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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자산불평등의 축, 부동산. 그 근간이 되는 '토지'는 과연 정의로운가? 1879년 헨리조지가 주창한 토지공개념 이론과 최근 참여연대가 다시 주장하는 토초세법, 우리나라 국유지 현황과 활용의 문제점까지 토지공공성 관점에서 대한민국 '땅'을 다시 들여다보고 부동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토지'에서부터 찾아본다. [기자말]
 국유지는 '국가 소유의 사유지'가 아니다
 국유지는 "국가 소유의 사유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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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인민의 공동체인 동시에 그 인민 전체의 편의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인즉 차(此) 국가의 소유로 편입하는 것은 곧 인민 전체의 공유로 편입하는 것과 별(別)한 차이가 무(無)한 것을 인정한 까닭이라 물론 차 처치에 대하여 오인(吾人)이 이의를 협(挾)하고 반대의 논을 입(立)하라면 가히 입(立)치 못할 것이 아니니…" ➊ 
 
위 인용문은 지역공동체가 공동으로 관리하며 사용해오던 공유지(共有地)를 국가가 국유화하려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1922년 6월 16일 자 <동아일보> 기사 내용이다. 국유지는 인민 전체의 공유지로 사용하려는 것인데, 공유지를 국유화하는 것은 '국가만능주의'이자 '행정의 과신'이라는 비판이다. 국유지는 '국가 소유의 사유지'가 아니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비판은 국유지의 활용에 있어서 근간이 되는 가치로 현재도 유효하다. 실제로 2009년 7월 31일 전부개정으로 바뀐 국·공유재산법의 '제3조 국유재산 관리·처분의 기본원칙'은 "1. 국가 전체의 이익에 부합되도록 할 것, 2. 취득과 처분이 균형을 이룰 것, 3. 공공가치와 활용 가치를 고려할 것, 4. 투명하고 효율적인 절차를 따를 것"으로 밝히고 있다. 하지만 국·공유재산법은 지속적으로 '조문의 모호성'이 지적되어 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원칙이자 기준인 국가 전체의 이익인 '공익'의 모호성이다. 국·공유지를 관리하는 국·공유재산법은 1950년 제정되었고, 1952년 폐지 제정 1회, 전부 개정 2회, 일부 개정 19회를 거쳤지만, 기본적으로 국·공유지 처분을 통한 재원 조달을 위주로 시행되어왔다.

정부의 재원 마련 등 경제적 이익을 '공익'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국·공유재산법의 시행 방식으로 볼 때, 2011년 3월 30일 개정을 통해 제3조에 추가된 "3의 2. 경제적 비용을 고려할 것"이 핵심조항이자 해석 가능한 유일한 조항에 가깝다. 

국·공유지 매각 위주로 불투명하게 관리

우리나라 토지 국유화의 역사는 일제강점기 토지조사사업(1910~1918)과 임야조사사업(1917~1935)에서 시작되었다. 두 사업으로 당시 일제가 점유하게 된 토지는 4만7582㎢로 전 국토의 약 50%에 해당하는 면적이었다. 이후에도 과도한 토지 세금 등을 통한 토지 국유화가 지속됐으므로 해방 직후 그 비율은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제는 토지를 직접적 수탈의 수단이 아니라 높은 세금으로 노동력을 수탈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 또한 개발이익과 시세차익이 가능한 국유지를 일본인과 친일파에게 불하(拂下)해 사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일제강점기 시대의 토지국유화가 곧 자본주의적 토지 사유화의 일환이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 국·공유지의 관리 방식은 공익의 해석이 모호하고, 정보가 불투명하며, 중앙정부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제강점기 때와 큰 차이가 없다. 국·공유지의 관리가 최소한 이익의 대상과 내용을 투명하게 하고, 공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하는 이유다.

현재 국·공유지는 전 국토의 약 30%이고, 그중 국유지가 약 23%, 공유지가 약 7%이다. 2005년 7월에 보도된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의 8·31 부동산정책 후속대책 기사 '상위 1%가 전국 사유지 51.5% 차지'를 보면, "싱가포르(81%)나 이스라엘(86%), 대만(69%), 미국(50%) 등은 국유지가 50% 이상 넘지만, 우리나라는 겨우 30% 수준"이라며 우리나라의 낮은 국·공유지 비율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국유지는 대부분이 임야와 도로·학교 등 공공시설 용지로 이용되고 있으며, 공공부문이 소유하고 있는 도시용지 보유 비율도 0.1%에 불과해 택지공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➋이라며, 동시에 사유지 소유의 상위 1%가 전체 사유지의 51.5%를 차지하는 양극화의 심각성도 함께 지적하고 있다. 

