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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웅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웅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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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떼는 배가 고프지만 바다로 뛰어들길 머뭇거린다. 천적 바다표범의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마리가 뛰어들면, 곧이어 수십 수백 마리가 따라 뛰어들고 펭귄 떼의 사냥은 시작된다. 가장 먼저 뛰어드는 '퍼스트 펭귄(the first penguin)'은 실패를 두려워 않고 도전하는 선구자를 뜻하는 관용어구가 됐다.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김웅 국민의힘 의원(초선, 서울 송파갑)은 "'퍼스트 펭귄은 잡아먹히게 돼 있다"라며 "(나도) 아마 그럴 것 같기는 하다"라고 웃어 보였다. 하지만 "그래도 그 다음 번에 뛰어들 사람은 성공할 것"이라며 "그러면 누군가는 첫 번째로 해야 한다"라고 자신의 출마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당내 반발이 있을지언정 "궁극적인 변화는 거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미 자신의 공약에 대한 재원 마련 방안과 대선 국면의 당대표 역할까지 준비를 마쳤기에 나오는 자신감이었다.

어떤 변화일까. 김웅 의원은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에서 통용돼 오던 기존 문법과 많이 어긋나 있는 사람이다. "'규제 완화'와 '노동 유연화'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은 옛날 이야기"라고 정면으로 반박한다. 

"사람들이 불편해 해도 지금 목소리를 내면 다음 대선에서 우리 의제로 사용할 수 있다"라며 오히려 '청년 기본소득'을 주장한다. 적극적인 '소수자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보수 정당이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진짜 정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구속된 전직 대통령 풀어 달라'는 사람이 아니라 '저녁에 가서 밥은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사람"이라는 주장이었다. 

캠핑카를 개조한 '으라차차'를 타고 당원들을 만나러 지역으로 '움직이는 캠프'를 떠났다가 잠시 서울에 온 김웅 의원을 지난 21일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웅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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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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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이준석같은 청년들만 들어올 게 아니라... 어려운 청년 도와야"

- 이번 전당대회에 이례적으로 사람이 많이 몰리고 있다. 흥행과 더불어, 지나치게 과열되는 데 대한 우려도 있다. 어떻게 보나?

"노이즈가 없었을 때는 계파 하나가 (당을) 완전히 독식했을 때다. 그 시절이 그리우면 다시 자유한국당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당이 달라졌다. 당연히 다양한 목소리 나오는 것이다. 만약 다양한 사람이 (전당대회에) 나왔는데 목소리가 똑같으면 그게 진짜 무서운 것 아니냐. 당연히 다른 주장을 하고 서로 싸워야 하는 거고, 그러면서 당이 커지는 거다. 그러면서 국민들 기대를 더 많이 받아오는 거다."

- 김은혜 의원이 출마를 결심하면서 '초선' 표심이 분산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김웅 의원이 초선을 대표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나?

"저는 초선을 대표하지 않는다. 원래 다른 (초선) 최고위원 후보들과 합동 출마선언을 하려다가 김은혜 의원이 출마한다고 해서 안 했다. 내가 '초선 대표'란 이미지를 주면 안 되니깐. 저는 (초선 후보들이) 최대한 많이 나오는 게 맞다고 본다. 나 혼자 (전당대회에) 나왔을 땐 당 일각에서 '김웅은 너무 괴랄한(괴이하고 악랄한) 존재야, 완전 돌연변이야, 저러다 말거야' 이렇게 치부하고 공격했다. 그런데 당의 '오서독스(Orthodox: 정통파)'에 가까운 김은혜 의원까지 출마하니 그럴 수 없게 됐다. 누가 초선을 대표한다, 안 한다의 문제가 아니라 변화의 움직임이다."

- 초선 중심의 쇄신론, 세대교체론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도 상당하다. 사실 초선 중심의 세대교체는 정계에서 상투적으로 쓰인 말이다. 김웅이 말하는 세대교체는 무엇이 다른가?

