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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화면
 "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화면
ⓒ 이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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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전시 중지 사태를 겪었던 '평화의 소녀상'이 오는 7월 6일 나고야에서 시민들의 손으로 관객들 앞에 다시 서게 된다.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트리엔날레')'에서 '평화의 소녀상' 은 가와무라 나고야 시장의 "일본인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 발언을 계기로 우익들의 협박전화와 방해를 받아 개막 3일만에 전시가 중단된 바 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시민들은 중지가 결정된 날부터 전시의 즉각적인 재개를 요구하는 집회와 피케팅을 하루도 쉬지 않고 이어갔다.   시민들은 '트리엔날레'에서의 전시가 불완전한 형태로 끝난 직후부터 자신들의 손으로 만드는 전시회를 계속 모색해 왔다. 처음에는 '트리엔날레' 개막 1년이 되는 지난해 2020년 8월에 전시회를 준비를 했지만, 갑작스런 코로나19의 확산과 전시장 확보의 벽에 부딪쳐 1년을 미루다가 이번 7월에 전시를 하게 된 것이다.

전시회의 주최자인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를 잇는 아이치의 모임(아래 아이치의 모임)'은 지난 5월 18일 아이치 현청 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개최를 공식발표했다.

이번 전시회는 7월 6일부터 11일까지 6일간 나고야의 중심가 사카에에 있는 '시민 갤러리 <사카에>'에서 진행된다. 전시 작품은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 '트리엔날레' 당시 우익들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던 '원근을 감싸안고 파트Ⅱ', 중국과 아시아의 위안부 피해자를 촬영하고 취재해 온 안세홍 작가의 '겹겹-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위안부 피해자'이다. 이들 작품과 별도의 전시실에서는 '부자유전' 전시 중지에서부터 가와무라 나고야시장 낙선운동까지, 지난 2년간 시민들이 표현의 자유를 지키고 역사수정주의에 맞서 싸워 온 '시민의 기록'도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이들은 전시회 취지문을 통해 지금도 "표현의 자유, 볼 권리 그리고 역사가 강탈당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들은 작품을 직접 대하고 느끼는 것을 소중히 할 것이고, 그것을 위해 '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아이치의 모임'의 구노 아야코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가와무라 시장이 공금으로는 안된다고 했는데, 이번 전시회는 순수한 시민의 힘으로 열리는 만큼 많은 시민들이 전시장을 방문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가와무라 시장을 비롯한 우익들도 이번에는 그들이 말하는 방해의 명분이 없음을 강조했다.
 
'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발표 기자회견
 "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발표 기자회견
ⓒ 이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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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여곡절 끝에 확보한 전시장

다카하시 '아이치의 모임' 사무국장은 이번 전시회의 장소를 결정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밝혔다. '아이치의 모임'은 애초에 '트리엔날레'가 열렸던 아이치예술문화센터에서 전시회를 가지려고 했다. 하지만, 아이치예술문화센터 측에서 예상치 못한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사설 경비를 둘 것을 요구하고 그에 따른 경비가 너무나 터무니 없어 결국 협상은 결렬되고 다른 장소를 찾게 되었다.

이번 전시회의 장소인 '시민갤러리 <사카에>'도 처음에는 비슷한 요구를 하거나, 전시 일정의 축소, 변경 등을 요구했으나 시민들의 끈질긴 협상과 설득, 그리고 변호사들의 법적 조언을 통해 최종적으로 장소를 확보하게 되었다. 구체적인 문제가 발생하기도 전에, 우익들이 방해하고 소동을 일으킬 것을 예견하고 전시장 측이 스스로 위축되는 것이다.

'부자유전' 전시 중지 사태는 당시에도 일본 사회뿐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많은 관심을 일으켰고, 많은 비판과 지적을 받았지만,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 현실인 것이다. 게다가 당시 우익들의 공격의 발단이 된 가와무라 시장은 시민들의 낙선운동과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나고야시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다시 희망을 찾아서

시민들의 싸움은 이어지고 있지만, 현실은 전망은 여전히 암울하고 우울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러기에 더더욱 이번 전시회가 갖는 의미는 크다고 할 것이다. 이번 전시회가 일본 사회에 역사인식의 문제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되기를, 그리고 일본 사회가 과거의 잘못된 역사에 진심으로 갖고 마주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전시는 시민들의 손으로 준비되는 만큼, 이에 대한 재정적 도움도 절실하다. '아이치의 모임'은 후원금 모금의 일환으로 지난 28일 '크라우드 펀딩'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일본 외 지역에서도 참여가 가능하다. 관심있는 분들의 참여와 응원을 기대한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https://readyfor.jp/projects/60614/announcements/170049)
  
2019년 당시 전시 중지 이후 아이치현을 항의 방문하고 전시 재개를 요청하는 시민들.
 2019년 당시 전시 중지 이후 아이치현을 항의 방문하고 전시 재개를 요청하는 시민들.
ⓒ "표현의 부자유전, 그후"를 잇는 아이치의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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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의 많고 적음이나 날씨에 상관없이 매일 시민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 전시장 앞에서의 전시 재개 요구 피케팅 인원의 많고 적음이나 날씨에 상관없이 매일 시민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 "표현의 부자유전, 그후"를 잇는 아이치의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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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 그 후전, #평화의 소녀상, #위안부 문제, #일본 나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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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고야의 장애인 인형극단 '종이풍선(紙風船)'에서 일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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