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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열린 디스커버리펀드에 대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재조정 신청 기자회견.
 지난 2일 열린 디스커버리펀드에 대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재조정 신청 기자회견.
ⓒ 이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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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 제33조에 따라 각 금융기관과 금융소비자 및 그 밖의 이해관계인 사이에 발생하는 금융 관련 분쟁의 조정에 관한 사항을 심의 의결하기 위하여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구성한다. 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하여 다양한 금융민원을 해결하고 있다.

사모펀드 피해자들의 금융민원도 금감원의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다룬다. 약 6조6000억에 달하는 사모펀드 환매 중단사태에 따른 금융 분쟁이 발생하자, 금감원은 펀드별 또는 금융기관(조정대상기관)별로 분쟁조정을 하고 있다.

개별 민원에 대하여 일일이 분쟁조정을 할 수 없고, 법에서 정한 기간을 준수할 수 없게 되면서 금감원은 집단 분쟁조정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즉 동일한 유형의 펀드별·금융사별로 대표 사례를 선정하여 분쟁조정을 한 후, 대표사례 이외의 나머지 피해자들은 해당 분조위가 정한 ′배상비율 산정 기준안′에 따라 정해진 비율의 범위에서 당사자간에 자율적인 조정절차(자율조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현재의 분쟁조정 방식은 편법

그런데 ′자율조정′이란 용어나 방식은 금소법의 위임을 받지 않은 방식이며, 설사 금소법에서 위임을 했다고 하더라도 위임의 범위를 위반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 법의 체계는 본 법에서 하위 법령에 시행을 위임하는 경우, 위임의 한계를 분명히 정하고 위임의 의미와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여 운용하도록 하고 있다. 위임명령은 모법에서 수권되지 않은, 다시 말해 허락하지 않은 입법사항에 대하여 스스로 규정을 만들 수 없고, 규정의 내용도 상위법령의 내용에 반하지 않아야 한다. 

즉 위임규정에 따를 경우 위임의 한계를 분명히 하고 있는지, 수권 범위를 벗어나고 있지 않은지, 용어의 의미를 넘어서고 있는지 위임의 단계나 내용을 넘어 확장하거나 축소하고 있지 않은지 구체적으로 따져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위임의 범위는 규제하고자 하는 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달리 볼 수는 있으나, 구체적인 위임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금감원이 적용하고 있는 현행 자율조정이라는 용어는 상위 법인 금소법에서 사용하거나 정한 용어가 아니다. 금소법에서 정하지 않은 용어를 하위규정에서 정하여 운용하는 것은 법의 체계에 맞지 않으며, 내용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 자율조정이라는 용어는 상위법인 금소법에 위임규정도 없이 금융감독원이 '금융분쟁조정세칙'(이하 세칙)에서 임의로 추가하여 정한 용어에 불과하다.

또한, 세칙 제11조의2(자율조정절차 등)의 규정 내용은 금소법 또는 다른 법률에 위임의 근거 없이 운영하고 있는 규정이다. 
 
세칙 제11조의2(자율조정절차 등)① 원장은 신청인이 분쟁조정을 신청한 경우 그 사건의 처리에 앞서 신청인과 조정대상기관이 자율적인 조정절차를 거치도록 할 수 있다.(개정 2021. 3. 25)
 
 
즉 자율조정이라는 방식은 금소법에서 위임을 받은 방식이 아니며 위임의 범위와 한계 등이 명확하지 않고, 금감원이 임의로 정한 규정으로 법의 안정성을 해치고 위임의 한계를 벗어났다.

이 규정은 또 배상비율 산정 기준안에 따라 자율조정시 배상비율을 정하도록 하였다. 배상비율 산정 기준안은 결국 당사자간의 합의에 대하여 일정한 법적 의무를 부과하는 처분 성격을 갖게 되며, 이는 권고의 효력을 넘어 강제의 효력을 갖게 된다. 결국 금감원이 자율조정의 근거로 삼고 있는 세칙 11조의2는 법률에 위임 근거가 없는 임의 규정일 뿐이므로 현재와 같은 분쟁조정의 방식은 전면적으로 폐지하고 새로운 분쟁해결 방식을 도입해야 마땅하다.

거꾸로 된 자율조정 운영 방식

금감원이 세칙에서 정하여 운영하는 자율조정은 분쟁조정을 처리하기에 앞서 분쟁조정 신청인과 조정대상 기관이 당사자간 선의에 따라 자유로운 의사 결정으로 사전에 화해 또는 합의의 절차를 권고하는 수준에 그쳐야 한다.

합의가 되지 않은 경우 최종적으로 분쟁을 종결 짓기 위해서는 분쟁조정위원회에 회부되어야 한다. 그러나 금감원은 사전 절차가 아닌 마무리 절차로 자율조정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이는 금감원이 법을 잘못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금소법은 사전적 절차로 '자율조정'이 아닌 '합의권고'라는 방식을 이미 정해놓았다. 금융감독원장이 분쟁조정 신청을 받았을 때, 관계 당사자에게 그 내용을 통지하고 합의를 권고하는 규정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금소법 제36조 제2항) 금감원이 운용하는 세칙에서도 이 법에서 위임한 합의권고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시행규정을 마련해 두고 있다.(세칙 제30조) 
 
세칙 제20조(합의권고) ① 원장은 감독원에 접수된 사건 중 분쟁의 원만한 해결을 위하여 당사자가 합의하도록 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사건의 경우에는 구두 또는 서면으로 당사자에게 합의 할 것을 권고할 수 있다.