"어떤 세력이 밀어줘서 초선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왔던 것과 다르게, 순수하게 (당내의) 반대를 다 뚫고 혼자 뛰쳐나오는 경우는 제가 최초일 거라고 본다. 우리 당 당헌·당규나 정강·정책은 진짜 많이 바뀌었다. 그런데 이걸 아무도 모른다. 그러면 안 변한 거다. 얼굴이 변하지 않으면 안 바뀐 거라고 (국민·당원들은) 인식하는 것이고, 그런 인식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고 당의 기존 문법과 공식을 깨지 않았나. 또 새 사람이 전면에 나와도 (주류의) '악세사리'라면 다 필요 없다. 하지만 지금은 기존 흐름과 맞서 싸울 새 흐름이 생긴 것이다. 이 흐름이 결국 새로운 아젠다와 정책으로 나오게 될 거다. 당의 변화는 주류 교체다."

- 김웅-김은혜-이준석 중 두 사람 이상이 예비경선을 통과하면 단일화를 추진할 것인가? 혹은 컷오프를 통과하지 못하는 후보와 추후 연대할 가능성도 있는가?

"아무래도 (연대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 당이 변화하고 있다는 걸 (외부에) 실감시켜주고 싶다는 마음이 기저에 깔려 있다. 그 변화를 다음 대선까지 연결하고 싶은 거라면 얼마든지 (같이) 행동할 수 있다. 다들 자기 욕심 부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 단일화를 한다는 건, 명백한 공통점·가치관이 있어야 하는데 세 후보가 말하는 이야기들은 결이 조금씩 다 다르다. 이걸 하나로 묶을 수 있나?

"사람들이 기대하는 게 있다. (그 세 명에게) '변화와 쇄신'이란 이미지가 확실한 거다. 우리는 그 안에서 각자의 아젠다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저는 지금 상황에서 우리 당을 중도로 끌고 나가기 위해서 엄청나게 많은 아젠다를 던지는 작업을 하는 것이고. (각자 던진 아젠다들이) 다 채택되진 않겠지만, 대선에서는 그것들 중 중요한 것은 취사선택될 거다. (세 명 중) 누구 하나로 단일화 된다고 의견이 하나로 합쳐지고 그러진 않을 거다. 다 똑같은 놈들이 묶여봐야 단일화도 아니잖나?"

- 예컨대 김웅 의원은 청년 공천 할당, 헤리티지 재단 설립 등을 통해 '청년'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고 나섰다. 반면, 모두에게 공정한 경쟁의 룰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준석 후보는 이러한 할당제에 반대하고 있다.

"보수주의자들 선언을 보면, 공정에 대해 '기회의 공정'이라고 한다. 기회를 공정하게 만드는 방법이 뭘까? 부모에게 아무런 도움도 못 받아서 알바를 뛰어가면서 공부하는 사람의 응시 기회와 부모의 전폭적인 도움을 받으면서 준비한 사람의 응시 기회는 같을까? 또 '○일 ○일 대회를 열 테니 어디로 모여라'고 한다. 그러면 어떤 사람은 말을 타고 가고, 어떤 사람은 차를 타고 가고, 어떤 사람은 걸어간다. 그러면 그 대회에 도전하는 사람 모두가 공정한 기회를 받았나?

공정은 일종의 절차이자 방법이다. 적어도 불공정한 절차에 비해 어떤 혜택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적어질 것이라 생각해서 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런 것을 무시하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정글'이 되는 거다. 장기적으로 보면 '성 안에 들어가는 사람, 성공하는 사람'보다 '성 안에 못 들어가는 사람, 실패하는 사람'이 더 많다. 이런 실패한 사람들이 모이고 모이면 '어차피 못 들어갈 성, 깨부수자'고 하는 거다. 그래서 보수주의자 입장에서 (공정은) 자신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당연히 그런 부분에 대해서 '소수자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을 써야 한다.