정부가 이러한 분석을 내놓은 데는 국·공유지가 공공임대주택 등 주택공급을 포함해 부동산 투기를 공적으로 제어할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당시 정부 또한 국·공유지의 낮은 비율과 활용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후에도 국·공유지는 중앙정부 주도하에 매각 위주의 불투명한 관리가 지속되었다. 

낮은 국·공유지 비율, 도시용지 중심으로 35% 늘려야

2010~2014년까지 5년간, 여의도 면적의 8.3배인 24.722㎢, 매매가로는 3조 8773억 9100만 원 상당의 국유지가 매각되었다.➌ 연평균 약 5㎢, 8천억 원의 국유지가 매각된 셈이다. 그럼에도 국유지의 전체 면적은 증가했다.

2014~2019년 소관별 국유재산관리대장에 따르면, 해당 기간 전체 국유지는 637㎢ 증가했고, 이중 약 70%에 해당하는 445㎢는 임야다. 이에 비해 대지는 99㎢에서 101㎢로 0.5% 증가했는데, 금액으로 따지면 60조 5933억 원에서 80조 8097억 원으로, 20조 2164억 원 증가했다.➍ 

2019년 전체 국유지 금액의 42.6%로 약 절반을 차지한 것이다. 지목별 평균 지가로 보면 2014년 대지 6,121억 원/㎢, 임야 19억 원/㎢이고, 2019년 대지 7923억 원/㎢, 임야 21억 원/㎢로 대지와 임야는 322~377배나 차이가 난다. 

대지는 공공시설 등이 있는 최소한의 토지로 증감이 거의 없는 고정값이고 도심에 위치해 부동산 가치의 급격한 상승으로 금액 면에서 국유지의 증가처럼 보여주는 착시를 만들어낸다. 매입은 저가의 임야이고, 매각되는 토지는 대지, 도로, 하천, 구거, 잡종지 등 도심의 비교적 고가의 토지이다. 도심에서 비도심의 토지로, 고가에서 저가의 토지로 변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2005년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서도 밝혔듯이, 우리나라 국·공유지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도시용지 보유 비율이 낮은 것이다. 그럼에도 국유지의 도시용지 비율을 줄여 온 셈이다. 부동산 투기 등에 대해 정부가 적극 개입하여 최소한의 사회안전망 마련의 책임을 방기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국가별 국·공유지 토지정책을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많은 나라가 미국, 싱가포르처럼 높은 공유지 비율로 중앙정부가 관리하거나 영국, 프랑스처럼 지방자치정부와 비영리단체 등 지역공동체 비율을 높여 공유지(共有地)화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국·공유지 비율이 매우 낮다고 알려진 일본도 약 35%이고, 도시재생, 공공임대주택 공급 및 개발 등 지역공동체의 활용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군사정권기를 지나며 지역공동체의 공유지를 국유화하거나 사유화했고, 국유지는 지속적으로 매각돼 그 비율이 현저히 낮아진 상태다. 현재 사유지를 소유한 상위 1%의 소유 토지 면적보다 국가가 소유한 토지 면적이 작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도시용지를 중심으로 국가가 매입해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다. 우리나라에서 국유지가 시작되던 일제강점기 50%까지는 아니어도, 최소한 '인민' 전체가 공유하는 35~40%의 국·공유지가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➊ <동아일보> '울산군청에 질문하노라 공유지소(共有池沼)문제' 1922.06.16.
➋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상위 1%가 전국 사유지 51.5% 차지' 2005.07.16.
➌ <일요시사> '정부 국유지 대량매각설 진상' 2015.09.24.
➍ 통계청·국토교통부, 2014~2019년 소관별 국유재산관리대장 자료.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정기황 님은 건축가이자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 공동대표입니다. 이 글은 <월간참여사회> 2021녀녀 6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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