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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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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장학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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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한국장학재단의 장학금 덕분이었다. 작년(2020년) 봄 학기, 인문사회계열 우수 학생에게 학자금을 지원하는 '인문 100년'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또 등록금에 더해 학기 당 생활비 200만 원을 지원받는Ⅰ유형에 선정돼, 넉넉지는 않았지만 원룸 임대료와 한 학기 용돈을 충당할 수 있었다. 남은 대학생활도 그럴 줄만 알았다. 그런데 꿈을 위해 현장실습에 나왔다가 예상치 못한 일을 겪고 있다.

지난 3월 19일, 한국장학재단은 인문 100년 장학금의 '계속 지원' 성적 기준을 강화하고, 2021년 2학기부터 적용한다고 홈페이지에 알렸다. 인문 100년 장학생으로 선발된 학생들은 장학재단의 성적 기준을 충족해야만 계속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그 기준을 상향한 것이다.

학기 시작된 이후 장학생 기준 상향 발표 
    
 3월 19일날 공지된 기준 변경 내용
 3월 19일날 공지된 기준 변경 내용
ⓒ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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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지원을 판단하는 기준은 직전 학기 성적이다. 다음 학기에 장학금을 받기 위해선, 이번 학기 성적이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따라서 올해 2학기 장학금 수혜는, 이번 1학기 성적이 강화된 기준에 충족해야 가능해진다. 보통 중간고사가 이뤄지는 4월 전에 공지했으니, 학생들이 조금 더 신경 쓴다면 수혜에는 문제 될 게 없다.

그러나 직전 학기 성적이 부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가부제(Pass/Non Pass) 강의가 그렇다. 일정 이상의 학업 성취도를 달성하면, 가(Pass)로 인정돼 학점만을 이수하는 수업이다. 강의 대신 기업에서 실습하는 '현장실습' 수업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직전 학기 성적이 산출되지 않는 경우에는, 총 평점으로 평가해 지원하는 것이 장학재단의 지침이다.

내 경우 현장실습에 지원할 당시, 총 평점은 생활비 지원 기준을 충족했다. 백분위 91.9점으로 당시 생활비 지원 기준, 백분위 90점을 넘겼다. 이를 분명히 확인하고 현장실습에 나섰다. 성적이 부여되지 않는 현장실습을 비롯한 가부제 강의는, 다른 강의와 같이 수강 신청을 통해 이뤄진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했다. 수강 신청은 개강 전인 2월에 이뤄지는데, 장학재단은 3월 중순이 돼서야 기준 강화를 공지했다. 

총 평점이 강화된 기준에는 모자랐다. 강화된 기준은 백분위 92점, 내 경우 0.1점이 모자랐다.  현장실습을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해도 성적은 부여되지 않는다. 기준 상향과 동시에 생활비 지원 탈락이 결정됐다.

장학재단의 '직전 학기 성적 산출이 안 될 경우, 전체평점을 기준으로 지급한다'는 지침은 재단 측에서 이러한 경우가 있음을 인정하고 인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2학기부터 상향된 기준을 일괄적으로 적용한다는 공지를 직전 학기가 시작된 이후에서야 공지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없다.

공지가 수강 신청 전에 전달됐다면, 총 평점을 확인해 수강 신청을 고려했을 것이다. 장학재단은 학생들이 충분히 판단할 수 있도록 방학 기간에 공지해야 했다. 미리 알았더라면 현장실습이 아닌 성적 부여가 가능한 강의를 신청하고, 수혜를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장학재단은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수업으로 성적 기준 향상이 불가피하다" "이미 결정되었기 때문에…."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기준 상향을 문제 삼는 게 아니다. 뒤늦게 공지한 과정에 문제가 있었고, 장학재단이 학생을 고려하지 않고 행정편의만을 위해 움직인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국민신문고를 통해 위 내용으로 민원을 접수한 지 3주가 지났다. 그러나 아직 답변을 받아보지 못했다. 다음 한 학기 생활이 달린 장학금이다. 수혜가 어렵다면 당장이라도 아르바이트를 구해 생활비 마련에 나서야 한다. 장학재단이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 <오마이뉴스>는 장학재단에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다음주에 밝히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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