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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https://blog.naver.com/gabjil119)는 우분투비정규센터와 공동 기획으로 '내가 만난 진상고객-콜센터 상담사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하청·파견노동자로 고용이 불안하고 경력과 상관없이 여전히 최저임금 노동자이지만, 콜센터 상담사들은 늘 밝은 목소리로 고객을 만납니다. 기관과 기업을 대표해 최전선에서 최선을 다해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안내하고 문제와 요구를 해결하려 애씁니다. 그래서 때로는 기관과 기업의 방패막이로 온갖 감정노동을 수행해야 합니다. 잠시 헤드셋을 내려놓고 자동콜 시스템 부스 밖으로 나온 상담사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인터뷰와 기록은 2016년 <기록되지 않은 노동>을 발간해 비정규·비공식 여성 노동자의 이야기를 알린 여성노동자글쓰기모임에서 맡았습니다. 인터뷰에는 직장갑질119 스태프가 함께했습니다. 이 기획과 기록은 사무금융 우분투 재단에서 지원받았습니다. [편집자말]
 재택근무를 하는 콜센터노동자. 이들이 재택근무를 하게되면 괜찮을거라 생각했지만,  집에서 돌봄노동을 하느라 제대로 실적을 채우지 못해 임금이 줄어들엇고, 실상 회사는 어떤 지원도 하지 않았으며, 교통비, 식대와 같은 비용도 모조리 제외됐다.
 콜센터 노동자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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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40대에 접어든 주연(가명)씨는 17년 정도 콜센터 상담사로 일해 왔다. 딱히 특정한 기술이나 높은 학력을 요구하지도 않고 육체노동이 필요하지도 않았기에 체력이 약한 주연씨가 사회로 첫발을 내딛으며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직업이었다.

'그냥 전화 받는 거다' 정도의 사전 지식만 가지고 들어간 첫 직장은 택배 회사였는데, 당시 흔치 않았던 일일택배를 하던 곳이라 매일 앉아서 "너희가 더 비싸도 내가 일부러 빨리 보내려고 신청했는데 왜 안 오냐, 늦다, 언제 오냐"라고 다그치는 고객의 욕을 듣는 게 업무의 대부분이었다. '그냥 전화만 받는'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고객과 잘 소통하기 위한 기술과 요령이 필요했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다스릴 방법도 찾아야 했다. 그래야 지속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후 여러 회사 고객센터를 거치다 같이 일하는 사람 때문에 힘들어서 혹은 콜센터가 없어지기도 해서 직종을 바꿔 헬스클럽 접수처에서도 일해 보고 편의점 알바도 해 봤지만, 돈도 너무 적고 오티(OT, 시간외근무) 수당도 제대로 쳐 주지 않아 다시 콜센터 상담사로 돌아왔다.

예전보다 나아졌다지만

20대 후반부터 주연씨는 늘 두세 군데 콜센터에서 일을 해 왔다. 한번은 네다섯 군데에서 동시에 일한 적도 있었다. 짧게 파트타임 형태로 일하는 게 시급도 높은 편이고, 집안에 경제적 도움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평일 주간, 평일 야간, 주말을 나눠 세 군데 콜센터에서 일하는데, 예전에 비하면 상담사 일이 많이 편해졌다고 한다. 물론 회사마다 다르고 개인 차이도 있겠으나 주연씨가 느끼기엔 그렇다고.

"(배달업체에서 일하는데) 여기는 주로 채팅 상담을 하고 필요하면 전화를 해요. 근데 채팅이 너무 좋아요. 왜냐면 막 성질이 나도 소리를 못 지르잖아요. 예를 들어 배달이 안 왔다고 성질이 났잖아요. 만약 전화 통화였으면 야~! 이씨~! 막 어쩌고저쩌고 (화를 낼 텐데) 그게 없잖아요. 그게 너무 좋아요. 근데 좀 답답한 게 있어요. 내가 물어보는데 대답을 안 해. 일단 (채팅 상담 방에) 들어왔으면 제가 종료는 못 하거든요. 그래서 좀 답답할 때도 있어요."

무엇보다 예전에는 도급회사에서 사람을 심하게 평가하고 압력도 많이 줘서 힘들었다. 상담사마다 콜 수(전화 응대 건수)를 정해 주고 못 받으면 질책하고, 다른 상담사랑 비교하고. 게다가 원청회사는 도급회사끼리 일부러 경쟁을 붙여 관리자들이 상담사를 더 닦달하게 만들고.

"얘는 이렇게 받는데 너는 왜 못 받아? 큐에이(QA, 상담 품질 평가) 같은 것도 녹취 들어 가면서 뭐라 하고. 그러니까 버티기가 너무 힘들죠. 모멸감도 있고. 나도 하다 보면 잘하는 날도 있을 텐데 너무 그러니까.

