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5월 5일, 서울시가 주최하는 '2021 서울특별시 시민상 시상식'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지난 5월 5일, 서울시가 주최하는 "2021 서울특별시 시민상 시상식"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 임선정

관련사진보기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서울시가 주최하는 '2021 서울특별시 시민상 시상식'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서울시는 '서울특별시시민상운영조례'에 근거해 매년 타의 모범이 되는 어린이, 청소년, 청년, 청소년 지도자 및 단체를 발굴해 시상하고 있다. 선정 인원은 총 114명.

이중 청소년지도자 대상을 수상한 동작청소년문화의집 임선정(43) 운영부장이 있다. 그녀는 19년차 청소년지도사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이 청소년지도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그 누구못지 않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계속되는 청소년센터들의 반복되는 휴관, 답답해 하는 청소년들을 접할때면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는 청소년지도사 임선정씨. 2021년도 서울시 시민상 대상 수상자 임선정씨를 5월 청소년의 달을 맞아 뒤뜰 초록 풍경이 아름다운 동작청소년문화의집에서 만났다.

- 먼저 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간단히 수상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이 상은 제가 혼자 잘해서 받은 상이라기보다는 그간 청소년활동에 함께 해 온 청소년들과 청소년지도사 동료분들이 손잡고 함께 해준 덕에 받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19년 동안 청소년지도사로 활동해 왔는데 그동안 해온 다양한 청소년활동을 격려받는 기분이라 무척 기쁘고 또 스스로넷(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온라인 시상식을 너무 아름답게 편집해 주셔서 큰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임선정 부장은 2002년부터 현재까지 약 19년간 서울 지역 취약계층·복지 대상 청소년들을 위한 지원활동과 청소년자치조직, 청소년참여활동과 자원봉사활동에 전념해 청소년 안전 보호 및 성장 촉진에 공헌한 점이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사유로 알려졌다.
 
2021 서울특별시 시민상 대상에 선정된 동작청소년문화의집 임선정 운영부장과 5월 청소년의 달 기념 청소년지도사 인터뷰를 가졌다.
 2021 서울특별시 시민상 대상에 선정된 동작청소년문화의집 임선정 운영부장과 5월 청소년의 달 기념 청소년지도사 인터뷰를 가졌다.
ⓒ 이영일

관련사진보기

  
- 임 부장님은 어떻게 청소년지도사의 길로 들어서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어렸을때부터 주위에서 누구를 도와주는 것에 보람을 많이 느꼈어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도 무척 좋아했구요. 그러다가 고3때인 것 같은데 당시 MBC TV에서 박지원 변호사와 이경규씨가 청소년들에게 술담배를 파는지 안 파는지 몰래카메라로 양심 가게를 찾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청소년'이라는 단어가 귀에 '확' 들어오더라구요.

그때 저는 이미 진로를 이쪽으로 잡아야겠다 싶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중앙대학교 청소년학부에 입학했고 나중에 사회복지도 복수전공을 했죠. 하지만 처음에는 제가 전공을 잘못 선택한 것으로 알았어요. 저는 사실 가정형편이 어려워 꿈도 없고 자신감도 부족한 아이였는데 입학을 하고 보니 청소년학부 선배님들이 너무 말도 잘하고 진행도 잘하셔서 '내가 학과를 잘못 선택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했었답니다.(웃음) 하지만 이내 너무 공부를 재미있게 했죠."

- 그러면 졸업을 하고 바로 청소년시설에 취업을 하신건가요?
"제가 98학번인데요. 당시 졸업할 때가 IMF 시절이었습니다. 취업을 한다고 하는 것이 불가능한 분위기였던 시절이었죠. 하지만 서울시에서 계약직을 뽑아 청소년수련관에 한명씩 인턴처럼 지원해 주는 제도가 있었는데 이 덕분에 중구청소년수련관에서 2002년부터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던거죠.

이후 열심히 일했고 정규직으로 전환도 됐으며 2019년까지 계속 중구청소년수련관에서 일했습니다. 동작청소년문화의집으로 오게 된 것은 2020년 1월 1일자입니다. 새로운 도전이 저를 동작청소년문화의집 운영부장으로 인도했다고 생각합니다."
 
임선정 부장은 "청소년지도사가 된 것이 정말 내 인생에 가장 잘한 선택"임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녀는 늘 청소년과 함께 하길 희망한다며 청소년은 나의 꿈이라 말한다
 임선정 부장은 "청소년지도사가 된 것이 정말 내 인생에 가장 잘한 선택"임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녀는 늘 청소년과 함께 하길 희망한다며 청소년은 나의 꿈이라 말한다
ⓒ 이영일

관련사진보기

  
- 청소년지도사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고 또 청소년지도사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청소년지도사는 청소년활동에 대한 지식과 지도기법 및 자질을 갖춘 전문가를 말합니다. 1993년도부터 이 제도가 시행됐고 지금은 약 6만여 명의 청소년지도사들이 배출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청소년지도사가 된 것이 정말 내 인생에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공부할 수 있었던 학문을 했던 것이 매력이었죠. 어렵고 힘든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은 큰 보람이고 매력적인 일입니다. 청소년지도사라는 일을 하면서 내가 잘하는 부분에 대한 개념을 정립할 수 있어서 좋은데 월급까지 받으니 더 좋죠."(웃음)

- 청소년지도사 임선정이 생각하는 청소년지도사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청소년지도사는 '긍정촉진 활동가'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학교에서 교사들은 아무래도 학업 성적으로 순위를 매길 수 밖에 없지만 청소년지도사는 청소년의 강점을 먼저 살피고 격려하고 위로하고 또 청소년의 장점을 꺼내는 것에 우선을 두기에 잠재적인 청소년의 놀라운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죠.