우리 당 룰을 보면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뽑아도 이 전 최고위원처럼 정말 뛰어난 사람만 들어올 수 있다. 그런데 우리 당이 하고 싶은 건, 뛰어난 청년 아니라 어려운 청년을 돕는 거다.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거다. 그래서 정치하는 것 아니냐? 어려운 청년들을 대변할 사람을 당에 데리고 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따로 길을 열어줘야 하지 않겠나."

"홍준표? 누구나 들어온다고 통합 플랫폼 아니야"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웅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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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당대표의 큰 과제는 유력한 대선주자를 내세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윤석열, 안철수, 홍준표 등 당 밖에 있는 주자들을 당 안으로 끌어와야 한다는 주장이 상당하다. 홍준표 의원을 배제한 채, 국민의힘은 대선 승리를 담보할 수 있나?

"(홍준표 의원이) 있으면 승리하나? 대선에서 제일 중요한 건 리스크(risk) 관리다. 요즘은 말실수에서 리스크가 발생한다. 소외계층 비하 발언이 나오면 선거 끝난다고 봐야 한다. 국민이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국민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면 극렬한 반대표심으로 나타난다. 누구나 다 들어온다고 (통합) 플랫폼이 아니다. 그러면 민경욱 전 의원 같은 사람도 우리 당 안에 집어 넣어야지. 플랫폼은 그 시장에서 적합한 것만 들어올 수 있는 거다. 기차를 예로 들자면 궤도의 폭이 맞아야 (역으로) 진입할 수 있다.

누군가는 '해불양수(海不讓水)'라고 반박한다. '바다는 모든 물을 사양하지 않는다'라고. 그건 당에 대한 인식 자체가 잘못된 거다. 바다는 국가다. 우리는 우물이다. 국민들이 찾아주느냐, 안 찾아주느냐에 따라서 이 우물이 사느냐, 죽느냐가 결정된다. 사람들이 우물물을 계속 퍼 가느냐에 아래 샘물이 계속 솟아나느냐, 아무도 찾지 않아 썩느냐가 결정된다. 그 우물에 아무 물이나 다 집어 넣으면 국민들이 찾아주나? 그 우물에 빗물도 들어오고 논물도 들어오고 미나리꽝 물도 들어오면 그 우물을 누가 쓰나? 국민이 좋아하고 찾을만한 수질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 '자강'과 '통합'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면서도, 무엇이 먼저인지는 후보들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다. 마치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논쟁인 것 같기도 하다.

"어거지로 데려오는 게 통합은 아니다. (당이) 좋으면 저절로 다 모이는 거다. '당이 새로워지고 변하는 건 봄이 된 것이고, 연대·통합하는 건 꽃이 피는 것'이라고 비유한 적 있다. 봄이 오면 꽃은 저절로 피지만, 꽃이 핀다고 봄이 온 건 아니다. 우리가 자강하고 쇄신하고 변화하고 탄핵의 강도 건너고 미래를 향해서 노동·복지를 중심으로 하는 정당으로 바뀌면, 누구든지 다 들어오고 싶어 한다. 나는 반대로, '통합이 자강이다'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다. 그러면 통합을 못하면 자강을 못하는 건가. 그런 논리라면 통합 못하면 우린 죽는 거다. 그런 건 제가 봤을 때 기생정당이다."

- 당대표가 되면 김종인 전 위원장을 다시 모셔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당내 반발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극복할 건가? 김웅이 '김종인의 부하'라는 비아냥도 있다.

"그건 저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말이다. 김 전 위원장과 제가 별다른 연관성 없다는 것은 다 안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저보고 '김무성 부하'라고 했고 '유승민계'라고 했고 '김종인 아바타'라고 했다. 그 세 가지가 다 가능한 정치인은 없다. 다 알면서도 그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그냥 제가 싫어서다. 그런데 우리 당이 내년 대선 승리하는 데 필요하다면 저는 김종인의 부하가 아니라 '종'도 될 수 있다.