그리고 대기업 같은 데는 도급회사끼리 경쟁을 붙여요. 너네 콜 많이 받으면 인센티브 줄 테니까 콜 많이 받아. 고객님이 (칭찬) 글 써 주면 돈 얼마 줄게. 그러면서 매일 출근하면 우리가 〇〇 도급사에 밀리고 있다고 엄청 깨지고.

근데 지금은 인권을 많이 존중해 주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었거든요. 인권을 많이 배려하고. 제 입장에서는 확 달라진 거죠. 매일 전화 받으면 욕만 듣다가. 이 미친X아, 어쩌고저쩌고, 그러다 소리 지르고. 근데 지금은 소리 질러 놓고도 미안하다, 내가 화가 나서, 상담원한테 화가 난 건 아니니까, 그러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예의를 지키는 고객이 많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다양한 사람을 무작위로 상대해야 하는 직종이다 보니 아무리 '편해졌다' 해도 마냥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막무가내로 상담사를 무시하는 고객도 있고, 전화만 하면 욕으로 시작해 욕으로 끝나는 고객도 있고, 술 마시고 전화해 상담과 상관없는 얘기를 늘어놓는 고객도 있고,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으며 무조건 관리자 바꾸라고 언성을 높이는 고객도 있다.

"예전에는 전화를 끊으면 안 됐어요. 절대 안 됐어요. 예를 들어 〇〇홈쇼핑 다닐 때 술 취한 분이 전화해서, 내가 한 달에 매출 올려 주는 게 얼만지 알아? 근데 이런 걸 보내 가지고 내가 고객한테 얼마나 개쪽을 먹었는지 알아? 그러면서 계속 욕을 하고 안 끊어요. 그럼 (우리는) 못 끊어요. 계속 욕을 듣고 앉아 있어요.

그리고 〇〇전자에서도 끊으면 안 됐어요. 어떤 남자분이었는데, 전화만 하면 욕을 해요. 와서 칼로 목을 따서 죽여 버린대요. 쌍X아, 여자가 왜 받아, 남자 바꿔. 저만 받는 게 아니라 모든 상담원이 다 받아요. 그런데도 전화를 못 끊게 해요. 끊으면 혼나고."

     
지금은 그나마 너무 심한 경우 전화를 끊을 수 있지만 끊는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건 아니다. 주연씨가 끊으면 옆 상담원에게 다시 전화가 가고, 그가 끊으면 또 옆 상담원에게 전화가 간다. 그런 식으로 모든 상담원이 괴롭힘을 당한다.

게다가 무조건 끊어도 되는 것이 아니다. 어느 정도는 상담 내용을 들어야 하고 최대한 고객의 요구 사항을 해결해 줘야 하기 때문에 심한 말이라도 일단 참고 응대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진짜진짜 힘들었던 게, 주차장 원격(주차관제 원격 처리 업무)을 하는 상담을 했어요. 주차를 하면 돈을 내고, 일일 정산도 하고, 시간으로도 정산하는데, 그걸 기계가 해요. 근데 한 번씩 기계에 장애가 걸리면 차들이 쫙 서서 전화를 하고 난리가 나요. 못 나가고 있으니까 전화해서 한 시간 두 시간을 욕을 하면서 전화를 안 끊는 거예요. 그 사람들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저는 너무 힘든 거죠.

원격을 해도 안 되고, 내려서 올려 보라고 해도 안 하고. 보안업체에 연락했는데 그 사람들도 못 고치고. 내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주말이고 심야라 아무도 도와 달라고 할 데가 없었어요. 그러니까 그냥 욕을 얻어먹고 있어야 했죠. 그때 너무 힘들어서 아무리 돈 많이 줘도 자동차 상대하는 일이다 그러면 안 가요."

   
 상담사가 대부분 여성이다 보니 성희롱을 일삼는 고객도 비일비재하다.
 상담사가 대부분 여성이다 보니 성희롱을 일삼는 고객도 비일비재하다.
ⓒ @callT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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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가 대부분 여성이다 보니 성희롱을 일삼는 고객도 비일비재하다. 상담과 관련 없이 오직 그 목적으로 전화한 게 분명한 고객들. 전화 뒤에 숨어 고객이라는 명분을 걸고 '변태 짓'을 하는 것이다.

"변태 같은 고객도 많아요. 그 사람 별명이 빨간양말이었는데, 전화해서 양말 무슨 색깔 신었어? 무슨 속옷 입었어? 물어보고. 혼자 막 이상한 짓도 하고. 뭐를 빨아 주겠다 이런 사람도 있었어요. 그런 어휘를 많이 써서 어떤 언니가 너무 힘드니까 성희롱으로 신고한다고 했는데, 회사에서는 녹취를 안 주고.

