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과 김광현이 연패탈출을 위해 열흘 만에 다시 동반등판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오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버팔로의 세일런필드에서 열리는 2021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 역시 같은 날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예고됐다. 류현진과 김광현의 올 시즌 두 번째 동반 등판이다.

두 선수는 지난 5일에도 각각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선발 등판했지만 류현진이 5.2이닝7피안타7실점(6자책), 김광현이 3이닝2피안타3실점을 기록하며 나란히 패전 투수가 된 바 있다(게다가 김광현은 이 경기에서 허리통증을 호소하며 자진강판 후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 과연 '코리안 좌완 듀오'는 지난 동반패배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야구팬들에게 동반승리를 선물할 수 있을까.

부상자 속출하는 토론토 마운드 지켜라

류현진은 작년 5번의 세일런필드 등판에서 30이닝9실점7자책으로 2승 평균자책점2.10으로 상당히 좋은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류현진은 지난 5일 세일런필드에서의 시즌 첫 등판에서 휴스턴을 상대로 5.2이닝 동안 홈런 2방을 맞으며 7피안타3볼넷7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물론 휴스턴 타자들의 노림수도 뛰어났고 바람의 영향도 있었지만 한 경기에 볼넷3개를 허용하는 것은 류현진의 정상적인 투구내용과는 거리가 있었다.

1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6이닝3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류현진은 타선의 침묵과 수비진의 잔실수로 토론토 이적 후 첫 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연패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16일 안방으로 돌아와 양키스를 상대로 연패탈출과 시즌 6승에 다시 도전한다. 류현진은 양키스전에서 통산 6번 등판해 2승2패4.46의 평범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토론토 이적 후 양키스전 성적은 2승2.63(24이닝7자책)으로 크게 좋아진다.

양키스는 전통적으로 짜임새 있는 스몰볼보다는 많은 홈런과 장타에 의존하는 '빅볼'을 추구하는 구단이다. 올 시즌에도 15홈런의 애런 저지, 12홈런의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비롯해 한 방 능력을 갖춘 타자들이 즐비하다. 라인업에 포함될 모든 선수가 홈런을 칠 수 있지만 류현진으로서는 올 시즌 개막전을 포함해 류현진을 상대로 통산 2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는 포수 게리 산체스를 더욱 경계할 필요가 있다.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칠 양키스의 선발투수는 좌완 조단 몽고메리. 빅리그 5년 차의 몽고메리는 루키 시즌이던 2017년 9승을 따내며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최근 3년 동안 4승을 추가하는데 그치며 부진했다. 하지만 몽고메리는 올해 12경기에 등판해 3승1패3.99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코리 클루버 부상 이탈 후 개릿 콜에 이어 양키스의 실질적인 2선발 역할을 하고 있다.

토론토는 연일 장타쇼를 펼치며 일찌감치 아메리칸리그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맹활약에 힘입어 동부지구 3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선발 투수 스티븐 마츠가 코로나19 이슈로 부상자명단에 오르며 선발진에 다시 구멍이 뚫렸다. 구단이 선발 보강에 나선 것과 별개로 류현진은 에이스로서 듬직하게 선발진을 이끌어야 한다. 연패탈출과 함께 류현진의 시즌 6승이 반드시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다.

11일 만의 복귀전, 4연패 탈출로 웃을까

지난 5일 신시내티를 상대로 홈런 2방을 맞으며 3이닝3실점을 기록하던 김광현은 4회를 앞두고 연습투구를 하던 중 허리에 이상을 느끼고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결국 김광현은 그 경기에서 패전투수가 됐고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4연패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스런 부분은 김광현의 통증이 스프링캠프 당시 만큼 심각하지 않아 열흘 만에 빠른 복귀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김광현에게 있어 또 하나의 행운은 복귀전 상대가 상대적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마이애미라는 점이다. 1993년에 창단한 마이애미는 깜짝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1997년과 2003년, 그리고 팀 당 60경기의 미니시즌으로 치러지면서 변수가 많았던 작년 시즌까지 단 3번 밖에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한 전통적인 약 팀이다. 마이애미는 올해도 이렇다 할 전력보강을 하지 못하면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마이애미는 작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던 강호 시카고 컵스를 꺾었던 도깨비 팀이다. 최근 10경기에서 1승9패로 침체에 빠지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4위까지 떨어진 세인트루이스가 결코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 올 시즌 9경기에서 5개의 피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김광현으로서는 헤수스 아길라와 애덤 듀발의 장타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약체에 가까운 마이애미와의 승부가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라고 예상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김광현과 맞대결을 펼칠 마이애미의 선발투수가 바로 올 시즌 마이애미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트레버 로저스이기 때문이다. 작년 빅리그에 데뷔해 7경기에서 단 1승을 올리는데 그쳤던 만23세의 젊은 투수 로저스는 올 시즌 13경기에 등판해 7승3패2.02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등부상을 당한 후 시즌을 늦게 출발했던 김광현이 빅리그 복귀 후 가장 고생했던 부분은 작년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았던 속구 구속이었다. 이번 부상 복귀전에서도 김광현의 빠른 공이 시속 145km를 밑돈다면 마이애미 타선에게 상당히 고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연 김광현은 부상을 털어 버리고 부진에 빠진 세인트루이스를 구하며 지긋지긋한 4연패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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