초선 당대표는 '경륜이 없어서', '선거경험이 없어서' 안 된다고 하더라. 그 말을 뒤집어보면 경륜이 뛰어난 사람이 선거 때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면 우리 당에서 경륜이 뛰어나고 최근 선거에서 유일하게 이겨 본 사람은 김종인 전 위원장밖에 없다. 그러면 당연히 데려와야죠. (김종인 안 된다는) 사람들은 애당심보다, 국가에 대한 책임감보다 자기 이미지가 중요한 거다. 재선, 3선 해야 하니깐. 그런데 이기는 데 필요하면 뭐라도 해야하지 않나? 이번에도 실력을 보여줬잖나. 그런 분을 왜 버려두나? 그만한 실력 가진 사람도 없는데."

- 정작 김종인 전 위원장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안 오겠다는 김 위원장을 어떻게 데려오려 하나?

"(김 전 위원장이) 저를 좋아하잖나. 저하고 별로 관계는 없지만, (인터뷰 등에서) 저를 좋게 말해주시더라. 그러면 김 전 위원장 모시고 올 수 있는 사람은 저 밖에 없는 것 같다. (웃음)"

"내년 대선, 기본소득 얘기 없인 불가능... 우리식 기본소득 내놓아야"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웅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웅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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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마선언문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가겠다고 이야기했다. 구체적으로 가장 낮은 곳은 어디인가. 그곳에 어떻게 함께 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우리 당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어려운 사람들이 '저 당은 우리에게 도움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점점 멀어지다보니 이런 상황이 굳어진 거다. 내가 '성을 깨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하는 건, 기존의 당 지지층만 갖고선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지지층의) 나이 등 어느 쪽을 보더라도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 있다. 점점 늘어나는 배달라이더, 망해가는 소상공인 등 이런 이들 쪽으로 가야 한다. 상임위 활동도 그들 중심으로 가게 만들어야 한다.

제일 중요한 건, 그런 계층들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다음, 그 사람들을 공천해서 우리 안에 집어넣는 게 가장 좋다.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정당 되겠다' 백날 말하면 뭐하나. (소상공인연합회 출신의) 최승재 의원이 당에 오면서 진짜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정당이 된 거다. 청년공천할당제를 비롯해서 비례대표 부문에서 각 직역에서 가장 어려운 해고 노동자라든지,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고생하는 간호조무사라든지 이런 사람들을 포착해 모셔야 한다. 가장 고생하는 계층의 목소리가 우리 당에서 나오게 된다면,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은 저절로 찾아온다. 사막에 오아시스를 파놓으면 다 거기로 모이듯이."

- '공정·투명한 공천'은 모든 당대표들이 항상 내세워왔던 목표이지만 실제로는 잘 되지 않았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개혁 공천이) 안 됐던 이유는 자기가 권력을 잡았을 때 공천권을 놓지 않으려 해서다. 개혁하려면 아무도 공천권을 쥘 수 없게 '룰'을 미리 정해놓으면 된다. 공천관리위원회를 상설화해서 1년 전부터 '청년우대지역' 등을 미리 정해놓자. 또 그 외 지역은 1년에 3~4회 정도 '여론조사 50%-당원 투표 50%'로 후보 조사를 해서 그 결과대로 발표를 해버린다. 또 그게 정말 잘못됐다고 하면 공천배심원단을 구성해서 맡겨버리면 된다.

그렇게 되면 최고위원이든 당대표든 (공천에) 개입할 수 없다. 당협위원장이든 국회의원이든 마찬가지다. 아무도 개입 못하면 어떻게 되겠나. 당이 수평적으로 바뀐다. 구의회 의원도 굳이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잘 보일 필요가 없다. 선거 나가고 싶으면 지역구민이나 당원들에게 잘하면 되니깐. 결국 여의도정치를 바꾸려면 공천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이게 아마 제가 했던 모든 얘기 중 가장 우리 당 중진들에게 불쾌했던 것일 거다."

