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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상경투쟁을 선언한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 노동자들이 14일 부산우정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분류작업을 택배 회사가 책임지고 시행하라는 글귀를 등에 단 택배 노동자.
 15일 상경투쟁을 선언한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 노동자들이 14일 부산우정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분류작업을 택배 회사가 책임지고 시행하라는 글귀를 등에 단 택배 노동자.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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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택배 노동자들은 침울한 표정이었다. 하루 전 롯데택배 40대 노동자 1명이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의 말을 종합하면 이 노동자는 주 평균 93시간~80시간 초장시간 노동을 해왔다. 주 6일 월 6천 개, 하루 250여 개 배송도 모자라 분류작업까지 직접 맡아야 했다는 것이 대책위 주장이다. 롯데택배 측은 "사회적 합의를 지키고 있고, 심야작업이 거의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동료 노동자들은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약속 불이행에 대한 정당한 싸움"

서울 상경투쟁을 하루 앞둔 14일, 부산지방우정청 앞에서 권용성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장을 만났다. 그는 택배 노동자가 또다시 쓰러진 사실에 분통을 터트렸다. 권 지부장은 이날 결의대회에 앞서 <오마이뉴스>에 "이번에 상황을 바꾸지 않으면 택배는 과로사의 대명사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합의 준수'를 말하는 택배 사측의 설명과 그의 반응은 판이했다. 권 지부장은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과로사 방지를 위한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엿새째 이어지는 이번 파업이 택배회사의 약속 불이행에 대한 정당한 싸움이라고 밝혔다. 

작년 한 해만 16명의 택배 노동자들이 쓰러져 숨지는 등 택배 과로사는 사회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논란 끝에 올해 초 과로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장시간 노동과 분류작업 등을 개선하기 위한 노사정 1차 합의문이 마련됐다. 택배기사를 분류작업에서 제외하고, 사측이 전담인력 등을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택배 노동자의 최대 작업 시간도 60시간으로, 심야 배송은 제한하기로 했다.
 
15일 상경투쟁을 선언한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 노동자들이 14일 부산우정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권용성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장이 대열 가장 가운데 서 있다.
 15일 상경투쟁을 선언한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 노동자들이 14일 부산우정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권용성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장이 대열 가장 가운데 서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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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과로사 대책위는 "올해도 5명이 숨지는 등 현장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런 지적에 지난 8일 노사정이 참여하는 사회적합의기구 회의가 열렸지만, 2차 합의안은 나오지 않았다. 택배사대리점연합회는 불참을 선언했고, 택배회사는 분류인력 관련 합의의 1년유예를 요구했다.

결국 회의가 결렬로 끝나면서 택배노조는 다음 날 바로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조합원 5823명 가운데 5310명(92.4%)이 쟁의행위 찬성에 표를 던졌다고 발표했다. 15일 열리는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를 앞두고 14일에는 우체국택배 노동자들이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 농성에 들어갔고, 택배조합원 6500여 명은 1박2일 동안 상경투쟁에 들어갔다.

권 지부장도 "물량을 줄이되 줄인 만큼 수수료 보전을 해줘야 한다. 그런데 축소와 구역 조정만 있는 상황"이라며 "살인적인 노동을 해결하자고 합의를 해놓고 정당한 비용을 지급하지 않으려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집회를 연 이유에 대해서도 "국가 공공기관마저 사회적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고, 분류 비용까지 이미 지급해 왔다고 말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기회에 반드시 과로사를 막아야 한다"던 그는 택배 파업 장기화에 미안함을 표시했다. "불편이 있지만 택배 과로사 문제를 이해하시고, 배려를 해주셔서 고맙고 죄송합니다. 그러나 지지와 응원을 보내 주십시오." 권 지부장의 간곡한 당부였다. 그는 더는 동료의 죽음을 마주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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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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