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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박원석 대선준비단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대 대선 준비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여영국 대표.
 정의당 박원석 대선준비단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대 대선 준비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여영국 대표.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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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정의당은 정당 가운데 가장 먼저 대선준비단을 띄우며 2022년 3월 9일(차기 대선일)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한 달을 넘긴 6월 14일에는 대선준비단 첫 공개회의를 열어 정의당이 무엇을 고민하고, 어디로 나아가려는지 밝혔다. 목적지는 '반기득권 정치동맹'이다.

이후 정의당이 비공개 회의에서 당명 개정까지 검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대선준비단장을 맡은 박원석 사무총장은 15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아직 아이디어 차원"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당 밖 정치세력과 국민참여경선 등으로 연대했을 때 실제 선거를 어떻게 치러야 할지, 나아가 정의당만의 공간을 확보하려면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 등 깊은 고민이 깔려 있었다.

"정의당 넘어 가치연대로 2022년 대선 치를 것"

- 내년 대선 앞두고 당명 개정을 검토한다고 들었다. 2016년에도 한 번 논의가 나왔다가 '정의당'이란 이름이 유지됐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약간 실용적인 검토다. 당을 넘어 가치연대로 대선을 치르자는 전략적 구상을 하고 있다. 그러려면 당 밖에 있는, 파트너가 될 만한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의당이) 정의당의 기득권을 고집하면 안 되지 않는가. 그중 가장 상징적인 게 무엇일까. 제가 보기엔 당명이다. 또 단일리그로 경선을 한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제일 좋은 건 그들의(정의당 밖 파트너들) 입당이다. 하지만 그게 쉽겠나."

- 다른 방법은 없는가.

"이럴 때 만날 '가설정당' 이야기가 나오는데, 굉장히 번거롭다. 그리로 다 당적을 옮겨야 한다. 또 그러면 대선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2011년 박원순-박영선 단일화처럼 선거인단을 모집하는 방법도 있다. 이때도 정의당 내부 반발이 있을 수 있다. 게다가 정의당 당원이 아닌 단일후보가 정해졌는데 입당하지 않으면, 국고보조금도 못 받고 TV토론도 출연할 수 없다. 이런저런 경우의 수를 살펴봤을 때 가치연대 플랫폼에 가장 근접하게 일시적으로 당명을 바꾸면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아직은 아이디어 차원이다."

- 그래도 당명을 바꾼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은데. 당원들이 반발할 수 있지 않을까.

"선거를 앞두고 하는 당명 개정이 바람직하진 않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당내에 있다. 여러 가지 사건도 있었고, 정의당의 부정적 이미지도 늘었고... 현재 이름이 오래 쓴 당명이라 그 자체가 갖는 소중함은 있다. 하지만 우리가 대선에서 폭넓은 반기득권 가치연대를 추구한다고 했을 때 그걸 함께 할 파트너들을 고려하는 일도 필요하다. 선거의 기술적 측면을 떠나서라도."

"민주당-국민의힘 적대적 공생... 새 정치체제 열자"
 
 녹색당 김예원 공동대표(왼쪽부터), 기본소득당 신지혜 서울시장 후보, 정의당 여영국 대표, 미래당 오태양 서울시장 후보, 진보당 송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2일 국회에서 4.7재보선 반기득권 공동 정치선언을 한 뒤 손을 잡고 있다.
 녹색당 김예원 공동대표(왼쪽부터), 기본소득당 신지혜 서울시장 후보, 정의당 여영국 대표, 미래당 오태양 서울시장 후보, 진보당 송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4월 2일 국회에서 4.7재보선 반기득권 공동 정치선언을 한 뒤 손을 잡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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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득권 연대'는 너무 포괄적인 느낌이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보면 승자독식의 양당 정치가 구조화했고, 또 어떻게 보면 진보-보수가 너무 모호해지지 않았나. 오히려 국민의힘 내부에서 더 혁신이 일어나고 민주당이 기득권에 집착하는 듯한 모습도 보이고. 별다른 정책적 차별성은 없으면서 적대적 공생을 하고 있다.