금감원이 분쟁조정 신청 민원에 대하여 대표 사례가 아닌 동일 유형의 다른 분쟁민원 피해자들과 조정대상 기관간의 합의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세칙 11조의2 규정이 아닌, 세칙 제20조에 따른 합의권고 규정에 따라야 한다. 법에도 없는 자율조정이라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상위법에서 정한 위임의 수권 범위를 초과하는 것이 된다. 

금소법은 제36조 제2항에서 정한 합의권고를 하고 30일 이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금감원장은 분쟁조정 신청 민원을 지체 없이 분쟁조정위원회에 회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금소법 제36조 제4항) 결국 금감원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사모펀드 분쟁 민원을 처리하는 것은 금소법에서 정한 방식이 아닌 편법을 부리는 것이다.

피해자에게 불리한 분쟁조정 방식

더욱 큰 문제는 합의권고 수준에 불과한 사전 절차를 위해 배상비율 산정 기준안을 확정하고, 그 기준안에 따라 당사자에게 배상비율을 정하도록 한 것은 위임의 권한 범위를 넘어 권고가 아닌 의무부과의 강제력을 발동하는 것과 같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실제 금감원 분쟁조정 후 대표 사례 이외의 피해자들은 각 금융사에서 임의로 구성한 배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배상비율을 통보 받고 수락하거나, 이의 제기를 하는 등 개별합의 여부를 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의 주장이 합리적이더라도 배상비율 산정 기준안에서 정한 내용에 없는 경우 이 기준안의 조정 요소 중 기타 조정의 범위비율에 한정하여 ±10%를 넘지 못하고 있다.

개별 합의의 경우 금감원 권고 배상비율 산정 기준은 당사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선의에 기하여 분쟁을 종결할 수 있는 추가적 기준을 마련하는 데 제약 요소가 되고 만다.

특히 현행 금감원이 자율조정을 각 분쟁의 당사자(피해자와 금융사)들에게 이행토록 하면서, 합의를 위한 사후 절차(사실확인 조사·배상위원회 운영규정 등)에 대한 기준과 지침을 별도로 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개별 피해자들이 해당 금융사(조정대상 기관)와 배상비율 합의를 하려고 하는 경우 심각하게 불리한 조건에 처하게 된다.

금감원은 각 개별 피해자와 금융사가 배상비율을 합의를 하려는 경우, 각 금융사가 조직한 배상심의위원회 또는 배상위원회가 정한 합의비율을 일방적으로 개별 통보받고 있다. 사전에 합의를 위한 만남이나 조정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각 금융사의 배상위원회의 구성과 역할은 금감원의 분쟁조정위원회와 같은 성격의 기구로 보아야 할 것이다. 각 금융사와 배상위원회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와 달리, 우월적 입장에서 피해자들과 소통하고 있어 분쟁과정에서 또 다른 마찰과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

결국 조정대상 기관에게 금감원의 분쟁조정위원회와 같은 심의 권한을 위임하는 것은 배상비율 결정을 금융사에 유리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한 것이어서, 피해자들은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되고 공정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피해자들의 경우 금감원 배상비율 산정 기준안 보다 불리한 조건을 통보 받고 합의를 거부하게 되면 소송으로 가야 한다는 등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 받고 불안해 하는 경우 조차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20일 금감원에서 라임 CI펀드 분조위 이후 신한은행과 개별배상비율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신한은행은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금감원 배상기준안 보다 낮은 기준으로 배상비율을 통보하여 불만을 사고 있다.

합리적으로 분쟁이 종결되기 위한 조건

금감원 분쟁조정 방식은 법에 따라 새롭게 바뀌어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으면 금감원의 방식은 개별 피해자와 금융사간 제2의 분쟁을 조장할 수밖에 없다.

우선 법에서 정한 합의권고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합의권고란 금감원 분쟁조정 전 사전 절차이다. 합의권고가 이행되지 않으면 법에 따라 분쟁조정위원회에 해당 사건을 즉각 회부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인력과 시간의 문제가 발생하는데 정부와 금감원이 특별 기구를 설치하거나, 인력을 보충해서라도 법을 준수해야 할 것이다.

둘째, 합의권고 시 배상비율 산정 기준안을 정하는 경우 강제적 요소가 아닌 참고수준에 불과함을 분명히 해야 한다. 권고는 추천(recommendation)보다 강한 의미로 쓰이지만 법적 강제력은 없다. 그러므로 배상비율 산정 기준안을 제시하는 경우, 합의를 높이기 위한 참고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분쟁 당사자가 동의하도록 해야 한다.

또 합의권고 시 기준안을 제시하는 것에 대한 규정이 마련되지 않았으니, 이 기준안을 제시할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배상비율 산정 기준안에 따라 합의를 하되, 기준안 보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을 당사자간에 정해서 합의를 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음을 분명히 고지해 주어야 마땅하다.

전국사모펀드공대위와 피해자들은 배상비율 산정 기준안이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보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금감원은 배상비율 산정 기준안이 강제력이 있는 아니라 참고용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피해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합의 권고가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이의환 기자는 전국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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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사모펀드 사기피해 공대위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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