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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0월 12일 과로사로 사망한 쿠팡 노동자 고 장덕준 씨의 아버지 장광씨와 어머니 박미숙씨가 전국순회 투쟁 중 1일 대전에 도착, 대전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해 10월 12일 과로사로 사망한 쿠팡 노동자 고 장덕준 씨의 아버지 장광씨와 어머니 박미숙씨가 전국순회 투쟁 중 1일 대전에 도착, 대전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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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0월 12일 과로사로 사망한 쿠팡 노동자 고 장덕준씨의 부모가 대전을 찾아 대전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7살의 청년이었던 고인은 쿠팡 경북 칠곡물류센터에서 1년 4개월 동안 야간 분류 작업을 했다. 쓰러지던 날 그는 야간조 일을 마치고 새벽 4시에 퇴근해 대구의 집에 귀가했다. 당일 아침 쓰러진 채 가족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부검 결과 '급성심근경색증'으로 드러났고, 올해 2월 업무상 재해 사망을 인정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인의 유족들은 쿠팡이 제대로 된 사과와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참다못한 고인의 아버지 장광씨와 어머니 박미숙씨는 지난 5월 13일부터 전국순회투쟁을 시작했다. 오는 17일 쿠팡본사까지 가는 일정이다.

이들이 타고 전국을 돌고 있는 트럭에는 '살인기업 쿠팡을 처벌하라', '쿠팡이 내 아들을 죽였다'. '쿠팡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하라'는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1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대전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와 기자회견에 나선 박미숙씨는 "아들이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한마디 말도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난 지 8개월이 되어간다. 아들이 사망하고 4개월 동안 쿠팡의 거짓말과 변명으로 생업을 포기한 채 산업재해 인정을 받기 위해 정신없이 뛰어 다녔다"며 "아들의 부검을 의뢰하고 국정감사를 하시는 국회의원을 만나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고용노동부 관계자를 만나 쿠팡에서 제공하지 않는 산업재해 신청에 필요한 자료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힘들게 산재 인정을 받았기에 산재 인정이 되면 쿠팡의 태도에 변화가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산재 판정이 나고 4개월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쿠팡은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그렇게 시간 끌기만 하더니 전국투쟁을 나서고야 만나자는 연락을 취해 왔다. 그러나 여전히 달라진 게 없는 변명뿐이었다.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한 대책은 어디에도 없는 시간끌기씩의 대화를 할뿐이었다"면서 "지금도 전국의 쿠팡물류센터에서는 우리 아들과 같은 또 다른 가족들이 목숨을 담보로 한 노동을 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마치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리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제발 국회의원들에 대한 로비나 언론플레이로 시간끌기를 할 게 아니라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을 세워 줄 것을 촉구한다"며 "아들의 죽음을 가슴에 묻고 살아야 하는 우리 유족들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약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제발 우리와 같은 산업재해로 가족을 잃고 가슴 아파하는 또 다른 가족들이 생기지 않게 하루라도 빨리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지난 해 10월 12일 과로사로 사망한 쿠팡 노동자 고 장덕준 씨의 아버지 장광씨와 어머니 박미숙씨가 전국순회 투쟁 중 1일 대전에 도착, 대전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해 10월 12일 과로사로 사망한 쿠팡 노동자 고 장덕준 씨의 아버지 장광씨와 어머니 박미숙씨가 전국순회 투쟁 중 1일 대전에 도착, 대전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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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0월 12일 과로사로 사망한 쿠팡 노동자 고 장덕준 씨의 아버지 장광씨와 어머니 박미숙씨가 전국순회 투쟁 중 1일 대전에 도착, 대전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은 고인의 부모가 타고 다니는 트럭.
 지난 해 10월 12일 과로사로 사망한 쿠팡 노동자 고 장덕준 씨의 아버지 장광씨와 어머니 박미숙씨가 전국순회 투쟁 중 1일 대전에 도착, 대전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은 고인의 부모가 타고 다니는 트럭.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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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전병덕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대전세종충청지역본부장도 "쿠팡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는 일용직과 계약직이 97.5%를 차지하고 있다. 시간당 생산량에 따라 작업속도와 실적을 평가해 노동자간 경쟁을 붙인다. 저성과자는 주의를 주거나 재고용을 하지 않는다"며 "이런 노동탄압으로 노동자들은 휴게시간이나 휴무 등은 아예 생각지도 못한 채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쿠팡이 대한민국에서 자리를 잡고 사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로 일궈진 것을 알아야 한다"며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고도 반성하거나 사과하지 않는 쿠팡 사측의 입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김율현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장은 "내 아들은 죽었지만, 다른 아들들은 제발 죽지 않고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유족의 요구가 그렇게 들어주기 어려운가"라면서 "인간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시켜놓고도 사과할 줄 모르는 쿠팡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서도 "가족을 잃은 유족이 슬퍼할 시간 쿠팡은 미국 증시에 상장하고, 경총에 가입하고, 사업 확장을 발표하며 축제를 벌였다. 대한민국에서 세 번째로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이라며 홍보하고 있다"며 "과로사 대책위와 유족은 쿠팡이 또 다른 사고를 예방할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투쟁할 것이다. 쿠팡은 즉시 유족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고인의 부모와 참석자들은 진보당대전시당으로 이동해 간담회를 갖고,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태그:#쿠팡, #과로사, #장덕준, #물류센터, #과로사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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