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톰급 세계 최강 함서희

아톰급 세계 최강 함서희 ⓒ ONE Championship 제공

 
함서희(34·부산팀매드)가 '원챔피언십 여성 아톰급 월드 그랑프리' 8강전에서 원챔피언십 공식 랭킹 1위 데니스 삼보앙가(24·필리핀)와 격돌한다. 2017년 데뷔한 삼보앙가는 많은 경기를 뛰지는 않았지만 상승세가 돋보이는 젊은 피다. 30전 이상 경기를 치른 베테랑 야마구치 메이를 지난해 2월 잡아내는 등 기세가 높다.

둘은 본래 28일 격돌할 예정이었으나 개최지 싱가포르의 코로나19 재확산 때문에 6월 둘째 주 이후로 경기가 미뤄진 상태다. 하지만 일정이 중요한 그랑프리 특성상 긴 공백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함서희는 국내 여성 종합격투기를 대표하는 선수다. 그간 국내 격투계는 장족의 발전을 이루며 기량과 개성을 겸비한 여성 파이터들이 속속 배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함서희의 업적, 상징성을 넘어서는 선수는 찾기 쉽지 않다. 작고 아담한 체격과 달리 뛰어난 기량을 앞세워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단순히 국내를 대표하는 수준을 넘어 월드클래스 파이터로 명성을 떨쳐가고 있다.

전국 산타선수권대회 금메달, 전국 킥복싱 신인왕전 준우승, 일본 글레디에이터 오카야마대회 여성부 밴텀급 챔피언, 쥬얼스24 페더급 챔피언, 로드FC 아톰급 초대 챔피언, 라이진 FF 슈퍼 아톰급 챔피언 등 국내외 무대서 최상위권으로 분류됐다.

UFC에서의 행보가 살짝 아쉽기는 하지만 이는 기량 문제보다는 맞는 체급이 없던 탓도 컸다. 그녀에게 익숙하고 잘 맞는 적정 체급은 105파운드(47.63kg) 아톰급이었다, 하지만 UFC에서 뛸 당시 가장 낮은 체급의 한계 체중은 115파운드(52.16kg)로 함서희는 감량조차 필요 없었다. 사실상 증량을 하고 옥타곤에서 뛰어야 했다.

결국 UFC라는 세계 최고의 무대서 사실상 한두체급 위의 월등히 큰 상대들과 시합을 벌일 수밖에 없었는데 그럼에도 매 경기 판정 접전을 펼치며 특유의 근성과 기량을 톡톡히 과시했다. 그나마 사이즈가 비슷했던 다니엘 테일러와의 경기에서는 고의성이 의심되는 눈 찌르기를 2번이나 당하며 아쉽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격투 스포츠에서 체급은 아주 조금만 차이나도 경기력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아랫체급 챔피언이 본인의 기술적 수준만 믿고 월장을 했다가 윗체급 중상위권 랭커에게 덜미를 잡히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만큼 파워, 맷집 등에서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체력 문제까지 불러일으킨다. 함서희의 UFC 전적보다 경기 내용과 행보에 더 높은 점수를 줘야 되는 이유다.

함서희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체급내 최고자리를 지켜나가고 있다. 종합격투기 랭킹 시스템 '파이트 매트릭스'는 2007, 2009·2010, 2014, 2017·2018,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함서희를 아톰급 세계 1위로 평가했다. 삼보앙가와의 맞대결 승률 역시 57.2%로 탑독으로 평가되고 있다.
 
 원챔피언십 공식 랭킹 1위 데니스 삼보앙가

원챔피언십 공식 랭킹 1위 데니스 삼보앙가 ⓒ ONE Championship 제공

 
하지만 삼보앙가 측 역시 만만히 물러설 생각은 없어 보인다. 삼보앙가를 지도하고 있는 윌리엄 아랑기스 감독은 20일 공식 인터뷰를 통해 "함서희가 쌓아온 업적은 충분히 인상적이지만 현시점에서 열세라는 분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경기를 통해 세계를 놀라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아랑기스 감독의 자신감 뒤에는 삼보앙가의 엄청난 훈련량이 이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삼보앙가는 그 어느 때보다도 훈련에 매진하고 있으며 특히 복싱과 레슬링에서 장족의 발전을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장이 빠른 젊은 선수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경계해야 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서희 또한 꿀릴 것은 없다. 수많은 무대에서 뛰며 23승 8패를 기록 중인 그녀는 2017년부터 치러온 6경기에서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 특유의 관록과 노련미를 통해 경기의 흐름을 읽어가면서 상대의 타이밍을 무너뜨린다는 극찬을 받고있다.

한편 월드그랑프리 우승자는 챔피언 타이틀에 도전할 자격을 얻게 된다. 4월 출산한 원챔피언십 아톰급 챔피언 안젤라 리(한국어명 이승주·25·미국/캐나다)는 산후조리 후 5차 방어전 준비를 시작할 예정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함서희가 원챔피언십 무대까지 자신의 커리어에 접수시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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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HAMPIONSHIP 그랑프리 8강 안젤라리 출산 이승주 함서희 데니스 삼보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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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객원기자 / 전) 홀로스 객원기자 / 전) 올레 객원기자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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