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대표팀 황금세대를 거느린 벨기에가 이번 유로 2020에서 사상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린다.

▲ 벨기에 대표팀 황금세대를 거느린 벨기에가 이번 유로 2020에서 사상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린다. ⓒ 벨기에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쳐

 
붉은 악마. 벨기에 축구 대표팀의 별칭으로 알려져있지만 최근 벨기에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골든 제네레이션'으로 바뀌었다. 벨기에 축구 역사상 역대급 자원들이 이토록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진 적은 처음이다. 벨기에는 1년이 넘도록 FIFA랭킹 1위를 유지하며 최고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화수분처럼 쏟아진 인재, 벨기에 축구 역사상 최고 황금기

벨기에 축구의 첫 번째 전성기는 유로 1980 준우승과 1986 멕시코 월드컵 4강이다. 이후 벨기에는 메이저대회 본선에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며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2002 한일월드컵 이후부터 암흑기가 도래했다. 유로 2004, 유로 2008, 유로 2012, 2006 독일월드컵,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모두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위기감을 느낀 벨기에 축구협회는 2000년대 초반 유망주 발굴을 위한 10년 정책을 시행하며 우수한 인재을 키워내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티보 쿠르투아, 사이몽 미뇰레, 토비 알더베이럴트, 토마스 베르마엘렌, 뱅상 콤파니, 얀 베르통언, 안토니 반덴 보레, 악셀 비첼, 케빈 데 브라위너, 마루앙 펠라이니, 에덴 아자르, 드리스 메르턴스, 스티븐 데푸어, 무사 뎀벨레, 아드난 야누자이, 나세르 샤들리, 로멜루 루카쿠, 디보크 오리기 등 우수한 인재들이 화수분처럼 등장했다.
 
비교적 앞세대에 속하는 콤파니, 반덴보레, 펠라이니, 데푸어, 뎀벨레 등은 최근 대표팀과 멀어졌지만 후발 주자인 토마 뫼니에, 토르강 아자르, 유리 틸레망스, 레안더 덴동커, 미시 바추아이, 야닉 페레이라 카라스코, 티모시 카스타뉴, 제레미 도쿠, 데드릭 보야타, 제이슨 데나이어가 등장하며 벨기에의 황금세대를 이루고 있다.

5개 대회 연속 메이저대회 탈락의 고배를 마신 벨기에는 마르크 빌모츠 감독 체제 아래 2014 브라질월드컵 8강, 유로 2016 8강에 올랐지만 기대치에 모자라는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화려한 선수진에도 불구하고 정작 조직력에서 문제점을 노출한 것이다.
 
결국 벨기에 축구협회는 빌모츠와 작별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스페인 출신의 로베르토 마르티네스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우선 마르티네스 감독은 기존의 포백을 버리고, 스리백 전술로 탈바꿈하며 벨기에의 장점인 공격력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했다. 좌우 윙백의 비대칭화도 전술적인 포인트 중 하나로써 오른쪽은 본 포지션인 윙백을 기용하고, 왼쪽에는 윙 포워드를 한 칸 내려 공격 지향적인 전술을 구사한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벨기에를 4강으로 이끌며, 32년 만에 최고 성적을 거뒀다. 

공격력은 합격, 노쇠한 수비력은 보완해야할 과제
 
월드컵 직후 곧바로 열린 2018-19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는 다소 부진했다. 스위스와의 최종전에서 2-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5로 역전패를 당하며 충격을 선사했다. 수비 집중력 부족이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다.

4강 진출 실패를 이유로 마르티네스 감독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지만 2019년 한 해 동안 열린 유로 2020 예선에서 10전 전승으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며 다시금 정상궤도로 진입했다. 특히 10경기 동안 무려 40골을 폭발시켜 가공할만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벨기에의 상승세는 꾸준하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열린 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잉글랜드, 아이슬란드, 덴마크와 한 조에 속해 5승 1패로 조 1위를 기록, 6경기에서 15득점을 쏟아부으며 4강 토너먼트에 올랐다(4강 토너먼트는 오는 10월 재개 예정).

지난 3월 벌어진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지역예선 웨일스, 체코, 벨라루스와의 3연전에서도 2승 1무로 강력한 포스를 뿜어낸 바 있다. 

벨기에는 이번 유로 2020에서 덴마크, 핀란드, 러시아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최근 유로 예선과 네이션스리그에서 각각 덴마크, 러시아에 2전 전승을 거둔 바 있어 무난한 16강 진출이 예상된다.

