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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김진표 부동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부동산특위 1차회의에서 머리를 맞댄 채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김진표 부동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부동산특위 1차회의에서 머리를 맞댄 채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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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종합부동세 완화를 주장하고 나선 국회의원이 양손으로 꼽지 못할 정도로 많다. 이용우 의원과 김병욱 의원이 가장 먼저 종부세 완화를 주장했고, 노웅래 의원은 재산세와 공시가 인하, 정청래 의원은 1주택자 보유세 인하와 2주택자의 양도세 완화를 주장했다.

선거 이후 새롭게 구성된 당 지도부도 이들과 같은 생각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종부세 완화 논의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고, 송영길 대표도 "공시지가와 집값 상승에 따른 세금 조정 문제를 긴밀하게 토의하겠다"고 말했다. 정책위의장이 된 박완주 의원은 '9억원인 종부세 기준의 상향' 의지를 밝혔다.

당 부동산특위 위원들의 면면을 봐도 무주택 서민의 고통보다 집부자의 불만에 더 귀 기울일 성향의 인사들이 주류를 이룬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도 청문회에서 "종부세와 재산세 완화를 고민하겠다"고 답변했다.

1.2% 국민의 종부세 불만이 선거 참패 원인?

이들이 보유세 부담 완화의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선거에 나타난 부동산 민심"이다. 선거 참패의 원인이 집을 가진 사람들의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것이다.

종부세는 1주택자의 경우 공시가 9억원 이상, 2주택자 이상의 경우 6억원 이상 주택소유자에게 부과된다. 공시가 9억원이면 시세로는 13억원이 넘는다. 여당 의원들은 13억원 이상 주택소유자들의 불만 때문에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종부세를 낸 사람은 66만7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2%에 불과하다. 이들 모두가 여당에 등을 돌렸다고 해도 선거 참패는커녕 승패에도 영향을 미치기 힘들었다. 올해 종부세가 부과될 국민이 86만명으로 증가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사실 종부세를 낼 정도의 부동산 부자들이라면 애당초 여당 지지와는 거리가 먼 게 사실이다. 

우리나라 종부세 실효세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주장은 자주 제기된다. 다수의 시민단체들은 한국의 종부세 실효세율이 0.1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0.53%의 1/3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주택보유 비용이 너무 낮으면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매도하지 않고, 추가로 주택을 매수할 유인이 커진다. 때문에 종부세율 인상 등 보유세 정상화는 집값 안정에 가장 필수적이라고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150만 채 임대주택의 93%가 '종부세 0원'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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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들이 말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우리나라 종부세 법정세율이 다른 선진국들보다 상당히 높다는 사실이다. 작년 7·10 부동산대책에서 정부는 종부세 최고세율을 6%까지 인상했다. 보수언론이 잊을 만하면 꺼내드는 "종부세 폭탄론"은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지만, 종부세의 법정세율이 높은 것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의문이 생길 것이다. 법정세율은 높은데 어떻게 실효세율이 1/3 수준일 수 있을까? 우리나라 종부세 제도에 빠져나갈 구멍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27일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2019년 현재 전국에 등록된 약 150만 채의 임대주택의 93%가 종부세를 전혀 내지 않고 있었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같은 당의 김윤덕 의원은 김부겸 총리후보자 청문회에서 "2만7787명의 임대사업자가 56만5970채의 임대주택을 등록했는데, 이 주택의 대부분이 종부세를 1원도 안 낸다"고 말했다.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는 "정부가 임대사업자들에게 최대 10조원이 넘을 수도 있는 종합부동산세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20대가 문재인 정부·여당이 불공정하다고 평가하는 이유

여당 의원들이 "선거에서 나타난 부동산 민심" 운운하며 종부세 완화를 주장하는 것은 심각한 판단력 부족의 소치다.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가장 눈에 띈 현상은 20대의 여당 심판이었다. 20대가 대거 투표에 참여했고, 출구조사에 의하면 여당보다 야당에 거의 두 배의 표를 몰아줬다.

20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공정'임은 모든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20대는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극도로 불공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불공정의 중심에 집부자인 임대사업자들에 대한 엄청난 세금 특혜가 자리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주택을 가장 많이 소유한 다주택자가 760채를 소유하고도 '종부세 0원'인 것은 불공정의 극치다. 집부자인 임대사업자가 등록한 150만채 임대주택의 93%가 '종부세 0원'인 특혜제도를 당장 폐지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공정 운운할 수 있을까?

이런 특혜를 박근혜 정부가 처음 시행했다는 변명만으로 불공정의 멍에를 벗을 수 없다. 더욱이 '종부세 0원'이라는 특혜의 근거 법령이 종합부동산세법시행령 제3조다. 야당의 반대와 상관없이 대통령이 맘만 먹으면 당장 오늘이라도 폐지할 수 있다.

여당이 선거에 나타난 부동산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고자 한다면, '종부세 완화'가 아니라 '종부세 특혜 폐지'를 당장 실행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을 폭등시킨 가장 큰 원인이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금 특혜였음을 많은 국민이 알고 있다. 지난 4·7선거에서 무주택 서민과 2030세대는 그 책임을 물어 여당을 심판했다. 늦게라도 그 세금 특혜를 폐지하지 않고 집부자들의 종부세 불만에만 귀를 기울인다면, 여당은 내년 대선에서 또 한번의 쓰라린 참패를 맛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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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균경제연구소 소장으로 집없는 사람과 청년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기는 집값 폭등을 해결하기 위한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카페 <집값정상화 시민행동>에서 무주택 국민과 함께 집값하락 정책의 시행을 위한 운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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