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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날씨다. 지난 몇 달 간 강수량이 평년의 2, 3배에 이르고 최근 들어 벌써 8월 초순의 고온이 이어지고 있다. 이 시각에도 심각한 '기후위기'는 어김없이 우리 곁에 바짝 옥죄어 오고 있다.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이 정부의 기후위기 극복 실천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길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발벗고 나서서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정부 정책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그러나 정부의 환경정책은 환경전문가들에게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환경단체 시민환경연구소가 매년 학계·시민사회 전문가 1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환경정책 발전에 대한 기여도에서 정부는 5점 만점에 2.76점에 지나지 않았다.

대한민국 정부는 일찍이 2009년에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 30% 감축을 선언했지만 배출량은 오히려 매년 증가하면서 실패했고 결국 폐기되고 말았다. 그러고도 이에 대해 책임을 지는 부처나 책임자가 전혀 없었다. 이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며 자랑하고 지금도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책임 있는 국가로서 해서는 결코 안 될 수치스러운 일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석탄발전소는 기후위기를 초래하는 주범 중의 하나다. 하지만 현재 7기의 석탄발전소가 여전히 건설 중이다. 말로만 '하는 척' 해서는 안 된다. 기후위기 극복 그리고 탄소중립의 실천은 바로 지금 짓고 있는 석탄발전소의 건설 중단부터 시작되어야 그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는다.

우리 국회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깨닫는 날이 오기는 할까?

효과적인 기후위기 극복을 대응하기 위해서는 결국 국회에서 <기후위기 대응법>이 제정되어야 한다. 현재 국회에는 적지 않은 기후 관련 법안이 발의되어 있다. 하지만 그 법안들은 발의만 되었을 뿐 거의 논의조차 부재한 상황이다. 항상 눈앞의 선거에만 골몰하고 입에 발린 말만 앞세우는 국회의 전형은 여기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반드시 해야 할 <기후위기 대응법>은 제정하지 않으면서, 환경파괴와 기후위기를 초래할 <가덕도신공항법> 같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여야가 손을 맞잡고 반드시 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 국회는 앞에서 언급한 환경 전문가 조사의 환경정책 발전에 대한 기여도에서 매년 꼴찌를 차지하고 있다. '불신 국회'의 현 주소이다. 과연 우리 국회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스스로 깨닫는 날이 오기는 할까? 암담한 현실이다.

태그:#기후위기, #국회, #석탄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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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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