그리고 어떤 아저씨는 전화해서 맨날 나는 아가씨를 사랑하고, 결혼하고 싶고, 애기를 낳고 싶고 어쩌고 그랬어요. 근데 처음엔 예쁘게 말하더니 나중에 어휘가 이상해지고 욕을 하고 그러더라고요, 상담원들이 다 끊어 버리니까 열받았는지. 내가 딱 끊으면 옆자리로 와요. 그러면 또 끊고. 그랬어요."


자존감 짓밟는 진상고객

상담사로 일하면서 정말 잊을 수 없는, 아니 잊히지 않는 고객이 있는데, 홈쇼핑에서 일할 때였다. 같은 말을 해도 진짜 상대를 무시해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그냥 화가 나서 성질을 부리는 건지 들어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그 고객은 갑질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자괴감이 들게 하고 오히려 자신이 뭘 잘못했나 싶게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인터뷰 관련) 얘기를 듣고 딱 기억나는 진상고객이었거든요. (전 상담원이 주소를 잘못 적어 택배가 이전 주소로 간 바람에) 제가 전화를 받게 된 건데, 제가 '아, 그러십니까?' 했더니, 너는 고객한데 무슨 '아'라는 소리를 해? 내가 시에스(CS, 고객 만족 서비스) 강사야, 강의 나가면 한 시간에 얼마 받는지 알아? 내 직원이 잘못하면 나는 귀싸대기 갈겨, 너는 내 앞에 있었으면 바로 맞았어, 이러는 거예요.

어디서 교육받았냐고, 저는 공감하기 위해서 '아'를 씁니다, 그랬더니 어쩌고저쩌고 가르쳐요. 그러더니 신랑한테 밥 얻어먹으라고, 결혼 안 했다 그러니까, 그래? 그럼 너도 먹고살려면 일을 해야 되는데 그렇게 남한테 피해만 주고 어떡할래? 어쨌든 관리자한테 전화하라 그래, 내가 보상을 받아야 하니까, 그러더라고요.

결국 다음 날 파트장이 전화했는데 거의 하루 종일 통화했대요. 그 사람이 계속 기억에 남아요. 결혼했으면 신랑한테 얻어먹고 살아, 남한테 피해 주지 말고. 그건 완전 여성에 대한 좀 그런 거잖아요."


이런 고객을 응대하다 보면 정신적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을 텐데, 다행히도 주연씨는 그런 일에 크게 마음을 다치지 않고 타격도 좀 덜 받는 편이라고 한다. 마음에 담아두기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때그때 얘기하면서 말로 다 털어내 버린다고. 워낙에 사람들하고 소통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 이런 때에 도움이 된다.

"저는 다 말로 풀어요. 집에 가서도 아빠한테 에이씨, 성질나, 아빠 때문이야, 그냥 그러고. 또 직장에서도 풀어요. 메신저로라도. 팀장님 어쩌고저쩌고 하면 팀장님이 어, 에구에구, 이렇게 해 주고. 그리고 전화 끊고 막 욕할 때도 있고. 그러면 풀리더라고요.

근데 이걸 하다 보면 정신병에 많이 걸려요. 예전에 저희 부장님이 컴플레인(불만 제기) 고객한테 전화해서 고객님, 너무 죄송합니다, 이걸 하루 종일 하셨어요. 그런데 가족하고 외식하러 가면 그렇게 성질이 난대요. 화병이 생긴 거예요. 그래서 책임자 나오라고, 지금 이게 (금액에 맞는) 가치의 음식이냐, 이런 식으로 따진대요. 남편이랑 딸은 그게 싫은 거지. 즐기려고 나갔는데 늘 긴장하고. 자기도 모르게 저절로 화가 나면서 못 참겠대요. 맨날 (고객한테) 그런 소릴 들으니까. 평소엔 참 좋은 분이신데."


주연씨도 상황은 다르지만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가족들과 식당에 갔는데 주문한 음식의 양이 너무 적어 보였다. 그래서 직원에게 그램 수를 다시 재 보라고 하자고, 잘못 나온 거면 더 갖다주고 음료도 더 줄 거라고 했다. 콜센터에서 자신이 하는 일이 늘 그런 식의 고객 컴플레인을 받는 거니까, 그렇게 요구하는 건 고객의 당연한 권리이고 거기에 보상을 해 주는 것 또한 당연하니까. 그런데 함께 있던 삼촌의 반응이 의외였다.

