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규 포항의 에이스 송민규가 광주전에서 헤더 결승골을 넣은 이후 기쁨을 표출하고 있다.

▲ 송민규 포항의 에이스 송민규가 광주전에서 헤더 결승골을 넣은 이후 기쁨을 표출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벌써 올 시즌만 세 번째다. 강상우의 패스를 송민규가 마무리하는 득점 패턴은 포항의 확실한 공격 루트이자 승리 방정식으로 통하고 있다. 포항이 송민규-강상우 듀오를 앞세워 광주를 제압하고,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포항은 3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19라운드 홈 경기에서 광주에 1-0으로 승리했다.
 
7승 6무 5패로 승점 27을 기록한 포항은 5위를 유지했다. 4위 전북(승점 30)과의 승점차를 3점으로 좁혔다. 반면 최근 리그 7경기 연속 무승(1무 6패)에 그친 광주는 승점 14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포항 승리 책임진 1999년생 에이스 송민규
 
4-2-3-1을 들고 나온 포항은 팔라시오스를 원톱에 배치하고, 송민규-크베시치-임상협을 2선에 포진시켰다. 허리는 신진호-오범석, 포백은 강상우-권완규-이광준-신광훈, 골문은 강현무가 지켰다.
 
광주도 4-2-3-1이었다. 원톱 엄원상, 2선은 헤이스-김종우-김주공, 수비형 미드필더는 김원식-한희훈이 맡았다. 포백은 이으뜸-이한도-곽광선-이지훈, 골키퍼 장갑은 윤보상이 꼈다.
 
경기를 주도한 쪽은 포항이었다. 전반 10분 팔라시오스, 전반 12분 강상우의 슈팅이 전부 윤보상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20분 크베시치의 슈팅은 골문을 벗어났다.
 
광주는 공격 전개에서 답답함을 보였다. 포항 진영으로 전진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전반 28분 헤이스의 슈팅이 전부였다.
 
포항은 압박 강도와 공격 속도를 높이면서 광주 수비진을 흔들었다. 전반 39분 강상우가 날카로운 슈팅을 몇 차례 시도했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0-0으로 전반을 마친 포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팔라시오스, 오범석 대신 타쉬, 이수빈을 교체 투입한데 이어 후반 10분 크베시치를 빼고, 고영준을 넣으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후반에도 왼쪽 풀백 강상우의 오버래핑과 존재감이 확연히 드러났다. 후반 12분 타쉬의 패스를 받은 강상우의 슈팅은 골문을 살짝 빗겨나갔다.
 
광주에도 기회는 있었다. 후반 13분 교체 투입된 두현석의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손에 걸렸고, 반대편에서 김종우가 왼발로 골문을 조준했지만 아쉽게 높이 떠오르고 말았다.
 
포항은 후반 16분 왼쪽의 강상우, 송민규를 활용한 빠른 공격 전환을 통해 타쉬의 슈팅까지 엮어냈지만 옆그물을 때렸다.
 
포항은 세트피스에서 해법을 찾았다. 후반 43분 왼쪽에서 강상우가 올린 코너킥을 송민규가 타점 높은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포항은 후반 추가 시간 이희균이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었으나 키커로 나선 임상협의 킥이 윤보상 골키퍼에게 막혀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페널티킥 실축에도 불구하고 승패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송민규-강상우, 올 시즌만 3골 합작
 
이날 포항은 경기 전 포항 소속으로 100경기 이상을 뛰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별도의 행사 없이 은퇴했던 선수들을 초청해 'Re-Union Day : 2003 MEN OF STEEL 2019'이라는 이름의 합동 은퇴식을 열었다.
 
신화용, 황진성, 김태수, 김원일, 김재성, 박희철, 조찬호, 배슬기, 김대호, 김형일 등 10명이 초청돼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선배들의 응원을 받고 그라운드에 나선 포항은 광주전 승리로 보답했다. 이날 90분 동안 경기를 주도했지만 광주의 수비에 고전했다. 그나마 포항 공격의 활로를 연 것은 왼쪽 풀백 강상우였다. 과감한 오버래핑과 중앙으로 접어 놓은 뒤 오른발 중거리 슈팅 시도로 포항 공격을 이끌었다.

88분 동안 광주의 포문을 열지 못한 포항은 후반 43분 기어코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강상우의 발에서 시작된 코너킥을 송민규가 매듭지었다. 경기 내내 잠잠했던 송민규는 킬러 본능을 뽐내며 시즌 7호골을 신고했다. 이 중 5골이 헤더 득점이다.
 
특히 왼쪽 풀백 강상우와 왼쪽 윙어 송민규가 만들어내는 하모니는 포항이 자랑하는 최고의 공격 라인이다. 올 시즌 둘이서 만들어낸 득점만 무려 세 차례. 울산과의 4라운드, 서울과의 9라운드에 이어 이번 광주전에서도 강상우가 올리고, 송민규가 머리로 골을 터뜨리는 그림을 재현했다.
 
포항은 지난 시즌 공격을 이끌었던 외국인 4인방 일오팔팔 라인(일류첸코, 오닐, 팔라시오스, 팔류첸코)의 해체로 올 시즌 고민이 많았다.

팔라시오스만 팀에 잔류한 가운데 타쉬, 크베시치 등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의 적응이 늦어지면서 1999년생의 어린 송민규가 많은 짐을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지난 시즌 K리그 영플레이어 상을 수상한 송민규는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사로 나서며 포항의 에이스임을 입증하고 있다.
 
송민규와 강상우 모두 다음달 초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 출전할 한국 A대표팀에 승선했다. 두 선수 모두 생애 첫 A대표팀 발탁이다. K리그에서 보여준 활약상에 힘입어 파울루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포항은 지난 22일 울산과의 '동해안 더비'에서 0-1로 패하며 8경기 연속 무패(4승 4무) 행진을 멈춰야만 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광주전에서 승리하며, 분위기를 추스른 것은 긍정적인 요소다.
 
하나원큐 K리그1 2021 19라운드 (2021년 5월 30일, 포항스틸야드)
포항 1 - 송민규 88'
광주 0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송민규 포항 K리그 강상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