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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온라인 쇼핑이 트렌드가 되었지만 시각장애인 A씨는 온라인 쇼핑 마저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원하는 상품의 상세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화면 낭독기'를 사용하였지만 대체 텍스트가 제대로 입력되지 않아 그저 '이미지'라는 말만 반복하였기 때문이었다.

시각장애인 B씨는 '국세청 홈택스'를 통해 집에서 간편하게 납세하고 싶었지만, 음성 지원을 이용하여 관련 항목을 선택했을 때 정확한 명칭이 아닌 엉뚱한 설명이 나와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A씨와 B씨는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

장애나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어떤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을 '접근성'이라고 한다. '웹 접근성'(Web Accessibility) 역시 누구나 인터넷 사이트에 접근하기 쉽게 기술적으로 보장하는 일을 말한다.

'정보화 시대'라는 현대 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의 전자기기를 매개로 정보의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가 되어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를 생성하고 또 받아들이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들로 인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맞이하고 있는 우리 모두는 정보화 시대의 수혜자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세상 속에서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앞서 언급한 시각장애인 A씨와 B씨의 사례처럼 정보에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소외되는 사람도 존재한다. 더 심각한 것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정보 격차'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시각장애인 A씨와 B씨는 어떻게 전자기기를 통해 정보에 접근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정보에 좀 더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어떤 제도가 필요할까?

시각장애인은 어떻게 전자기기를 사용할까? 시각장애인이라고 하면 흔히들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전맹 시각장애인을 떠올리기 쉬우나, 시각장애인의 90%는 저시력 시각 장애인이다. 그 안에는 시력저하, 시야장애, 색맹 등 많은 분류의 시각장애이 속해 있다.

저시력 시각장애인의 경우 화면 확대, 고대비 등의 기능을 이용하여 웹 페이지를 사용하고 전맹 시각 장애인은 대체 텍스트와 리더기 등을 통해 말 그대로 '들리는' 웹 페이지를 이용한다.

보조 기구의 경우 점자와 음성을 통해 문서의 출력과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휴대용 정보통신 기기인 점자 정보 단말기가 존재한다.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전자기기를 사용하고 정보에 접근하는지 알아보고 싶다면 네이버 웹 접근성 체험(NAX, Naver Accessibility eXperience)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올바른 웹 접근성 정책은 모두를 위한 정책

지난 5월 26일 줌을 통해 화상으로 인터뷰에 응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소속 한정기씨는 "한국의 웹 접근성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편"이라고 말했다. 

현재 웹 접근성은 법에 따라 모든 웹사이트가 갖춰야 함에도 불구하고 처벌 규정이 약하고 피해 사실 입증책임이 장애인에게 있는 탓에 실제 처벌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 장애인차별금지법의 단계적 적용에 따라 2013년 4월 11일 이후 모든 공공기관과 법인의 웹 사이트에서 웹 접근성 준수가 의무화 되었으나, 2019년 과기정통부가 진행한 웹 접근성 실태 조사 결과 민간기관 928개 사이트의 웹 접근성 평균 점수는 53.3점이고 중앙행정기관 15개의 점수는 평균 93.7점인 등 공공기관을 제외하고는 아직 웹 접근성 준수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지난 3월 과기정통부가 웹사이트 이용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8개 업종(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정보통신업, 금융 및 보험업, 부동산업, 교육서비스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의 웹사이트 1000개를 임의 추출하여 진행한 2020년도 웹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1000개 웹 사이트의 전체 웹 접근성 평균 점수는 60.7점에 불과하였다는 점 등도 그 이유로 꼽을 수 있었다.

지난 2월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웹 접근성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SSG닷컴, 이베이코리아, 롯데쇼핑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일부 승소하기도 하였으나, 국내 10대 쇼핑몰 중 시각장애인 이용 웹 접근성 인증을 받은 곳은 여전히 한 곳도 없다.
     
현재 한국은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 웹 접근성 평가 센터'를 통한 웹 접근성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다. 외국 역시 법적으로는 웹 접근성을 준수하도록 되어있지만, 별도의 인증 제도를 운영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웹 접근성 인증제도에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인증 갱신율은 2017년 기준 공공의 경우 60%, 민간은 절반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과 같은 인증제도는 없지만, 미국의 경우 접근성 위원회가 존재하여 웹 접근성 문제를 총괄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웹 접근성을 총괄하는 부서는 없고, 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 통신부가 나눠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정부 부처를 총괄하는 단위와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신설된다면 정보 취약계층의 정보 접근권 보장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 이동권이 개선되면 임산부, 노약자 등의 이동 약자의 이동권이 보장되고 편의 역시 개선된다. 웹 접근성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웹 접근성 정책은 시각장애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현재 고령자들 역시 웹 접근성 정책을 통해 정보접근권이 보장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들의 대다수인 70% 가량의 사람들이 후천적 시각장애인이라는 통계를 고려한다면 올바른 웹 접근성 정책은 모두를 위한 정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기만 한 웹 접근성 정책. 모든 사람들이 정보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먼저 웹 접근성에 대한 공감대를 넓힌 후 웹 접근성 인증제도를 의무화하고, 위반 사항이 발생할 시 법의 처벌 수위를 높이는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희대학교 세계와 시민 과목을 수강하고 있는 4K팀(백지연, 조성원, 조민서, SHEN MENG HUI) 의 글로벌 시티즌 프로젝트 활동의 결과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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