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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병원 신생아실 모습(자료사진).
 서울의 한 병원 신생아실 모습(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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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정부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며 만 1세 미만 자녀를 둔 부모가 3개월씩 육아휴직을 할 경우 양쪽에 최대 월 300만 원씩 휴직급여를 주는 정책을 2025년까지 실현하겠다고 발표했다. 남성의 육아휴직을 확산시켜 여성의 육아부담을 해소하고, 출생률도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월 300만 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 방침은 '최대치'다. 실제로는 더 적은 육아휴직급여를 받는 가정이 대부분이다. 많은 가정들이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어려운 이유로 '소득' 문제를 꼽고, 특히 남성들이 아이가 태어난 해에 육아휴직을 쓰는 비율이 2019년 1.8%에 그친 한국의 현실에 비춰보면 육아휴직급여의 소득대체율 향상은 양육환경 개선을 위한 필수요소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은 이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고용노동부로부터 육아휴직자의 월평균 소득과 육아휴직급여액 자료를 받아 분석해 봤다. 그가 24일 보도자료로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의 월평균 소득은 348만 원, 월평균 육아휴직급여는 102만 5000원으로 육아휴직급여가 소득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3인 가구 기준 긴급복지 생계지원금인 103만 5000원보다도 적은 금액이었다.

게다가 육아휴직급여는 실제 소득보다 낮게 추산되는 통상임금을 기준으로(초반 3개월은 80%, 이후부터는 50%), 총 금액의 75%만 지급되며 나머지 25%는 복직 후에 돌려받는다. 박 의원은 "실제 육아휴직급여 지급액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문가들의 지적이 사실로 나타났다"며 "일하는 부모들이 걱정하지 않고 육아휴직을 사용하도록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어 "일시적 지원금 확대가 아닌 지속가능한 제도가 필요하다"며 "육아휴직의 소득대체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형 육아보험법'을 대표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24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육아보험에 관한 생각을 좀더 설명했다.

"이만큼 받으면서 육아휴직 써라? 당사자들 참담하게 만든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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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아휴직급여의 소득대체율을 높이겠다며 '한국형 육아보험' 입법을 예고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19·20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등 꾸준히) 얘기했다. 저는 '양극화를 해소하지 않으면 저출생의 근본해법이 없다'는 인식을 일관되게 갖고 있다. 사실 출생 문제는 가치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경제 문제가 굉장히 크다. 보육이나 교육, 주거문제 등이 여러 가지가 다 연관됐다. 그러다 보니 육아휴직 이용률이 여전히 매우 낮다. 소득대체율이 극히 낮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제출 자료를 분석해보니 육아휴직 사용자의 2020년 월평균 소득은 348만 원인데, 월평균 육아휴직급여는 102만5000원으로 소득대체율이 29.5%에 그쳤다. 육아휴직 초반 3개월에는 그나마 통상임금의 80%를 주지만 월 150만 원을 못 넘는다. 그만큼 받으면서 (양육자 중) 누구 한 명이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를 하라는 건... 당사자들을 행복하게 할 수 없는, 어떻게 보면 대단히 참담하게 만드는 일이다."

- 육아보험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가.

"고용보험체계를 원용하려고 한다. 현재 고용보험은 당사자와 사업주가 절반씩 부담하고 있는데 육아보험도 그런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다만 제가 '이제는 아이를 나라가 키워야 한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초기에 (제도가) 정착할 때까지는 국가가 보험료를 분담하되 점점 그 비율을 줄여나가도록 설계하고 있다. 구체적인 (분담) 비율 등은 앞으로 세부 논의를 더 해봐야 한다."

- 저도 몇 년 전 육아휴직 당시 월 60~70만 원을 받았다. 아까 말한 통계를 봐도 소득대체율이 30% 수준인데, 어느 정도까지 상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나.

"그것도 더 논의해야 한다. 다만 소득대체율의 경우 여태까지는 통상임금(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받는 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해왔는데, 저희는 평균임금(최근 3개월 동안 실제로 받은 임금의 평균)을 기본목표로 설정할 생각이다. 좀더 금액이 실질적일 수 있도록. 그런 것들을 좀더 연구해서 구체화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와 엄마·아빠 모두 행복해야... 육아보험, 굉장히 도움될 것"

- 민주당의 대선 공약으로 논의될 가능성은?

"그것도 좋은 얘기다. 저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아직 당에 (의제화를 위한) 공식 요구를 한 상황은 아니지만, 어차피 당이 힘을 합쳐야 하는 사안이다."

- 그럼 육아보험의 기대효과는 저출생 극복이라고 이해하면 될까.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나 엄마나 행복한 환경을 만드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 아이도 엄마랑 어렸을 때 같이 지내면서 성장하는 것을 가장 행복해 하지 않나. 엄마도 마찬가지다. (출근을 위해) 매일 아침에 아이를 떼어놓고 나올 때 가슴 아프고. 국민들이 이런 환경 속에 놓여 있다는 게... 저는 이 문제가 안타깝다."

- 낮은 육아휴직급여는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쓸 때도 걸림돌이긴 하다.

"당연하다. 저는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하려고 할 때에도 육아보험이 굉장히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태그:#육아휴직, #육아보험, #박광온, #저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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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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