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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자산 불평등의 축, 부동산. 그 근간이 되는 '토지'는 과연 정의로운가? 1879년 헨리 조지가 주창한 토지공개념 이론과 최근 참여연대가 다시 주장하는 토초세법, 우리나라 국유지 현황과 활용의 문제점까지 토지 공공성 관점에서 대한민국 '땅'을 다시 들여다보고 부동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토지'에서부터 찾아본다. - 참여사회 [기자말]
토지공개념의 원류(原流)인 헨리 조지는 1839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출생했다. 그가 받은 정규 교육은 14세까지가 전부였으며, 그나마 가정형편 때문에 학교 수업을 받는 동안에도 수업에 전념하지 못했다. 그 이후에 그는 도자기 수입 가계의 점원, 선원, 식자공 등의 일을 하며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는 이런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꾸준한 독서, 글쓰기, 토론 등으로 자신의 능력을 키웠으며, 그 덕분으로 1865년 이후에는 <타임즈><가제트><헤럴드>의 저널리스트로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➊ 

이런 그의 삶을 결정적으로 변화시킨 직접적인 계기는 도시의 진보 속의 빈곤이 공존하는 수수께끼와 같은 현상의 목격이다. 그는 "대도시 속의 비참한 생활을 접했을 때 당혹스럽고 괴로웠으며 그때부터 그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치유방안은 무엇인지를 생각하느라고 편안하게 지낼 수 없었다"고 한다.➋ 이런 고민 끝에 나온 책이 바로 <진보와 빈곤>(1879)이다.

그는 이 책에서 진보와 빈곤이 공존하는 원인을 토지사유제, 즉 토지사(私)개념에서 찾았다. 모두가 평등한 권리를 가진 토지를 소수가 차지하고 거기에서 나오는 이익을 소유자가 독식하면 인구증가와 기술 발전의 열매의 대부분을 결국 땅 주인이 차지하게 된다고 본 것이다. 한 사회가 생산한 총소득에서 땅 주인이 점점 많은 부분을 가져가면 토지가 없는 사람의 몫은 줄어들고 빈곤을 면하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핵심 주장이다.
 
 헨리 조지(1839?1897).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활동한 경제학자이자 사회개혁가. 독학으로 최고의 경제학자 반열에 올랐으며 수많은 사상가, 학자, 정치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진보와 빈곤>을 비롯해 <사회문제의 경제학><보호무역이냐 자유무역이냐><노동 빈곤과 토지 정의><정치경제학> 등의 명저를 남겼다
 헨리 조지(1839?1897).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활동한 경제학자이자 사회개혁가. 독학으로 최고의 경제학자 반열에 올랐으며 수많은 사상가, 학자, 정치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진보와 빈곤>을 비롯해 <사회문제의 경제학><보호무역이냐 자유무역이냐><노동 빈곤과 토지 정의><정치경제학> 등의 명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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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사개념은 부정의하며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그는 토지사개념이 비효율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토지사개념은 필연적으로 토지 불로소득을 노리는 경제행위인 토지투기를 불러오고, 투기로 발생한 거품이 꺼지면 금융기관이 도산하고, 그것은 경제 전체의 침체로 이어진다는 메커니즘을 수미일관된 논리로 설명하고 있다. 즉, 토지사개념이 경제위기의 주된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토지사개념 하에서 토지 자체를 놀리거나 저사용(under-use)하는 현상이 일상적으로 일어난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요약하면 토지사개념은 정의롭지도 않고 비효율적이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토지가 빈곤과 경제위기의 주된 원인이라고 본 헨리 조지의 사상을 언급하면 어떤 이들은 토지는 농경시대와 산업시대의 초기에나 중요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시대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헨리 조지가 말한 토지사개념의 폐단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가난한 사람은 땅이 없는 사람이다. 현대판 지주인 건물주는 나날이 증가하는 임대료를 통해서 성장의 열매를 독식하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체감하고 있다.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올라도 집값과 전월세값이 폭등하면 올라간 임금이 결국 건물주나 다주택자에게 돌아간다는 점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렇다. 토지는 농경시대에나 중요했고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덜 중요하다는 생각은 단견이다. 토지의 중요성은 농업시대는 물론이고, 산업혁명 시대에도, 심지어 인공지능 시대에도 전혀 변하지 않는다. 왜냐면 인간은 자동차가 없으면 불편하지만 토지가 없으면 생존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생산 활동을 하든, 잠을 자든 인간의 모든 활동은 토지 위에서 전개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헨리 조지는 토지사개념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파헤치면서 그것의 대안으로 토지공(公)개념을 주창했는데, 그가 여기서 강조한 것은 소유권의 3요소인 이용권, 처분권, 수익권 중에서 수익권 환수였다. 그 이유에 대해서 그는 두 가지 근거를 제시한다. 하나는 사적(私的)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노력해서 만든 인공물에 국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토지는 사유재산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헨리 조지는 토지에서 발생한 가치, 즉 지대(land rent)도 땅 주인이 아니라 사회가 만들었다는 점을 아래와 같이 분명히 하고 있다. 
 
