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LG는 정찬헌의 호투(6이닝 2K 3피안타)를 앞세워 롯데의 타선을 단단히 묶었고, LG의 타선 또한 폭발하며 8-1로 대승을 거뒀다.
 
반면 롯데는 이날 투타 모두 부진했는데, 특히 선발 투수 프랑코의 피칭이 아쉬웠다. 프랑코는 4.2이닝 동안 5피안타 4자책 5볼넷 3K를 기록하며 LG 타자들에게 완전히 제압됐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1회 초 선두 타자 홍창기를 볼넷으로 출루시키긴 했지만, 2, 3, 4번 타자를 모두 처리하며 깔끔한 스타트를 끊었다. 2회에는 안타와 실책이 겹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내 집중력을 되찾아 1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 4회까지는 피안타 없이 LG 타자들을 침묵시켰다.
 
그러나 5회 들어 무너지기 시작했다. 선두 타자 홍창기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후속 타자들에게 2개의 안타, 1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3점을 내줬다. 결국 프랑코는 5이닝도 채 소화하지 못하고 김도규와 교체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프랑코의 직구는 최고 154km가 나올 만큼 빨랐다. 그러나 제구가 굉장히 불안했고, 확실한 결정구가 없어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 당했다. 결국 선발 투수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강판 당하며 팀 패배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롯데는 이날의 패배로 4연패 수렁에 빠지게 됐다.
 
 흔들리는 파이어볼러 프랑코

흔들리는 파이어볼러 프랑코 ⓒ 롯데 자이언츠

 
흔들리는 파이어볼러 프랑코
 
올 시즌 프랑코는 9경기에 등판해 2승 3패 5.4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규정이닝을 채운 25명의 투수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피OPS는 0.788로 삼성의 백정현(0.80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닝 당 출루 허용률을 나타내는 지표인 WHIP 또한 1.52로 굉장히 높은 축에 속한다.
 
무엇보다 이닝 소화 능력이 아쉽다. 올 시즌 프랑코가 경기당 소화한 평균 이닝은 4.7이닝에 불과하며, 이는 정규 이닝을 채운 25명의 투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선발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인 이닝 이팅 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투구 수 관리가 되지 않는 것이 원인이다. 프랑코의 이닝당 투구 수는 무려 19.1개에 달한다. 마이너리그에서 10년간 1004이닝을 던지며 뽐냈던 이닝 이터로서의 면모도 현재는 찾아볼 수 없다.
 
불안한 제구가 그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올 시즌 프랑코의 BB/9(9이닝 당 볼넷 허용 수)의 비율은 4.85로 리그 4위에 해당한다. K/BB(탈삼진/볼넷)의 비율 또한 1.30으로 굉장히 낮다.
 
프랑코의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기복이 심하다는 점이다. 프랑코가 등판할 때마다 투구 내용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바로 직전 등판인 지난 21일에는 6이닝 5피안타 1볼넷 3K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승리를 거뒀다. 문제는 매 경기 이런 투구를 펼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올 시즌 프랑코는 4번이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5이닝을 책임지지 못한 적도 네 차례나 된다. 그만큼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여주며 흔들리고 있다.
 
선발 등판 시에 타자들이 침묵하는 것도 아니다. 올 시즌 프랑코가 지원받은 평균 득점은 6.96으로 리그에서도 굉장히 높은 수치다. 그러나 타자들의 방망이에 보답하지 못하는 투구 내용을 보여주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프랑코의 부진으로 롯데의 고민이 깊어져가고 있다.

프랑코의 부진으로 롯데의 고민이 깊어져가고 있다. ⓒ 롯데 자이언츠

 
깊어져 가는 롯데의 고민
 
2020시즌이 끝나고 롯데는 샘슨의 대체 용병으로 총액 50만 달러에 프랑코를 영입했다. 메이저리그의 경험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마이너리그에서 10년 동안 45승 59패 4.5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이러한 프랑코는 많은 기대를 받으며 KBO리그에 입성했다. 실제로 시즌 전 연습경기에서 최고 158km에 달하는 직구를 구사하며 자신의 진가를 뽐내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시즌에 돌입해서는 흔들리고 있다. 올 시즌 롯데 선발진은 굉장히 불안하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롯데 선발진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1.16으로 리그 최하위다. 평균자책점 또한 5.49(10위)로 굉장히 높은 편이다. 특히 선발 투수들의 평균 이닝도 4.8이닝에 불과해 불펜진에게 많은 부담을 가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코의 부진으로 인해 선발진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프랑코를 대체할 외국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새로운 용병을 영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로서는 프랑코의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10위에 머물러 있는 롯데는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처지다. 롯데의 고민이 깊어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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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gur145145@naver.com
롯데 자이언츠 프랑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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