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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미얀마학생연합 소속 학생들이 진행한 ‘미얀마의 봄’ 문화제 활동 모습
 재한미얀마학생연합 소속 학생들이 진행한 ‘미얀마의 봄’ 문화제 활동 모습
ⓒ 재한미얀마학생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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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민주화 염원은 특별한 사람이 아닌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외치며 싸우고 있어요."

라야씨(가명)는 4년 전 미얀마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20대 학생이다. 지금은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서 노동자로 일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과의 인연은 미얀마에 있을 때 대학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며 시작되었다. 개방화 물결 속에서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 기업들이 미얀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전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그 변화의 물결 한가운데 서 있었던 그녀는 그때도 지금도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한국어 공부를 하고 나서 미얀마 있는 한국 회사에서 1년 정도 일하면서 욕심이 생겼어요. 나중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방향이 아니라 한국 기업에서 일을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한국 회사 생활 경험해보려고 전공도 경영학과 선택해서 한국에 유학 오게 되었어요. 한국학과를 전공했기 때문에 운 좋게 장학금도 지원받고 오게 되었어요."

평범했던 그녀의 삶에 변화가 시작된 것은 지난 2월 1일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후부터이다. 군부 쿠데타 이후, 5월 23일 기준 7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숨졌고 체포자 수도 2700여 명이 넘어간다. 미얀마에 있는 시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떠나있던 미얀마 사람들도 고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군부의 만행을 그냥 지켜볼 수만 없었다.

라야씨도 한국에 있는 미얀마 유학생들과 함께 지금의 이 사태를 알려낼 수 있는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재한미얀마학생연합회를 결성하여 미얀마 상황을 한국에 알리고 국제적 연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문화제, 단체 헌혈 행사, 인터뷰 등을 하면서 한국과 전 세계에 알리고자 활동하고 있다.

라야씨는 현재 '미얀마의 봄'(https://www.facebook.com/mmspringkorea/)이라는 모임에서 주로 문화제 기획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도 하고 있어서 여러 가지로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보겠다 한다.

M-Z세대 저항의 길에 서다
 
재한미얀마학생연합회와 경기도의회가 미얀마 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정담회 개최
 재한미얀마학생연합회와 경기도의회가 미얀마 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정담회 개최
ⓒ 재한미얀마학생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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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쿠데타는 평범한 사람들을 '투사'로 만들었다. 미얀마의 많은 시민들이 민주화 투쟁에 함께 하지만 라야씨를 포함해서 특히 M-Z세대(밀레니얼 Z세대)라 불리는 젊은 세대가 저항의 길에 서 있다. 1990년대생들이 군부와의 싸움 '최전선'에 있다는 사실은 사망자 통계로도 확인된다.

유엔의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 톰 앤드루스는 3월 11일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사망자는 최소 70명(당시까지의 추정)이며 그중 절반이 이상이 25세 이하였다"고 밝혔다. 미얀마의 젊은 세대가 민주화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M-Z세대가 현재 어떻게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지 궁금했다.

"우리는 과거 세대와는 달라요. 개방화되는 환경에서 배우고 자랐어요. 기성세대는 독재자 시대부터 살았기 때문에 독재자에게 익숙해진 것도 있고, 과거 8888항쟁과 샤프란 항쟁(2007년)을 경험한 과정에서 두려움도 존재하죠.

아웅 산 수 치 정권이 들어서고 개방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지식도 배우고 해외 나가 공부도 하고 삶에 대한 열정도 높은 편이에요. 특히 어려서부터 인터넷을 자연스럽게 접하다 보니 IT(정보기술)에 익숙함을 느끼고, 전반적인 생활에 있어서 스마트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어요. 이번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도 그런 점에서 활약을 했다고 봐요.


현재 군부가 전화나 인터넷을 차단하고 있어요. 그래서 활동도 많이 위축되고 있고 미얀마에 사는 가족 소식도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려워요. 가족과 연락이 안 될 경우 많이 불안하고 걱정돼요. 하지만 군부도 은행 등 큰 기관의 인터넷을 끊을 수 없으니 사람들이 그 근처에 가서 미리 찍어놓은 동영상을 올리거나 소셜미디어에 접속해서 소통하고 지금의 상황을 알리고 있어요."

미얀마의 봄은 반드시 올 것이다
 
완이화의 '미얀마의 봄'
 완이화의 "미얀마의 봄"
ⓒ 풀피리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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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유학생들이 미얀마 상황이 불안정하니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해있어요. 저는 그나마 한국에서 일하고 있지만 다른 유학생들은 본국에서 학비나 생활비를 송금해 주어야 생활이 가능해요. 미얀마 경제상황도 안 좋고 은행도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송금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요. 한국에서 돈을 벌고 싶어도 예전만큼 알바를 구하기도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유학 온 친구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어하고 있어요. 하지만 명확한 것은, 그렇다고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거예요."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하는 그녀와 미얀마 시민들에게 우리는 어떤 만남과 손길을 건네야 할까? 라야씨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그리고 미얀마의 상황을 보면서 5.18 광주민주항쟁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민주주의를 외쳤던 평범한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끌려가서 고문당하고 여성들은 성폭력으로 씻을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분들도 멀리 있는 미얀마의 안녕과 평화를 기도하고 함께 곁에 서 있는 것이 아닐까?

얼마 전 한국에서 활동 중인 미얀마 출신 가수 완이화(14)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미얀마를 위한 '미얀마의 봄'이라는 헌정곡을 발표했다. 미얀마의 봄은 반드시 올 것이라 믿으며 우리의 세 손가락이 민주주의 봄날을 함께 만들어 갈 것이다.

'미얀마의 봄'(완이화)
세 손가락 꽃 되어
피어나라 미얀마
Everything will be Okey(모든 것이 잘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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