"삼촌이 그러는 거예요. 추접스럽게, 모자라면 더 시켜, 삼촌이 낼 테니까. 사람이 일하다 보면 바쁘고 정신없으니까 실수할 수도 있지, 뭘 그걸 따져서 더 받자 그러냐, 추접스럽게. 그 직원이 혼날 수도 있고, 잘리기라도 하면 어떡할래? 그래서 약간 환기가 됐다 그래야 하나. 삼촌 말이 맞다. 내가 추접스러웠던 거구나. 그 사람은 생각 안 하고 나만 생각했던 거예요. 알아서 더 잘할 수도 있고 더 못되게 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고객센터 전화하면 그냥 얘가 신입인가 보다, 좀 느리네, 그러면서 그냥 기다려 줘요. 아니까."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주는 감동

이런 마음으로 고객을 대해서일까, 주연씨는 좋았던 고객이 '항상' 많았다고 한다. 컴플레인 고객을 상대하다 그와 정반대인 고객을 보면 무척 감동하고 고맙다고. 그런 분이 참 많다고. 그래서 일이 재미있단다. 보람도 느낀다. 스스로 세뇌를 그렇게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고객 상황을 먼저 살펴보게 되는 걸 보면 '천직' 같다는 생각도 든다.

"저는 고객이 막 함부로 하면 끊고 나서 당장은 욕을 하고 그래도, 지나서 생각하면 그 사람이 어디 아픈가 걱정이 돼요. 나중에 상담 이력도 한번 살펴보고. 그 사람이 아프지 않아야 우리한테도 전화를 막 하지 않을 거 아니에요. 그리고 예를 들어 무슨 말 한마디에 고객이 고마워할 때, 알려 줘서 고마워, 덕분에 많은 걸 알게 됐어, 그러면 감동하죠.

〇〇전자 다닐 때 친절콜도 많이 받았어요. 글도 써 주고. 내가 이 회사 거 안 쓰려고 했는데 그 상담원이 새벽인데도 전화해서 기사 빨리 오게 해 주고 끝까지 해결해 주었다고. 고객들은 인바운드(고객의 필요로 전화를 받는 것)도 인바운드인데 내가 아웃바운드(먼저 전화 거는 것)를 하면 진짜 고마워하세요. 그런 게 정말 보람 있어요. 저는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들하고 얘기하는 걸 좋아하니까 이 일을 계속하게 되는 거 같아요."

 
 직장갑질119 주최로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 빌딩 지하 회의실에서 '코로나19 이후 콜센터 노동환경 심층 면접조사'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직장갑질119 주최로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 빌딩 지하 회의실에서 "코로나19 이후 콜센터 노동환경 심층 면접조사"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2021.5.17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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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그저 조건이 맞아 시작한 일이었기에, 어리기도 했고 또 돈도 벌어야 했기에 뭐가 불합리한 건지 부조리한 건지도 모르고 오티(시간외근무) 하라면 하고, 더 빨리 나오라면 빨리 나오고, 그냥 주는 대로 받고, 당연히 그래야 하나 보다 하고 일을 했다.

그런데 빨리 출근하거나 오티를 하면 초과 수당을 줘야 하고 주말에 일하면 1.5배를 줘야 한다는 걸 뒤늦게야 알았다. 누구도 제대로 알려 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제도가 있다는 걸 알려 준, 내 권리를 찾게 해 준 동료가 너무도 고마웠다. 지금은 '고객 응대 근로자 보호조치' 같은 콜센터 상담사 관련 산업안전보건법도 생기고 산업재해도 인정해 주는 등 좋아진 부분이 엄청 많다고 느끼지만, 그래도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콜이 없으면 휴식이지만, (정해진) 휴식 시간을 좀 줬으면 좋겠어요. 예전엔 화장실 갈 때도 손을 들어야 했어요. 누구누구 신청하면 팀장이 너 갔다 와, 너 갔다 와, 이런 식으로 줄 서서 갔죠. 지금도 휴식 시간이라는 게 따로 없으니까. 또 아침 일찍 조회에 나오라고 하면서 돈을 안 주는 회사도 있어요. 칼같이 잘 챙기는 회사도 있긴 한데, 그렇지 않은 곳은 얘기 안 하면 안 줘요. 오티도 그렇고. 근데 두 시간 더 했으니까 얼마 더 주세요 하기가 그러니까 그냥 얘기 안 해버리거든요. 그거 따지면서 신경 소모하느니 말자. (알아서) 주면 좋겠어요."

주연씨는 오래도록 콜센터 상담사로 일하고자 한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 보람과 재미를 느끼기도 하니까. 하지만 법으로 보장되어 있어도 지키지 않는 회사들이 있다. 당연한 권리를 '구차한' 요구 사항으로 만들어 버리는. 또 막무가내 폭언을 들으면서도 '구차하게'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게 만드는 고객들이 있다. 부당한 처사다. 주연씨와 같은 상담사들이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안정된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류현영은 여성노동자글쓰기모임 회원이다. 공저한 책으로 <밀양을 살다>, <기록되지 않은 노동>이 있다. 2019년 여성주의저널 일다에 '기록되어야 할 노동'으로 〈봉제 노동자는 지금도, 미싱을 돌린다〉, 〈처음 만난 세계… "사회적 경제는 세계관이죠"〉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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