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토론토 이적 후 최악의 투구로 시즌 3번째 패배를 당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버팔로의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경기에서 5.2이닝 7피안타(2피홈런) 3볼넷 1탈삼진 7실점 6자책을 기록했다. 경기는 류현진의 부진한 투구와 대비되는 휴스턴 선발 잭 그레인키의 9이닝1실점 완투와 홈런 4방을 터트린 타선의 폭발에 힘입어 휴스턴이 13-1로 대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6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에이스로서 최소한의 역할을 다했지만 만루홈런 허용과 강판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남기고 말았다. 단타가 될 수 있는 타구를 2루타로 만든 동료들의 아쉬운 수비도 있었고 휴스턴 타자들의 뛰어난 대응을 칭찬할 수도 있지만, 류현진의 투구는 누구도 원망하기 힘들 정도로 부진했다. 첫 홈경기를 아쉽게 마친 류현진의 시즌 성적은 5승3패가 됐고 평균자책점은 2.62에서 3.23으로 치솟았다.

새 홈구장에서 3회까지는 무실점 호투

토론토가 더니든의 TD볼파크를 떠나 6월부터 사용하고 있는 새(?) 홈구장 세일런필드는 바람이 많이 불고 좌우폴대 길이가 99m에 불과할 정도로 투수들에겐 불리한 구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류현진은 작년 시즌 세일런 필드 마운드에 올랐던 5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10(30이닝7자책)으로 매우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세일런 필드로 자리를 옮긴 후 첫 등판을 앞둔 류현진에 대한 야구팬들의 기대가 컸던 이유다.

토론토는 메이저리그 홈런 공동 선두(17개)를 달리고 있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중심으로 마커스 시미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렌달 그리칙 등 주력 타자들이 모두 선발 출전했다. 토론토는 우완 그레인키를 상대함에도 좌타자를 2명(조 패닉, 라우디 텔레스)밖에 배치하지 않았다. 반면 휴스턴은 류현진을 상대로 요르단 알바레스와 카일 터커를 제외한 7명의 우타자가 선발 출전했다.

7이닝 무실점 투구를 했던 작년 9월 25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 약 9개월 만에 세일런필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회 첫 타자 호세 알튜베를 초구에 중견수플라이로 처리했다. 1사 후 카를로스 코레아를 상대로 커브를 던져 우익수플라이로 잡아낸 류현진은 알레드미스 디아즈마저 커터를 통해 3루 땅볼로 유도하며 단 7개의 공으로 1회 투구를 가볍게 끝냈다.

토론토 타선이 1회 공격에서 공 4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기록한 가운데 류현진은 2회 선두타자 율리에스키 구리엘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1사 후 알바레스의 1루 강습타구를 게레로의 호수비를 통해 잡아낸 류현진은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하는 프레스턴 터커의 동생 카일 터커를 시속 148km의 빠른 공을 통해 좌익수플라이로 처리하며 2회 역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토론토는 2회 공격에서 선두타자 에르난데스가 안타로 출루했지만 도루실패로 다시 세 타자 만에 공격이 끝났고 류현진은 3회 선두타자 채스 매코믹을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1사 후 마일스 스트로에게 첫 안타를 허용한 류현진은 마틴 말도나도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후 알튜베에게 볼넷을 내주며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류현진은 코레아와 7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내야플라이를 유도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만루홈런 포함 토론토 이적 후 첫 7실점 경기

토론토 타선이 3회까지 그레인키를 전혀 공략하지 못한 가운데 류현진은 4회 선두타자 디아즈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류현진은 구리엘을 3구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한숨을 돌렸지만 알바레즈에게 가운데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류현진은 터커를 투수 땅볼, 맥코믹을 중견수플라이로 처리하며 추가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토론토가 4회 공격에서 첫 번째 득점권 기회를 살리지 못한 가운데 류현진은 5회 선두타자 스트로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유격수 비솃의 안일한 수비로 인해 최소 내야안타로 막을 수 있는 타구가 2루타로 돌변했다). 류현진은 말도나도를 2루 땅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스트로를 3루까지 진루시켰고 알튜베에게 희생플라이, 코레아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3번째 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6회에도 선두타자 구리엘에게 2루타,알바레즈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다시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터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맥코믹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를 맞은 류현진은 스트로를 짧은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말도나도에게 가운데로 몰린 체인지업을 던지다가 만루홈런을 얻어 맞으며 5.2이닝 7실점의 아쉬운 투구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은 작년 10월1일 템파베이 레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2이닝 8피안타(2피홈런) 7실점(3자책)으로 최악의 투구를 한 바 있다. 그리고 류현진은 약 8개월 만에 휴스턴을 상대로 5.2이닝 7피안타(2피홈런) 3볼넷 7실점 6자책으로 토론토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볼넷과 최다 피홈런, 최다 실점. 정규리그를 기준으로 하면 변명의 여지가 없는 토론토 이적 후 최악의 투구였다.

사실 3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갈 때까지만 해도 류현진의 투구내용은 썩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휴스턴 타자들은 끈질긴 컨택으로 류현진을 괴롭혔고 그는 6회 말도나도에게 결정적인 한 방을 허용하며 홈팬들 앞에서 최악의 투구를 선보이고 말았다. 옛동료 그레인키와의 4번째 대결에서 완패를 당한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1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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