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구리시 보건소에서 나온 자원봉사 의료진이 9일 오후 경기도 구리시립노인전문요양원에서 생활 중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2차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구리시 보건소에서 나온 자원봉사 의료진이 9일 오후 경기도 구리시립노인전문요양원에서 생활 중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2차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많은 국민이 하루 빨리 마스크 벗는 날을 고대한다. 하지만 그 기간을 누구보다 위태롭게 버텨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발달장애인들이다. 

발달장애인은 장애특성상 마스크 착용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장시간 쓰고 있기 힘들다. 그래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면서도 발달장애인은 위반시 과태료 부과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백신 접종 계획을 짤 때는 고령층과 의료종사자 등 고위험군을 먼저 접종하고, 장애인 백신접종은 2분기부터 진행하기로 정했다.

이때도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사람은 장애인 관련 시설 입소자와 종사자뿐이다. 또 정부지원 시설이어야만 접종이 가능하다. 게다가 방역당국이 안전성을 이유로 만 30세 미만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하면서, 성인 발달장애인의 순번은 한 번 더 뒤로 밀렸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페이스북글에서 "발달장애인에게 코로나 백신 우선접종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며 "전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발달장애인 백신 우선접종 요청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취약한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해 "모든 발달장애인을 우선접종 대상자로 지정, 즉각적인 백신접종이 시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번주 초부터 계속 보건당국과 질병관리청에 얘기하고 있다"며 "정부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사각지대에 놓인 발달장애인부터 백신을 접종해야 전체 방역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발달장애인은 코로나 사각지대... 제일 시급, 방역 위해서도 접종 필요"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 발달장애인 우선접종 요청서를 보낸 계기가 있나.

"사실 제가 발달장애인 문제는 국회의원이 되면 정말 바꿔보고 싶은 의지가 강했다(김영호 의원은 그동안 특수학교 설립 의무화법, 장애인 및 발달장애인 공익광고 의무화법 등을 꾸준히 발의해왔다 – 기자 주)."

- 특별한 사연이 있는지 궁금하다.

"제 친한 친구가 발달장애인의 아빠인데, 발달장애인의 경우 가족들이 너무 힘들어하더라. 또 발달장애인은 특히 (대부분) 본인들이 주체가 못되고 부모들이 대신 활동을 하기 때문에 다른 장애인단체보다 목소리가 작다. 

인식 개선마저 너무 안 돼서 국민들이 잘 모른다. 발달장애인은 겉으로는 비장애인과 구분이 잘 되지 않다보니 코로나19 전에도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때 어려움을 겪었다. (행동이 잘 통제되지 않아서) 성희롱 문제로 불거진 적도 있고... 사각지대가 많다. 마스크 (착용) 역시 통제가 되기 어려우니까, 정부에서도 과태료를 면제해줬다."

- 왜 발달장애에 관한 인식 개선이 어려울까.

"한 10년 정도는 계속 캠페인을 해줘야 바뀌는데, 너무나 인색하다. 제가 진짜 미친듯이 노력해서 발달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공익광고를 성사시켰다. 딱 한 번. 보통 실감을 잘 못하지만, 발달장애인들은 비행기도 타기 어렵다. 기내에서 막 소리 지르고, 통제가 안 되니까 다른 승객들이 공포감을 느낀다는 이유로 거부당한다. 비슷한 까닭으로 극장도 잘 가지 못한다."

- 마스크를 안 쓰면 코로나 감염 위험도 높아지는 셈인데.

"맞다. 실제로 발달장애인들은 중증장애인들과 달리 활동량이 많아서 (감염)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된다. 그래서 제가 보건당국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 공문은 어제(10일) 보냈지만, 이번주 초부터 계속 보건당국과 질병관리청에 얘기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먼저 백신 접종을 하자고."

- 백신 물량 확보나 대상자 확인에 어려움은 없을까.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2020년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등록장애인 중 자폐성 장애인은 1557명, 지적장애인은 4649명이다. 정부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 보건당국은 일단 장애 분류 안하고 연령별로 접종하니까 기다려달라는데, 발달장애인은 미성년자도 많고 20대, 30대도 많다. 시설에 있으면 (2분기 접종계획대로) 장애인도 백신을 맞지만 시설에 들어가지 않은 사람들은 아니다. 그들이 제일 시급한 접종대상자다. 방역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 빨리 결론이 나야할 텐데.

"제가 볼 때는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정부에서도 굉장히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들었다."

태그:#코로나19, #백신, #김영호, #발달장애, #민주당
댓글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