주연의 명작 <샤레이드>를 리메이크한 미스터리물로 관심을 모았고 여기서 박중훈은 여주인공 레지나 (텐디 뉴튼 분)의 뒤를 쫓는 의문의 인물 이일상 역을 맡았다. 거장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평단의 혹평, 흥행 참패로 이어지면서 결국 단발성 미국 진출에 그치고 말았다.

한동안 잠잠했던 한국 배우들의 할리우드 작품 참여는 2008~2010년 사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가장 눈 여겨볼 인물은 당시 가수 겸 배우로 왕성히 활동하던 비(정지훈)이었다. 지금은 자매가 된 <매트릭스> 워쇼스키 감독이 연출을 맡은 <스피드 레이서>(2008년)에 조연으로 발탁된 데 이어 역시 워쇼스키가 제작한 <닌자 어쌔신>(2009년)엔 당당히 주연을 맡아 맹활약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애매한 흥행 성적과 군입대 등이 맞물리면서 정지훈 역시 더 이상 할리우드 영화계와 연인을 이어가진 못했다. 이밖에 장동건은 판타지 액션물 <워리어스 웨이>, god의 박준형은 <드래곤볼 에볼루션>에 출연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이병헌-수현-마동석, 블록버스터 대작에 당당히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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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헌이 출연한 영화 '지.아이. 조', '레드 : 더 레전드'

이병헌이 출연한 영화 '지.아이. 조', '레드 : 더 레전드' ⓒ CJ E&M, 롯데엔터테인먼트

 
반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배우도 적지 않았다. 그중 한 명은 바로 이병헌이다. 하스브로의 인기 완구물을 토대로 영화화된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2009)에 당당히 얼굴을 내비치며 가능성을 보인 그는 액션 코미디물 2013년 <레드:더 레전드>에선 주인공 프랭크(브루스 윌리스 분)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된 전직 특수요원으로 나서 화제를 모았다.  

이어 <터미네이터 : 네미시스>(2015), <매그니피센트 7>(2016) 등에서도 맹활약하며 한국 배우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미스컨덕트>(2016) 이후 국내활동에 전념 중인 이병헌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자격을 부여 받아 아카데미상 투표권을 행사하는 인물이 되기도 했다.  

​그의 뒤를 이어 수현, 마동석 등도 속속 할리우드 대작의 중요 배역을 맡으며 눈도장을 받았다. <어벤져스 : 에이즈 오브 울트론>(2015)를 시작으로 <다크 타워 :희망의 탑>(2017),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2018)에 합류한 수현은 한국보다 해외 무대에서 더 친숙한 배우로 자리잡기도 했다. 마동석은 수현에 이어 두 번째로 마블 영화에 입성한 인물로 손꼽힌다. 오는 11월 개봉 예정인 <이터널스>의 주요 캐릭터 길가메시를 맡아 월드스타로 발돋움할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미드로 현지 진출한 배우들  
영화 뿐만 아니라 미국 TV시리즈로 현지 시장에 진출한 배우들도 있다. 미 교포 출신 김윤진이 <로스트>로 좋은 성과를 거둔데 이어 워쇼스키 감독과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주피터 어센딩>로 인연을 맺은 배두나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센스8>를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만들어 냈다. 여기엔 가수 이기찬도 합류해 눈길을 모았다. 한효주 또한 영화 <제이슨 본> 스핀오프물인 미드 <트레드스톤>(2019)으로 현지 시청자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이밖에 다니엘 헤니는 <내 이름은 김삼순>, <봄의 왈츠> 등 한국 TV 드라마 활동을 토대로 본토로 역진출한 특이한 사례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영화 <엑스맨 : 울버린>(2010)과 <라스트 스탠드>(2013)를 시작으로 인기 미드 <크리미널 마인드>(2016~2020) 시리즈의 주요 인물로 나설 만큼의 위치에 올라섰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박서준 이병헌 배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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