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6.18 09:19최종 업데이트 21.06.1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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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이 우리 곁을 떠난지도 어언 3년이 흘렀다. 그의 3주기에 즈음하여 노회찬 재단은 오마이뉴스와 함께 공동기획으로, 4월 16일부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우리시대 '6411투명인간'과 '약자들의 벗 노회찬'의 정치실천: 기록으로 기억하다] 기록 연재를 시작한다.[편집자말]
(*지난 기사 [6411 투명인간과 약자들의 벗 노회찬] 중소자영업자와 노회찬 ③에서 이어집니다.)
 

2013년 1월 17일 노회찬이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가 수여하는 '초정대상' 수상자로 뽑혀 '최우수 국회의원상'을 받는 모습. ⓒ 노회찬재단

 
소상공인단체 선정 '최우수 국회의원상' 수상

"귀 의원께서는 평소 소상공인의 권익보호와 발전을 위해 노력해와으며, 700만 소상공인의 엄정한 심사결과 최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되었으므로 이에 초정대상을 수여합니다."


2013년 1월 17일 노회찬(진보정의당 19대 국회의원, 정무위)은 700만 소상공인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변하고자 가장 노력한 국회의원에게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가 수여하는 '초정대상' 수상자로 뽑혀 '최우수 국회의원상'을 수상했다. 초정대상은 조선 실학자 초정(楚亭) 박제가 선생의 상공업 부흥 정신을 되살리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노회찬은 중소상인의 권익보호를 위해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책정의 공정성 보장법안과 대기업 횡포에 맞서기 위한 손해배상법안을 발의하는 등의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친 바 있다. 또한 2012년  국정감사에서는 대기업들이 판매점과 대리점에 판매목표를 강제하는 불공정거래 실태를 폭로하고 이에 대한 공정위의 철저한 관리감독을 요구해 많은 소상공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특히, 노회찬은 국내 굴지의 통신사 사장을 국감 증인으로 출석시켜 일선 판매점에 특정요금제를 강요해온 관행에 대해 집중 추궁하기도 했다. 노회찬은 국정감사 시기 외에도 중소상인들이 겪는 가맹점 불공정 문제,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탈 문제에 관한 간담회를 수시로 진행하는 등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온 바 있다(정의당 원내브리핑 보도자료, 2013.1.17.).

노회찬(정의당 20대 국회 원내대표)은 수상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중소상공인들이 겪는 많은 어려움과 문제점들이 아직 온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상을 받게 돼 기쁘기보단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중소상공인의 문제 해결을 위해 더욱 노력해달라는 주문으로 여기겠다."
 

2017년 8월 23일 소상공인연합회가 노회찬에게 감사패를 수여할 당시 모습. ⓒ 노회찬재단

 
2017년 8월 23일 소상공인연합회는 노회찬에게 감사패를 증정했다. 감사패에는 "귀하께서는 생존절벽에 내몰리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이번 중기부(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실 승격과 관련해서, 정책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전국 소상공인 지위 향상을 위해 애써주셨기에 700만 소상공인들이 그 노고에 대해 감사의 뜻을 담아 이 감사패를 드립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2018년 4월 10일 국회를 방문한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과 최전남 부회장의 제안에 대해 노회찬은 "전적으로 당론으로 밀고 민주평화당도 설득하겠다. 저희도 '떼써서' 관철시키는 법이 하나라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연합뉴스, 2018.4.10.).
 

2018년 4월 10일 노회찬 의원이 국회를 방문한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과 최전남 부회장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 노회찬재단

 
최전남: "'민주주의의 미덕은 가진 자의 겸손'이라고 하는데 소상공인연합회 회장과 함께 동반성장위원회 회의에 참석해보면 대기업이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것 같다. 법제화를 통해 이를 제어하는 것밖에 없지 않겠느냐."

박성택: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제정,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과 관련해 정의당이 앞장서 달라. 4월 임시국회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정미 대표께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를 맡으셨으니 잘 좀 부탁드린다.

노회찬: "정의당은 중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중소기업이 잘 돼야 국민이 잘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저임금 제도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중소기업이 먹고 살 수 있는 환경 자체를 만들어줘야 한다. 대기업의 단가 후려치기 같은 악습을 그대로 둔 채 중소기업한테 다 책임지라고 해서는 안 된다." 