마르티네스 감독 부임 후 벨기에는 42승 8무 4패의 성적을 거두며, FIFA랭킹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동안 마르티네스 감독은 3-4-3 포메이션에서 에덴 아자르-로멜루 루카쿠-드리스 메르턴스로 구성된 스리톱을 가동한 바 있다. 

지난 2년 동안 잦은 부상으로 신음한 아자르의 결장으로 불가피하게 플랜B를 가동했는데, 메르턴스를 왼쪽으로 돌리고, 오른쪽에 케빈 데 브라위너를 포진시킨 조합은 막강한 위력을 발휘했다. 데 브라위너는 마르티네스 감독 체제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뛰느라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하지 못했지만 아자르의 부상 이탈 이후 프리롤 역할을 부여받으며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원톱 루카쿠도 월드컵 이후 눈에 띄게 성장했다. 수비수를 등지면서 공을 지켜내거나 빠른 주력을 이용한 돌파로 공격의 활로를 열고 있으며,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도 뛰어나다. 

최근 아자르가 이번 유로 2020 최종 명단에 다시 승선함에 따라 데 브라위너는 원래 위치로 회귀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데 브라위너의 중앙 미드필더 파트너로 악셀 비첼 혹은 유리 틸레망스가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벨기에의 최대 고민은 스리백에 있다. 제이슨 데나이어가 스리백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3좌우 스토퍼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더베이럴트의 노쇠화가 뚜렷하다. 아무래도 마르티네스 감독의 전술이 워낙 공격 지향적이라 수비진들의 부담이 크게 가중될 수밖에 없다. 국가대항전과 같은 단기 토너먼트에서는 수비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주축 수비수들의 나이가 이미 30줄을 넘은데다 팀 내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아자르, 데 브라위너, 루카쿠 등도 30대 언저리에 걸쳐있다. 역대급 스쿼드를 구축한 벨기에로선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기회는 실질적으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벨기에의 홤금세대가 유로 2020 우승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벨기에 2018 월드컵 이후 A매치 결과
4-0승 스코틀랜드(A) - 친선경기 (2018/09/08)
3-0승 아이슬란드(A) - 2018/19 UEFA 네이션스리그 1차전 (2018/09/12)
2-1승 스위스(H) - 2018/19 UEFA 네이션스리그 2차전 (2018/10/13)
1-1무 네덜란드(H) - 친선경기 (2018/10/17)
2-0승 아이슬란드(H) - 2018/19 UEFA 네이션스리그 3차전 (2018/11/16)
2-5패 스위스(A) - 2018/19 UEFA 네이션스리그 4차전 (2018/11/19)

3-1승 몰도바(H) - 유로2020 예선 1차전 (2019/03/22)
2-0승 키프러스(A) - 유로2020 예선 2차전 (2019/03/25)
3-0승 카자흐스탄(H) - 유로2020 예선 3차전 (2019/06/09)
3-0승 스코틀랜드(H) - 유로2020 예선 4차전 (2019/06/12)
4-0승 산마리노(A) - 유로2020 예선 5차전 (2019/09/07)
4-0승 스코틀랜드(A) - 유로2020 예선 6차전 (2019/09/10)
9-0승 산마리노(H) - 유로2020 예선 7차전 (2019/10/11)
2-0승 카자흐스탄(A) - 유로2020 예선 8차전 (2019/10/15)
4-1승 러시아(A) - 유로2020 예선 9차전 (2019/11/17)
6-1승 키프러스(H) - 유로2020 예선 10차전 (2019/11/20)

2-0승 덴마크(A) - 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 1차전 (2020/09/06)
5-1승 아이슬란드(H) - 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 2차전 (2020/09/09)
1-1무 코트디부아르(H) - 친선경기 (2020/10/09)
1-2패 잉글랜드(A) - 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 3차전 (2020/10/12)
2-1승 아이슬란드(A) - 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 4차전 (2020/10/15)
2-1승 스위스(H) - 친선경기 (2020/11/12)
2-0승 잉글랜드(H) - 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 5차전 (2020/11/16)
4-2승 덴마크(H) - 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 6차전 (2020/11/19)

3-1승 웨일스(H) - 2022 카타르월드컵 유럽예선 1차전 (2021/03/25)
1-1무 체코(A) - 2022 카타르월드컵 유럽예선 2차전 (2021/03/28)
8-0승 벨라루스(H) - 2022 카타르월드컵 유럽예선 3차전 (2021/04/01)

▷벨기에 유로 2020 경기일정
vs 러시아 (2021/06/13)
vs 덴마크 (2021/06/18)
vs 핀란드 (202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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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황금세대 아자르 데브라위너 유로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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