지대는 토지에서 자연히 생기는 것도 아니고 토지소유자의 행위에 의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지대는 사회 전체에 의해 창출된 가치를 대표한다. 사회에 다른 사람이 없다면 토지소유자로 하여금 토지 보유로 인해 생기는 모든 것을 갖게 해도 좋다. 그러나 사회 전체가 창출한 지대는 반드시 사회 전체의 것이 되어야 한다.
 
 토지의 중요성은 농업시대는 물론이고, 심지어 인공지능 시대에도 전혀 변하지 않는다. 왜냐면 인간은 자동차가 없으면 불편하지만 토지가 없으면 생존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토지의 중요성은 농업시대는 물론이고, 심지어 인공지능 시대에도 전혀 변하지 않는다. 왜냐면 인간은 자동차가 없으면 불편하지만 토지가 없으면 생존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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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조지가 제안한 토지공개념의 두 가지 실행안

이런 부정할 수 없는 근거를 제시한 후 그는 토지공개념의 두 가지 실행 방안을 제시한다. 하나는 공공이 소유한 토지를 민간에게 임대하면서 토지임대료를 시장가치대로 환수하는 동시에 토지의 사용권을 확실히 보장하는 방안이고, 또 다른 하나는 토지 가치인 지대를 세금으로 환수하는 방안이다. 물론 그의 토지공개념 실행 방안은 생산에 부담하는 다른 세금을 그만큼 감면하자는 주장과 함께한다. 그는 이렇게 하는 것이 정의롭고 효율적이라고 보았다. 

효율적이라고 한 이유는 토지 가치를 환수하면 토지투기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토지를 보유한 사람은 토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사용 의사가 없으면 처분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토지라는 한정된 자원이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할 경제주체가 소유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헨리 조지의 토지공개념 정신과 구현 방안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 절실히 요청된다. 헨리 조지가 고민했던 '진보 속에 빈곤이 공존하는 현상'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조금만 둘러보면 이것의 주된 원인이 부동산, 정확히 말해서 토지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집값이 너무 올라 주거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주택이 아닌 고시원과 쪽방과 비닐하우스에 사는 가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으며, 청년들은 주거불안 때문에 결혼을 늦추고 신혼부부는 출산까지 연기하고 있다. 농민들은 농업에 대한 관심보다 개발 바람에 맘이 쏠려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산을 소유한 사람들 중엔 토지 불로소득을 누리기 위해 산림 파괴를 수반하는 개발을 진행하기도 한다. 

물론 한국만의 독특한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에 토지공개념 구현에는 다양한 방식이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핵심은 토지 사용과 거래에 대한 제한이 아니라 토지 불로소득 환수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헨리 조지의 토지공개념은 인간이 만들지 않은 모든 것에 적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토지뿐만 아니라 자연자원과 환경에도 공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확장하면 토지공개념은 불평등을 해소하고 경제 효율도 끌어올릴 수 있으며 생태환경 보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➊ 박호정, "헨리 조지의 생애" in 이정우 외 <헨리 조지 100년만에 다시 보다>, 경북대학교출판부, 2002, 1-10.
➋ 헨리 조지 저, 김윤상 역, <진보와 빈곤>, 비봉출판사, 1997, 542.
➌ George, Henry 저, 김윤상 역, <진보와 빈곤>, 비봉출판사, 1997, 352-353.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남기업님은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입니다. 이 글은 <월간참여사회> 2021년 6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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