- 페이스북 등을 통해 '청년 기본소득'을 언급했다. 기본소득은 현재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본인의 브랜드라고 주장하는 의제이다. 보수·야권도 기본소득의 전장으로 들어가 싸워야 하나?

"기본소득은 어느 진영 한쪽의 것이 아니다. 원래 기본소득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밀턴 프리드먼 등 보수주의 경제학자들이 주장했던 기본소득론이 있고 진보진영 쪽의 기본소득론이 있다.

솔직히 지금 당장 20대에게 일자리를 만들겠단 건 거짓말이다. 이 정부가 (경제를) 망친 것도 있지만 전체적인 추세가 그렇다. 우리나라는 지난 20년 동안 새로운 산업구조로 변화하는 것에 실패한 상태다. 지금 상황에서 꾸준히 노력하면 10년 뒤에나 일자리가 나올 텐데 지금 20대에게 '너네 10년만 기다려보라'는 건 말도 안 된다. 그렇다고 규제를 풀고 노동시장 유연해지면 일자리 늘어날 거란 건 옛날 얘기가 됐다. 그걸로 계속 거짓말하고 사기를 칠 순 없잖나?

지금은 IMF보다 훨씬 더 심각한 위기상황이다. '돈이나 퍼줄 게 아니라, 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라고 한가하게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 그런 상황은 이미 넘어가버렸다. 우리 당 많은 사람들이 20대 청년의 빈곤을 모르고 있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20대는 소득을 포착하기 어려운 세대다. 지금 청년수당은 졸업 후 1년 내 취직하지 못하면 돈을 준다는 건데, 그걸 분류하는 비용을 차라리 일괄적으로 주자. 우리 기존 복지예산을 재편성해야 한다고 본다. 새로 추가하는 게 아니라 기존 예산틀에서 항목을 바꿔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저출산 예산 40조 원 중 난임부부지원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 예산을 쓴다든가, 고용노동부 예산 중 99% 이상 불용되는 예산을 모아서 청년한테 주자는 거다. 누구는 청년들 근로의욕이 깎인다는 주장도 하는데, 한 달에 50만 원 받는다고 청년들 근로의욕이 깎인다는 건 난센스다. 반면, 고령층은 선별복지가 가능하다. (국민)연금을 받지 않는 계층이 존재하고 그들이 절대빈곤층에 해당된다. 확실하게 그 분들을 대상으로 기초노령연금을 더 늘려야 한다. "

- 당대표가 된다면 국민의힘식 기본소득을 준비해서 다음 대선 때 이재명식 기본소득과 한판 붙겠다는 것인가?

"내년 대선 때 기본소득 이야기 없이 레이스가 가능할까? 아니다. 우리만의 기본소득을 가져와야 한다. 우리는 계층별로 다 달리 가자는 거다. 분류가 가능한 곳은 선별복지로 가고. 예를 들면 20대는 일자리를 만들어주지 못하니 보편복지로 가고. 30대 같은 경우는 주택구입 때 국가의 대출비율을 획기적으로 늘려준다거나. 계층별, 지역별로 다 다르게 준비해야지, 하나를 던져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이 정부에서, 실패했지만 괜찮은 제도도 있다. 그걸 우리 당의 방법을 통해 성공시키는 게 중요하다. 부동산정책 같은 경우에도 이 정부가 생각하는 '선의'는 맞다. 다만 시장이 움직이는 반응을 몰랐던 거다. 영국 보수당은 노동당이 했던 정책을 다 안 갈았다. 그걸 자기 방식으로 리모델링해서 내놨고 그게 반복됐기 때문에 노동당이 실패할 때마다 보수당이 선택받았던 것이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인터뷰]
① 윤영석 "홍준표 복당 반대? 그러다 당 망했다" http://omn.kr/1t8a8

태그:#김웅, #국민의힘, #당대표,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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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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