노회찬이 떠난 뒤, '중소 자영업자들에게 듣는다'
: "정말 사람들을 위해서 일하는, 진짜 좋은 사람"

 

2019년 10월 29일 노회찬재단이 연 '제5회 노회찬포럼 - 중소 자영업자들에게 듣는다' 홍보물. ⓒ 노회찬재단

 
2019년 10월 29일 노회찬재단(이사장 조돈문)은 '중소 자영업자들에게 듣는다'를 주제로 제5회 '노회찬포럼'을 개최했다. 발표는 이동주(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부회장), 방기홍(한상총련 상임회장), 이기정(전국청년상인회 추진모임)이 맡았고, 지정토론은 이종석(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기획협력팀장), 안진걸(민생경제연구소 소장), 위평량(서울시 소상공인 정책연구센터 센터장)이 맡았다. 참석자들은 특히 최저임금 인상 그 자체가 소상공 자영업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방기홍: "자영업이 왜 어려운가? 독과점의 문제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데, 우리나라 인구규모에서 적정한 대형마트 수는 약 250개정도인데 현재 520개에 이르고 있다.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효과가 없는 이유도 독과점 때문이다.

저희 단체는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지지했던 자영업 단체이다. 우리가 그렇게 했던 이유는 자영업의 어려움이 최저임금 인상에 있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노동자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가 증가하는 게 당연하지만, 그 소비는 대부분 대기업 유통업체, 가맹점, 유통점에서 소비된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 소득이 늘어나도 소득주도성장 효과는 대기업에게 돌아가고, 경제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안진걸: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신용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정책의 성과가 크다. 정부정책을 높이 평가한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서 아쉬운 것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그것을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예견된 것이었는데 이 중소 자영업자들을 위한 경제민주화 등 조치를 미리 해놓지 않은 것이었다. 그리고 중소 자영업자들을 위한 경제민주화운동을 같이 하자고 양대 노총에도 제안했는데 잘 되지 않은 점도 뼈아프다. ... 결국 어려운 점은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장사 잘되게 해달라는 것이다."

이종석: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세제개혁 방향 아이디어로 우선, 자영업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거나 갑질을 중소자영업자에게 할 경우 세제상 제제를 가하는 패널티 부과제도 도입을 생각해볼 수 있다. 두 번째, 자영업 진출자를 다른 직업군이나 사회안전망 안으로 이전시키는 방안과 함께 중소기업 취업자에 대한 세제혜택과 마찬가지로 자영업자들 중 기업에 취업하는 경우에도 세제혜택 방안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소비자들이 자영업자들을 위한 소비를 많이 할 수 있도록 하는 세제지원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10월 29일 노회찬재단이 연 '제5회 노회찬포럼 - 중소 자영업자들에게 듣는다' 중 방기홍 한상총련 상임회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 노회찬재단

 
한편 방기홍(한상총련 상임회장)은 발표에 앞서 노회찬에 대한 기억을 전했다.

"제가 문구점을 운영하고 있다. 10여 년 전에 문구점을 살리기 위해서 단체를 만들었고, 아무도 우리 단체를 봐주지 않을 때 노회찬 의원님이 창립총회에 오셔서 격려말씀 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노회찬이 자리를 같이 했다면 웃음으로 반겼을 것이다. 그리고 중소 자영업자들의 현실에 대해 함께 아파하면서, 사회연대의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하려는 시도에 대해 응원과 지지의 큰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2018년 7월 23일 노회찬이 황망하게 떠나자 그의 떠남을 애도하는 많은 글들과 이야기들이 올라왔다. 7월 27일 그가 마석 모란공원에 영면하던 날도, 그리고 1년이 지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자영업을 하는 한 분이 올린 추모 글과, 1주기 때 지역구인 창원 상남시장 상인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오늘의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조승수 후보가 울산북구) 선거에서 이겨서 의원이 되셨을 때 뒤풀이 장소에서 찍힌 빗자루를 들고 기타를 치는 사진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저 사람은 진짜 좋은 사람이구나. 좋은 사람이고 정말 사람들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이다.'" - 자영업 배종민(2018.7.27.)

"장날마다 와요. 그 분이 시간을 내갖고. 거짓말할 줄 모르고 그러니까 그게 너무 억울해서 세상을 버린 것 같아. 그런 사람이 필요하지." - 상남시장 상인 김봉석(2019.7.23.)

"(아직도 그를 기다리죠...) 너무 땀을 뻘뻘 흘리고 다니시니까, 보좌관 없이... 아휴 시원한 냉커피 드리고 싶은데 아쉽죠." - 상남시장 상인 장마리아(2019.7.23.)

기록 연재 | 조현연 노회찬재단 특임이사


(* 다음 기사 '도시빈민과 노회찬'은 6월 22일, 25일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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