그에 비해 다수 국민 삶의 문제는 정치권 주요 의제에서 제외돼있으니까... 양당 기득권 정치를 제외한 모든 세력이 (연대) 대상이다. 또 (연대하는) '가치'가 있다. 기후위기, 차별, 불평등 해소라는 중심 과제들에 동의하고 양당 정치를 넘어 다원주의적인, 새로운 정치체제를 열자는 방향에 동의하는 세력들과 함께하려고 한다."

- 기후위기, 차별, 불평등 해소는 시대적 가치이기도 하지 않은가. 진보진영만의 의제라는 게 아직 잘 안 보이고, 당명 개정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 어찌 보면 정의당의 대선 준비가 그만큼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대선 의제는 갈수록 집약되면서 쟁점이 만들어진다. 대표적으로 공정이 하나의 쟁점이자 화두가 되지 않겠나. 거기엔 이준석식 공정, 즉 기회의 평등을 소거한 채 경쟁과 능력을 앞세운 공정론이 하나 있다. 또 기회의 평등에 기초해서 부모나 집안 배경 없이, 자산 소득에 관계없이, 태어나면 누구나 이 사회에서 기본적 출발선을 갖게 해주는 정의당식 공정이 있다. 청년기초자산제가 바로 그것이다. 그에 반해 민주당은 이도 저도 아니다. 조국 사태가 불공정의 대명사 중 하나인데, 여전히 '조국의 시간' 아닌가. 여기서부터 도출되는 정책 경쟁이 있을 수밖에 없다.

또 코로나 양극화가 커지고 있다. 백신이 어느 정도 보급되면 경제도 회복국면으로 들어갈 텐데 이게 K자 곡선으로 가면서 양극화가 심해지느냐, 아니면 지금의 불평등을 좀 더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느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코로나 이후 고용과 소득보장체계를 어떻게 만들까'란 문제다. 정의당은 그 핵심 의제를 국가일자리보장제로 보고 있다. 

단순히 현 정부에서 했던, 일시적으로 공공근로를 늘리는 정책이 아니라 돌봄 같은 사회 운영에 꼭 필요한 영역이 있지 않은가. 거기엔 사람을 돌보는 것뿐 아니라 자연 돌봄도 있다. 그런 것을 정부나 지자체가 일자리로 만들어서 누구나 일을 원하는 사람은 일할 수 있고, 생활임금 수준의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려고 한다. 나중에 민간 일자리로 나가겠다고 하면 언제든지 나갈 수도 있고, 민간 일자리를 잃으면 다시 들어올 수도 있고. 일자리와 그것을 통한 소득이 주는 효용감이 클까, 월 8만 원짜리 기본소득이 주는 효용감이 클까? 저는 논쟁해볼 수 있는 주제라고 본다."

"이준석 현상이 보여준 '공간', 어떻게 들어갈지 관건"
 
 정의당 박원석 대선준비단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대 대선 준비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여영국 대표.
 정의당 박원석 대선준비단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대 대선 준비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여영국 대표.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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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은 다르지만, 민주당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취직사회책임제'를 말하고 있다. 정의당만의 대표상품이라고 하기엔 자꾸 민주당과 겹치는 것 아닌가.

"세상에 그런 것(완전히 독창적인)은 별로 없다. 하지만 예를 들어 차별금지법이 있다. 민주당은 전혀 안 하려고 한다. 생태·에너지분야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은 가짜다. 탄소 배출 감축 목표마저 달성 가능성이 떨어진다. 그런 차별성이 분명히 있을 수 있다.

또 저는 정책적 차별성이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쪽 스피커가 크고, 세상은 양쪽을 향해 서 있다. 다른 공간이 없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번에 이준석 현상을 보면, (국민 속에) 기성정치에 대한 불만이 굉장히 많다. 무당층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정의당이 그 공간에, 양당 정치 바깥에 있는 주체들과 어떻게 들어갈 것이냐가 관건이다."

- 인물 문제도 있다. 여영국 대표도 14일 대선준비단 회의에서 '아직 후보가 없다'고 고백했는데.

"정책보다 중요한 것은 이슈이고, 이슈를 이끌며 시대정신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인물이다. 사실 정의당 내에 인물이 많지는 않다. 저는 정의당의 비전과 양당정치를 넘어서 다원주의적인 시대에, 전환기에 맞는 과제를 제시하고 실현할 수 있는 정치를 만들어낼 비전을 상징하는 인물이 있어야 대선판에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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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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