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4 리그의 MTS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영준

K4 리그의 MTS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영준 ⓒ 포천시민축구단 제공

 
최근 K리그 1에서 수원의 바람이 거세다. 수원은 최근 8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며 2위로 순항중이다. 이 수원의 고공행진의 선봉에는 2021 K리그 최고의 히트상품 'MTS' 즉 매탄소년단이라 불리는 선수들의 공이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탄고등학교 출신으로 이루어진 매탄소년단은 수원의 공수에서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으며, 박건하 감독의 얼굴에 미소를 떠나지 않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비록 K리그1은 아니지만 K4에서도 매탄소년단의 열풍을 이어가는 선수가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다름아닌 포천시민축구단의 김영준이다. 김영준은 과거 고등학교 시절 매탄고등학교에 재학하며 승부처 마다 득점포를 꽂아 넣어 저학년임에도 불구하고 고교 최고의 유망주 중 하나로 꼽히며 많은 출전기회를 보장받았었다.

지난 5월 31일 짧지만 롤러코스터 같은 축구인생을 살아온 그를 전화통화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오랜만의 인터뷰라 너무 떨렸다"는 그에게 근황을 묻자 그는 "K4에 속한 포천시민 축구단에 입단했다. 아직까지는 K3나 K4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프로생활의 시작을 높은 곳에서 해야만 성공의 길로 다다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낮은 리그에 속해 있을지라도 남동FC에서 인천유나이티드로 직행한 우동규 선수의 사례도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근황을 이야기했다.
 
 매탄고 시절 김영준

매탄고 시절 김영준 ⓒ 수원삼성블루윙즈

 
과거 매탄중 매탄고를 거치며 고교 최고의 유망주로 꼽혔던 그에게 중고교 시절 회상을 부탁했다. 그러자 그는 "난 언제나 매탄중, 매탄고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게 된 것을 축복이라 생각하고 있다. 축구에 대한 이해도나 레벨을 높일 수 있는 인프라가 너무 잘되어 있었다. 당시 좋은 선수들, 코칭스태프들과 함께 했기에 많이 발전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며 당시 수원유스팀에서 보낸 시간이 유익했음을 밝혔다.

하지만 그에게 부상의 악령이 3학년 때 찾아왔다. 그는 이에 대해 "당시 큰 부상을 당했다. 왜 하필 지금인지 원망도 많이 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때의 아픔이 자양분이 되어 지금의 내가 있지 않나 싶다. 그때 당시의 기억이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앞으로도 평생 그때를 잊지 않고 자신을 성장시키는데 몰두하겠다" 라며 강인한 모습을 보였다.

매탄고등학교를 떠난 그는 신생팀이었던 고양FC U-18에 입단하게 되었다. 3학년 선수가 3명뿐인 다소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그는 무너지지 않았다.

"공부와 축구를 병행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동료들을 보았다. 이런 동료들의 모습이 절망에 빠져 있던 나에게 많은 동기부여가 되더라. 그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이때 동료들을 보면서 배운 좋은 습관들과 마음가짐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 같아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고양FC U-18 시절의 김영준이 득점을 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고양FC U-18 시절의 김영준이 득점을 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 김영준 제공

 
이후 상지대학교에서 평범한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던 그는 독립구단 TNT를 주목했다. 그는 "많은 선수들이 TNT를 거쳐간 것으로 안다 그중 한명인 박이영 선수는 나에게 우상과 같은 존재"라며 "도전을 멈추지 않으며 유럽무대에서 당당히 경쟁하고 있는 그의 스토리는 당시 힘들었던 나에게 큰 동기부여와 희망을 주었기에 TNT 입단 결심이 어렵지 않았다"고 TNT 입단 배경을 이야기했다. 

TNT의 생활이 전화위복이 됐다. 이후 그는 포천시민축구단에 입단하게 되었다. 입단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고 밝혔던 그는 "여기까지 오기가 정말 쉽지 않았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팀을 찾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았는데 여러 우여곡절 끝에 포천에 입단을 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비록 K4라는 무대가 상위리그에 비해 뒤쳐진다는 평가가 있지만 엄연히 팬들이 존재하는 리그다. 이런 그에게 K4라는 무대는 어떤 무대인지에 대해 물었다. "한국 축구 리그 중 레벨이 낮은 편에 속하지만 최근 강원FC B팀처럼 K리그1에서 파생된 팀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리그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팀에는 박형진, 정승용, 김종민 같은 K리그1 무대를 오랜 기간 누비고 온 선수들도 많다"며 "평소 존경하고 있었고 배울 점이 많았기에 지금의 환경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준은 K4 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김영준은 K4 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 포천시민축구단 제공

 
어렵게 팀을 구한만큼 포천이라는 구단과 팬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는 그는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이곳에 와서 팬들의 엄청난 성원을 받으니 감사하다는 마음이 든다. 프로생활의 첫 구단인 만큼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팬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경기력을 선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포천시민축구단의 조만근 감독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 궁금한 게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질문이 너무 많은데 귀찮은 기색 없이 세심하게 설명해 주신다. 정말 감사하다"며 "어려운 시기 손을 내밀어 주신 것도 너무 감사한데 이렇게 제 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시는 것에 큰 감동이 있었다. 앞으로도 매 경기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어 감독님을 기쁘게 해드리도록 하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고교 시절 부상 이후 모두가 그의 대학 진학을 힘들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이를 보란듯이 부상을 이겨내고 대학진학에 성공했다. 이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독립구단을 거쳐 K4리그에 입성한 그는 현재도 자신에게 찾아온 시련에 맞서 싸우고 새로운 운명을 개척하고 있다.

한국축구의 풀뿌리 중 하나인 K4리그엔 김영준과 같은 수 많은 선수들의 땀과 눈물이 아로새겨져 있다. 한국의 제이미 바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그의 꿈은 K3, K4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목표와도 같다. 과연 그의 이 목표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마지막으로 물었다.

"이전 동료들이 K리그1,2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볼 때마다 나도 한번쯤 상위리그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불평을 하고 비교를 하기 보다는 현재에 충실하다 보면 언젠가는 빛을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에도 반드시 포천과 함께 좋은 성과를 거둬 내 존재감을 이곳에 강하게 남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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