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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 방안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 방안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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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의 가장 큰 고민을 꼽으라 하면 바로 집 문제일 것이다. LH 사태로 집은 더 이상 살 곳이 아니라 투기의 대상이 되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논의만이 활발할 뿐, 기본권으로서의 주거권은 희미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주거권 투쟁을 가장 치열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2·4 부동산 대책에 따라 공공개발을 앞둔 동자동 쪽방 주민들이다.  

지난 2월 5일, 정부는 동자동 쪽방촌에 공공주택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소식을 접한 동자동 주민들은 공공(정부, 공기업)이 개입하여 재개발을 진행하는 공공개발을 환영했다. 반면 동자동의 토지 및 건물 소유주 중 일부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하는 상생 개발을 환영했으나, 일부는 민간개발을 주장했다.
  
"반찬 나눠주는 것보다 밥 하는 방법 알려줘야"
  
쪽방은 성인 두 명이 겨우 누울 수 있는 좁은 공간이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 적정 주거공간도 아니다. 동자동 주민은 건물주에게 낡은 건물을 보수해달라고 요구하기도 어렵다. 일부 건물주는 관리자를 통해 월세만 받아갈 뿐, 건물 관리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다수 주민은 자비로 건물을 수리하며 살아왔다. 세입자가 나가고 나서 방을 치우는 것 또한 주민들의 몫이다.

한 평 남짓한 공간은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지난 1일, 동자동을 찾은 기자에게 김정호 동자동 주민 협동회 이사장은 "주민 중 저장 강박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주민이 많으며, 실제로 수차례 옆방의 고독사를 목격해 트라우마를 겪은 적도 있다"고 답했다.

박승민 동자동 사랑방 활동가 역시 "정부에서 제공하는 생활서비스, 반찬사업, 각종 지원금 등의 복지는 보여주기 식이고 사후적 대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청에서 쪽방에 설치한 행동 감지기(주민의 움직임 감지 장치)는 움직임이 없으면 그 때서야 알림이 가는 구조이다. 이는 이미 문제(고독사)가 일어난 후에 알 수 있는 대책"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고독사, 주민의 정신적 고통은 직접 들여다보지 않으면 모른다. 이 문제에 대해 박승민 활동가는 직접 살펴보는 복지의 중요성과 함께 "반찬을 나눠주는 것보다 방을 치워주고 밥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복지가 되어야 한다"며 자립을 돕는 복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동자동 주민들은 동자동 사랑방, 주민 협동회를 조직하여 서로가 서로를 살피며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생필품을 공동구매하여 보다 싼 가격으로 필수품을 얻을 수 있게 했고, 주민 스스로 출자금을 모아 소액대출 제도를 운영하거나 마을청소를 하는 등 마을을 관리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재개발 문제를 모르는 주민들을 위해 신문을 제작하여 돌리고, 주민단체(동자동 사랑방, 동자동 주민 협동회)에 가입하여 함께 활동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동자동 쪽방촌을 돌보는 것은 주민들이었다.
 
 동자동 쪽방촌 건물에 설치된 서울역 쪽방촌 주민대책위원회의 현수막이다. 토지 및 건물 소유주 모임인 서울역 쪽방촌 주민대책위원회는 건물주와 세입자가 상생을 이뤄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지역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동자동 쪽방촌 건물에 설치된 서울역 쪽방촌 주민대책위원회의 현수막이다. 토지 및 건물 소유주 모임인 서울역 쪽방촌 주민대책위원회는 건물주와 세입자가 상생을 이뤄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지역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 김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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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공공개발이어야만 하는가
 
      
대다수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은 그동안 민간개발이 진행된 지역의 주민들만 봐도  민간개발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김정호 이사장은 쪽방촌 주민들이 동자동에 살기 전에 있었던 동네에서 겪은 민간개발에 대한 상황을 말해주었다. "밤에는 용역들이 문을 두드리며 빨리 나가라고 협박하기도 했고, 목소리가 큰 몇몇 주민들에게는 돈을 조금 더 쥐어주어 주민들을 선동한 것을 목격한 적도 있다"고 했다. 결국 주민들은 아무 힘 없이 또 살 곳을 찾아 떠났고, 여기까지 왔다고 한다.

민간개발의 문제는 과거의 일이 아니다. 지금 동자동 바로 옆 양동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민간개발 과정에서의 문제점이 거론됐지만, 문제 해결은 여전히 미흡하다. 동자동 사랑방에 따르면, 현재 양동에서 동자동으로 넘어오는 사람도 있다.

공공개발이 발표된 지 약 4개월, 주민의 의견은 잘 반영되고 있을까? 박승민 활동가는 "동자동 토지 및 건물 소유주 중 실제 동자동에 거주하는 소유주는 1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주민등록상 거주지를 동자동 쪽방촌에 등록해놓고, 다른 지역에 사는 경우도 있다고도 했다.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동자동에 공공개발이 진행되는 것, 우리의 현실이 왜곡 없이 사회에 전해지는 것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재개발에서 재개발 대상 지역이 아닌 주변 지역에 고시원, 여관, 반지하 등 비주거 지역에 사는 사람들까지 포용할 수 있어야 주거 취약 문제를 뿌리뽑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원호 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국가적 측면에서 정부 지원금 확대, 최저주거기준 재정비와 더불어 공공주택 보급률 확충이 필요하다"며 "재개발 과정에는 국가가 꼭 참여해야 한다"는 공공재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이번 동자동 쪽방촌 재개발 갈등에 대해 "침해받는 재산권이 있다면 당연히 협의를 통해 보상해줘야 한다. 하지만 민간개발을 통해 얻으려는 투기적 이익도 재산권이라고 볼 수 있는가?"라며 동자동 토지 및 건물 소유주가 주장하는 재산권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주민이 주인이 되는 마을

주거권을 위해서는 사는 사람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몸과 마음의 안식처, 오늘 잘 곳이 있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집은 우리의 의식주 중 하나로, 돈과 거래라는 의미를 넘어 인간 존엄이라는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번 재개발에서 주거취약계층의 주거권을 어떻게 대우하느냐에 따라 주거권의 미래가 달려있다. 주민이 주인인 마을, 그것이 우리의 미래이길 바란다. 대한민국의 주거,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서는 정부에서는 부동산보다는 주거문제에 집중하여 주민의 주거권 보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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