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경기는 양 팀에게 여러모로 중요한 경기였다. LG는 단독 선두가 될 절호의 기회였고, NC는 연패 탈출이 절실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치열했던 경기의 승자는 LG였다. 선발 투수 이우찬과 바통을 이어받은 이상영이 5이닝 2실점으로 마운드를 잘 지켜냈고, 불펜진도 단 1실점으로 뒷문 단속에 성공했다. 투수들의 호투에 힘입어 LG 타선 또한 NC(10안타)보다 더 적은 안타(7안타)를 쳤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득점에 성공하며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날 LG 타선의 중심에는 문보경이 있었다.
 
7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문보경은 2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출발부터 깔끔했다. 1회 말 2사 만루 상황에 들어선 문보경은 8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하며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뒤이은 타석에서도 볼넷을 골라내며 남다른 집중력을 뽐냈다. 동시에 밥상을 차렸고 이는 역전의 발판이 됐다.
 
세 번째 타석에서는 쐐기를 박았다. 7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문보경은 김진성의 142km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시원한 아치를 그렸다. NC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은 홈런이었다. 이날 문보경의 활약에 힘입어 팀은 4연승에 성공했고, 더불어 단독 1위에 안착했다.
 
 혜성처럼 등장한 슈퍼루키 문보경

혜성처럼 등장한 슈퍼루키 문보경 ⓒ LG 트윈스

 
 혜성처럼 등장한 문보경
 
지난해 최종 4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챔피언 자리 탈환에 실패한 LG가 올 시즌 본격적으로 대권 도전에 나섰다.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을 꾸준히 지켰고, 현재는 단독 1위 자리에 올라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순항 중인 LG에게도 고민이 있었다. 바로 라모스의 부진이다.
 
2020시즌을 앞두고 LG의 유니폼을 입은 라모스는 지난해 11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8 38홈런 86타점 OPS 0.959를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LG가 겪었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음과 동시에 LG 역대 최고의 외인 타자라는 평가도 받았을 정도다.
 
그런데 올 시즌은 다르다. 5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3 8홈런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이른바 '2년 차 징크스'에 허덕이고 있다. 설상가상 지난 9일에는 허리 통증으로 인해 1군에서 말소됐다.
 
이런 상황에서 LG의 희망이 돼주고 있는 선수가 바로 문보경이다. 혜성처럼 등장한 문보경은 올 시즌 2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5 2홈런 13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좋은 컨택 능력(컨택률 82.1)을 기반으로 투수들과 끈질긴 승부(타석 당 투구 수 4.37)를 펼치며 상대 팀 마운드를 뒤흔들고 있다.
 
특히 장타(팀 장타율 0.387)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팀의 장타 갈증을 해소(장타율 0.464)시키고 있다. 또한 득점권에서 타율 0.318 11타점 OPS 0.955로 찬스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페이스도 좋다. 5월 한 달 동안 1군 무대 적응을 마친 문보경은 6월 들어 타율 0.500 1홈런 4타점 OPS 1.839로 폭발적인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볼넷도 6개나 얻어내며 '눈야구'를 시전하고 있다
 
수비 또한 안정적이다. 주포지션인 1루뿐만 아니라 3루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159.1이닝(1루 111.2이닝, 3루 47.2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한 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문보경은 라모스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까

문보경은 라모스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까 ⓒ LG 트윈스

 
라모스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까
 
신일고 시절부터 팀의 중심 타선을 이끌었던 문보경은 3학년 때 홈런 5개를 몰아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2019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전체 25번으로 꿈에 그리던 LG의 유니폼을 입었다.

많은 기대를 받으며 프로에 입성했지만, 입단 직후에는 팔꿈치 수술로 인해 재활을 했고, 재활 과정을 마친 뒤에야 본격적으로 2군 경기에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2군에서 타율 0.319 23타점 OPS 0.861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올 시즌에도 퓨처스리그를 폭격(타율 0.464 2홈런 16타점 OPS 1.208)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이런 활약에 힘입어 지난달 1일에는 정식 선수로 전환됨과 동시에 1군으로 콜업됐다. 이후부터 간간이 기회를 받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문보경은 현재는 라모스를 대신해 주전 1루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런 문보경의 활약은 LG에게도 중요하다. 1위를 달리고 있는 LG는 겉보기에 순항 중인 것 같지만, 팀 타율 10위(0.250)로 아쉬운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보경이 라모스의 공백을 완벽히 메워 팀 타선을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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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gur145145@naver.com
LG 트윈스 문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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