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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과 경비노동자 이만수 열사 추모사업회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아파트 경비노동자 조직화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민주노총과 경비노동자 이만수 열사 추모사업회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아파트 경비노동자 조직화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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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낙엽 쓰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다 간다. 평소에는 관리사무실 보조업무, 관리비 고지서 우편함 투입, 동대표 회의자료 전달, 우편물과 각종 민원처리, 전지작업, 화단 물 주기, 음식물 쓰레기통 정리, 놀이터 정리, 잡초제거, 주차관리, 잘못된 주차 차량 이동, 쓰레기 분류작업, 재활용품 정리, 택배 처리, 불법전단 수거 그리고 하루 세 번 순찰..."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경비노동자로 근무하는 주아무개씨가 10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서 열린 '고용안정 촉구 및 감시단속직 불승인, 아파트 경비노동자 조직화 선언' 회견에 나와 "자신을 포함해 경비노동자가 평소에 하는 업무"라면서 내놓은 말이다.

이 자리에서 주씨는 "경비노동자의 과로사는 너무나 많아 하나하나 열거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경비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속출하는 와중에 갑질까지 당해 강남에서는 분신, 강북에서는 투신하는 상황도 나온 바 있다. 경비노동자는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고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관심을 갖고 함께 논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주씨 말대로 지난 2010년 경남 창원에서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시끄럽게 한다'며 주민으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한 경비노동자가 투신했다. 2014년에는 서울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에서 경비원이 한 입주민에게 '청소 똑바로 해라' 등의 폭언을 들은 뒤 분신해 숨졌다. 지난 2020년 5월에는 강북구 우이동 성원아파트 최희석 경비노동자가 입주민에게 상습적으로 막말과 갑질을 당해 '너무 억울해'라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이날 현장에 모인 경비노동자와 민주노총 민주일반노조는 "경비노동자를 더이상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해선 안 된다. 경비노동자의 노동인권, 고용안정, 처우개선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현장 설명회, 대시민 캠페인, 집회 등을 통해 전국에 산개한 30만 명의 아파트 경비노동자 조직화를 이루겠다"라고 선언했다. 

"경비노동자 근무 형태, 사회적 협약 통해 마련해야"
 
 민주노총과 경비노동자 이만수 열사 추모사업회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아파트 경비노동자 조직화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민주노총과 경비노동자 이만수 열사 추모사업회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아파트 경비노동자 조직화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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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정부는 오는 10월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 시행을 예고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현재 경비노동자 본연의 업무인 경비업무 외 허용되는 겸직업무의 범위를 주차관리, 택배관리, 분리수거, 환경관리 등으로 허용하는 방안이다.

겉으로 드러난 상황만 놓고 보면, 경비노동자의 현실을 온전히 반영해 업무환경 개선을 이루는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민주일반노조를 비롯해 경비노동자들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그간 경비노동자는 '감시단속적 근로자'로 분류됐다. 바꿔 말하면 경비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제한인 주52시간제 등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24시간 격일제 근무와 장기간 노동 등이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겸직이 확정되면 경비노동자는 '일반 근로자'로 재분류 된다. 이는 곧 경비원 임금상승을 의미하고 이로 인해 대량해고 발생할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이는 민주일반노조가 "정부안대로 법안이 시행되면 관리비 상승으로 경비노동자와 입주민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이로 인해 대량해고가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라고 우려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형수 민주일반노조 위원장은 <오마이뉴스>에 "경비원만 하면 감시업무만 하는 것이 맞지만, 현장에서 경비업무만 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면서 "정부가 예고한 법안에 감시단속 승인을 제외해 경비노동자를 관리원으로 명확하게 기재해 근로기준법을 지키게 하든지, 겸직을 합법화할 경우 근무시간에 대한 구체적인 안이 마련돼야 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파트 입주자들과 경비노동자들, 주택관리자들, 지방자치단체, 정부 기관 등이 다 같이 모여 이 사안을 풀어내야 한다. 사회적 협약 등을 통해 고질적인 3개월 쪼개기 계약, 일부 입주민의 갑질 문제, 경비노동자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마련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 경비노동자들의 근무 형태에 대한 대안으로 '퇴근형 격일 근무제'와 '경비원과 관리원 이원화' 등이 이야기되고 있다.

퇴근형 격일 근무제는 격일제 근무체제를 유지하지만, 야간 근무 인원의 일정 수를 야간에는 퇴근시키는 방안이다. 경비원과 관리원 이원화는 기존 경비원의 일부를 관리원으로 전환해 경비원은 관리업무를 제외하고 방범업무만 수행하게 하고, 관리원은 방범업무는 하지 않고 관리업무만 전담하면서 주간근무만 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앞서 4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주관해 열린 '경비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아파트 경비노동자의 경우 1일 평균 업무시간이 18.31시간, 아파트 외는 15.52시간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0년 경비노동자 뇌심혈관계 사망률은 전체 근로자에 비해 6.84배 높고 60세 이상 과로사가 제일 많은 직종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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