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김진욱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김진욱 ⓒ 롯데 자이언츠

 
지난 14일 막을 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의 우승은 강릉고가 차지했다. 황금사자기에서 첫 우승을 거둔 강릉고는 과거 고교야구에서 변방에 가까웠다. 그랬던 강릉고가 최근 몇 년 사이 전국대회 결승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며 신흥 강호로 부상한 것은 올해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신인 투수 김진욱의 고교 2학년 시절부터였다.

2학년 때 최동원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전국구 에이스로 이름을 날린 김진욱은 2차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지명을 받고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팀에서의 기대치도 당연히 컸다. 지난해 7승을 올린 1차지명 출신 서준원이나 베테랑 노경은을 제치고 가장 먼저 5선발 기회를 부여받은 것이 바로 김진욱이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선발투수 김진욱의 프로 적응기는 험난했다. 140km 후반대의 속구를 구사하며 번뜩이는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이었지만, 고교야구와 사뭇 다른 스트라이크 존과 프로 타자들의 선구안과 장타력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잘 버텨내다가도 일거에 무너지는 모습도 많았다. 매경기 5실점 이상을 허용한 김진욱은 선발 로테이션에서 버티지 못하고 낙마하고 말았다.

그랬던 김진욱이 서튼 감독 부임 이후에는 불펜 투수로 1군에 복귀했다. 6월 5일 kt와의 경기에서 선발투수 노경은에 이어 불펜으로 등판해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데 이어, 지난 13일 KIA와의 경기에서는 6회에 등판해 역시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김진욱 등판 이후 집중력을 발휘해 경기를 뒤집은 롯데 타선의 활약덕분에 프로 데뷔 첫 승이라는 값진 수확을 얻기도 했다.

서튼 감독은 선발로 부진했던 김진욱을 향후 불펜투수로 기용할 것을 시사했다. 특히, 선발이 무너지고 등판하는 개념의 롱릴리프가 아니라 선발이 5,6이닝을 버티고 난 이후, 셋업맨이 등판하기 전 좌타자들을 처리하는 역할로 등판시킬 것을 예고했다. 추격조나 롱릴리프가 아닌 좌완 필승조 역할을 부여받은 셈이다.

※ 롯데 신인 김진욱의 2021시즌 주요 기록
 
 롯데 김진욱의 2021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롯데 김진욱의 2021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바뀐 역할이 김진욱의 부담을 덜어준 것일까? 선발 등판 당시만 해도 제구 난조가 심각했던 김진욱은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처음으로 6회 이후 불펜으로 등판해 데뷔 첫 승을 챙긴 KIA전에서는 사사구를 하나도 내주지 않는 깔끔한 제구력을 선보였다. 구위는 위력적이나 제구가 불안해 공략당하는 모습을 보이던 이전 등판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15일 한화전에서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김진욱은 불펜 변신 후 3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고 있다. 
 
김진욱이 불펜 안착에 성공한다면 롯데 입장에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재 롯데 필승조는 김대우, 구승민, 김원중 등 비슷한 스타일의 우완 정통파 투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승부처에서 좌타자를 상대할 확실한 좌투수 카드가 부족하기 때문에, 치열한 접전에서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잦았다. 김진욱이 데뷔 첫 승을 거둔 KIA전 같은 투구를 이어간다면 롯데 불펜 운용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불펜 투수 변신 후 첫 승을 거둔 김진욱

불펜 투수 변신 후 첫 승을 거둔 김진욱 ⓒ 롯데 자이언츠

 
프로 입단 당시만 해도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라는 평가를 받던 김진욱은 정규 시즌 개막 후 주춤한 모습을 보이며 프로의 벽을 실감했다. 하지만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며 절치부심한 김진욱은 명성에 걸맞은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새롭게 필승조에 합류한 김진욱이 롯데의 반등에 힘을 보태며 이의리(KIA)-오원석(SSG)-이승현(삼성) 등이 한발 앞서가고 있는 신인왕 경쟁에 다시금 불을 붙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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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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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대학생 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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