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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한 보수성향 정치인 지지밴드에 올라온 가짜뉴스 게시물.
 울산지역 한 보수성향 정치인 지지밴드에 올라온 가짜뉴스 게시물.
ⓒ 네이버 밴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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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출마를 준비 중인 울산 지역 정치인의 지지자 네이버 밴드(BAND)에서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가짜뉴스'가 유포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25일 지역 유력 정치인 중 한 명인 A씨의 지지자 밴드에는 '호주 언론의 발표'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A씨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로 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호주언론이) '한국은 철지난 이념전쟁 때문에 1년에 약 300조 정도가 새어서 없어진다'고 했는데 대표적 누수지가 5.18 유공자다. 이것은 왜 건드리지도 못할까?"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한 이 게시물에는 "연평해전 보상액 3천1백~6천5백, 수학여행중 사망한 사람 8억5천~12억5천, 억장이 무너집니다" "5.18 유공자들이 가산점을 받아 대한민국을 점령했다" 등의 내용이 적시돼 있다.

이는 5.18 유공자와 세월호 참사 피해자·유가족들을 의도적으로 비하하기 위한 '가짜뉴스'다. 확인 결과, 2017년께부터 페이스북 커뮤니티나 트위터 등에 게재된 글과 같았다. 과거 소셜미디어에 회자됐던 글을 퍼온 것. 밴드 관리자 측은 별도의 제재를 하지 않는 모양새다. 

"나라 위해 읽으시고 전파"... "좋은 글 감사합니다"라니

문제는 가짜뉴스의 확산 가능성과 지역감정 조장 우려다.

최근 울산 지역에선 내년 시장 선거를 목표로 정치인들이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지역 정치인들은 자신의 지지자 밴드에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시민을 초대하기 위해 분주하다. 이들 정치인의 지지자 밴드 가입 회원수는 적게는 2000명에서 많게는 6000명에 이른다. 

A씨 지지자 밴드에 올라온 글 말미에는 "나라를 위해 읽으시고 10인께 전파하기 바란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게시물을 본 A씨 지지자 밴드 회원들은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주위분들 초대 부탁드립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누구 책임인가요?" "이 나라 갈아 엎어야지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지지자 밴드 속 가짜뉴스 게시물에 일각에선 "이런 게시물이 대다수 회원들을 호도한다"는 지적과 함께 "촛불정국 후 뒤바뀐 지역 분위기가 도로 과거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울산에서는 2018년 지방선거 이전엔 보수정당이 지방정부를 석권해왔다. 당시엔 지역감정을 조장하거나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발언이 자주 나오기도 했다(관련 기사 : '빨갱이' 보다 무서운 전라도? 왜 이렇게 됐나).

참고로, 지난 2015년 김홍두 당시 고양시의원은 5.18을 왜곡하고 세월호 참사자를 힐난하는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야당 의원들에게 보내 논란이 일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같은 해 11월 김 전 의원은 광주를 찾아 5.18묘지를 참배한 뒤 5.18 단체를 만나 공식 사과했다. 당시 김 전 의원이 공유했던 메시지도 A씨 지지자 밴드에 게시된 내용과 거의 비슷하다. 

한편, 내년 울산광역시장 선거에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국민의힘 측 후보는 5선 국회의원 출신인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박맹우 전 울산시장, 김두겸 전 울산남구청장 등이다.

태그:#울산, #가짜뉴스, #지역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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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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