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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봉사활동에 대한 관심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최소한의 봉사활동을 실천하는 정도였다. 예를 들면 아이의 대학 진학을 위해 꼭 필요한 봉사 점수를 따려고 아이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정도였다. 그런 나에게 올해 들어 남다른 봉사활동을 할 기회가 생겼다. 왠지 모르게 처음부터 참여하겠다는 말을 했다.

이번 봉사활동은 수필사를 하는 모임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학창 시절 한 번쯤은 시에 대한 열정을 갖거나 좋은 글을 필사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 실린 김소월의 '진달래꽃', 김춘수의 '꽃', 유치환의 '행복'이라는 시를 읽으며 감수성을 키우고 마음을 가득 채워주는 시어에 감동받아 필사를 해서 때때로 꺼내어 읽어보곤 했었다.

그런 나에게 21일간 필사를 해보자는 제안은 딱히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았다. 오랜만에 시를 찾아보고 매일 하나의 시를 필사하면서 함께 하는 사람들이 올려준 것을 합해서 매일 8편의 시를 읽었다. 생각보다 행복한 일이었고, 아주 빨리 지나갔다. 마음속에 끝난다는 아쉬움이 컸던 것인지 마지막 일정이 다가올 무렵이 되어 이제 정말 끝나는 거냐는 질문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됐다.
 
시화 엽서 나눔 예쁜 글을 고르고 엽서에 시와 그림을 그려봅니다.
▲ 시화 엽서 나눔 예쁜 글을 고르고 엽서에 시와 그림을 그려봅니다.
ⓒ 김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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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시작으로 봉사활동을 해보겠다는 말을 들었다. 처음엔 어떻게 한다는 건지 몰라서 우선은 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된 시화 나눔 엽서 봉사활동은 빠르게 추진되었다. 활동 내용을 정리한 봉사활동 계획서를 작성하고, 자원봉사센터에 봉사활동 단체 등록을 했다. 이어서 시화 엽서를 제작하고 봉사자를 모집해서 발대식을 진행했다. 민들레 씨앗 봉사활동 단체장을 맡은 박향숙(모니카) 회장의 빠른 추진력 덕분에 모든 일이 한 달을 넘기지 않고 2주 만에 끝냈다. 

시화 엽서를 받아들고 집에 돌아와 주로 노년층인 대상자에 맞는 시를 고르고 그림을 그리면서 마음이 저절로 힐링이 되는 것을 느꼈다. 나에게 주어진 시화 엽서를 모두 꾸며서 단체 회장(박향숙님)에게 가져다주고 다시 엽서를 받아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는 대학생 딸에게도 시화 엽서 꾸미는 것을 부탁했다. 처음엔 안 하겠다던 딸아이는 어느새 책상에 앉아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시를 고르고 시에 맞는 그림을 그리면서 나름 마음이 안정이 된 것 같다고 했고, "어르신들에게 드릴 거라 더 신중하게 고르고 그림을 그리게 됐다"라고 얘기하는 딸아이에게도 이 시간은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땐 '남을 위한 봉사'라고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안겨줄 시를 고르면서 따뜻하고 희망찬 시 내용을 선택하게 되고 그 시에 맞게 꽃과 나비와 나무, 하늘을 그리고 색칠하면서 내 마음에도 다양하고 밝은 색깔의 무지개가 그려졌다. 받는 사람도 주는 나도 자연스럽게 힐링이 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돌아온 시화 엽서 시화엽서 나눔으로 배부된 시화엽서가 메신저 인증 사진으로 돌고 돌아 이틀만에 나에게 다시 돌아왔습니다.
▲ 돌아온 시화 엽서 시화엽서 나눔으로 배부된 시화엽서가 메신저 인증 사진으로 돌고 돌아 이틀만에 나에게 다시 돌아왔습니다.
ⓒ 김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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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 나눔 엽서가 들어간 도시락을 받으신 김숙자(가명) 어르신을 알고 있어서 어르신에게 물어봤다.

"누가 나를 위해 이렇게 예쁜 글을 고르고, 예쁘게 글씨를 써주고, 예쁜 그림을 그려주겠어."
"매일 도시락만 받을 때보다 훨씬 기분이 좋고, 예쁜 엽서를 같이 받아서 그런지 밥이 더 맛있어."


여기에 덧붙여 "이거 매일 주는 거야?"라고 물으셔서 아직은 그렇지는 않다고 설명해드렸다. 앞으로 봉사자가 더 늘어나고 시화 엽서 나눔 봉사활동이 널리 알려지면 어르신 말씀처럼 매일 어르신 도시락에 끼워드릴 수 있을 거라고 대답했다.

시화 엽서 나눔을 하고 이틀이 지난 오늘 대상자에게 전해졌던 시화 엽서 한 장이 메신저 인증 사진을 통해 돌아 돌아서 나에게 다시 돌아왔다. 정성으로 시를 고르고 장미꽃 그림을 그렸던 그때의 내 모습이 생각나면서 정성 어린 마음으로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도시락과 함께 한 시화엽서 어르신께 나눠줄 도시락에 붙여놓은 시화 엽서가 멀리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도시락과 함께 한 시화엽서 어르신께 나눠줄 도시락에 붙여놓은 시화 엽서가 멀리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김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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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영상물을 보는 것에 익숙한 요즘, 봉사활동이라는 명분으로 시작한 시 필사와 시화 엽서를 만들기 위해 시집을 사서 읽고, 시를 검색해서 읽어보면서 내 스스로 마음속의 답답함이 사그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함께 하는 사람들 역시 마음이 너무 평온해지고 자신이 더 힐링이 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이번 봉사활동은 나에게 봉사활동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었다. 봉사를 위한 활동이었지만 주는 마음과 받는 마음이 같이 힐링이 되는 마음 치유 봉사활동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번 봉사활동에 함께 해서 여러 대상자에게 시화 엽서 나눔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을 만나기 어렵고 사회활동의 제약으로 답답하고 힘든 마음이지만, 봉사자와 대상자 모두의 마음에 안정감을 가져다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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