하지만 단순히 청소년들의 강점만 돕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활동적이고 관계를 중요시하게 되었죠. '사람과 사람, 자원과 자원의 연결을 통해'라는 제 모토도 가지게 되었답니다. 제 대학때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면 저를 보고 많이 달라졌다고도 해요. 인간 임선정의 캐릭터가 많이 바뀌었다고들 하죠. 그럴때보면 청소년과 더불어 청소년지도사도 함께 성장하는 멋진 직업이라고 생각이 들곤 합니다."
 
임선장 부장은 '너와 나 청소년자원봉사단'의 청소년 소비자 인식 개선 캠페인을 계기로 청소년들이 스스로 기획하는 지역사회 변화 프로그램이 나에게 자리잡았다고 소회했다.
 임선장 부장은 "너와 나 청소년자원봉사단"의 청소년 소비자 인식 개선 캠페인을 계기로 청소년들이 스스로 기획하는 지역사회 변화 프로그램이 나에게 자리잡았다고 소회했다.
ⓒ 임선정

관련사진보기


- 19년 동안 청소년지도사로 봉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을까요?
"저는 중구청소년수련관에 입사후 초등학생 대상 활동을 주로 담당했었는데요, 2007년부터 중고등학생을 처음 담당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명칭이 '너와 나 청소년자원봉사단'인데요. 그전에는 제가 기획하고 아이들은 참여하는 형식이었는데 청소년자원봉사단은 매해 선배들이 후배를 뽑고 봉사활동을 스스로 기획하고 사회 참여 봉사활동을 전개해 나갔죠.
  
저는 처음으로 이 아이들과 여성가족부 지역사회변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청소년 소비자 인식 개선 캠페인'을 전개했었는데요. 100개의 동대문 의류 상가를 방문해 직접 청소년이 옷을 살 때 그들의 권리를 보장해 줄 것을 서명받는 형태였어요. 이 활동이 여가부장관상을 받았지 뭐예요. 저는 그때부터 청소년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지역사회 변화를 위한 프로그램이 제게 하나의 영역으로 자리잡았던 것 같습니다."

- 그렇다면 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나요?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가 있을 수 있죠. 제가 10여년전에 프로그램을 관리하던 청소년들이 70~80여 명 있었는데요. 일에 치이다 보니 미처 모든 청소년과 다 사랑을 나눌 수는 없었던 듯 합니다. 그레서 한 청소년이 저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며 싸이월드에 저에 대한 비방글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큰 충격이었죠. 허무감도 들고 미안함도 들고 청소년지도사에 대한 회의도 느낄 정도였어요. 물론 나중에 오해는 풀고 제 결혼식에도 그 아이가 성장해 오기도 했죠. 저는 모든 청소년에게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모두는 아니었구나, 조심해야겠구나, 표현도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지 조심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외에도 방과후아카데미를 담당하면서 아동학대를 당하는 아이를 발견하고 신고도 하고 분리조치도 했지만 문제가 크게 해결되지 못한 것 같은 미안한 마음, 또 다른 청소년은 나중에 알고보니 자살을 한 경우도 있었는데 큰 슬픔으로 기억됩니다."
  
동작청소년문화의집은 지역사회 청소년들을 위한 편안한 쉼터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사업인 '아무거나 프로젝트'를 통해 청소년들의 꿈을 지원하고 있다.
 동작청소년문화의집은 지역사회 청소년들을 위한 편안한 쉼터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사업인 "아무거나 프로젝트"를 통해 청소년들의 꿈을 지원하고 있다.
ⓒ 이영일

관련사진보기


- 제2의 꿈을 디자인하고 계신 이곳, 동작청소년문화의집은 어떤 곳인가요?
"청소년시설이 종류가 다양한데요. 청소년문화의집은 학교나 주거지에 위치한 청소년시설입니다. 자신의 꿈과 진로를 찾을수도 있고 쉴수도 있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는 곳이죠. 동청문(동작청소년문화의집)은 청소년수련관보다는 규모가 작다고 해서 프로그램도 적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쉼없이 움직이는 곳입니다. 청소년의 가치와 이상을 프로그램에 녹이는 곳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곳의 대표적 프로그램은 '아무거나 프로젝트'인데요. 동작혁신교육지구 프로그램중 하나입니다. 청소년들이 하고 싶은 아무거나 도전해 보라는 것, 상상하고 생각한 것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었던 것은 12명의 동청문 청소년지도사 동료분들이 모두 훌륭한 디지털 역량을 갖추고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청소년지도사분들은 톡톡튀는 아이디어가 있고 온라인상의 프로그램을 통해 소통하는 큰 능력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입니다."

- 5월은 청소년의 달입니다. 부장님같은 청소년지도사를 꿈꾸는 예비 청소년지도사들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저는 늘 후배들에게 사람을 좋아하세요? 라고 물어 봅니다.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어야 하죠. 이는 측은지심, 애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느 기관을 방문하면 방문자가 오건말건 힐끔 쳐다보는 곳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청소년지도사들은 방문자를 보면 일어나 '어떻게 오셨어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말합니다. 그 사람에 대한 존경과 사랑에서 나오는 행동인 것이죠.

혹시 성적에 맞춰 대학에 청소년 관련학과에 진학했다면 진중하게 진로에 대해 고민해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봉사활동도 권해 봅니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 청소년지도사의 시각으로 본 우리 사회의 청소년 문화환경의 개선해야 할 과제가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청소년이 불쌍하다고 말합니다. 무거운 가방, 순위가 매겨진 공부에 매어있고 사람이 강점이 많은데 성적 순위만 매긴다는 것이죠.

평일에는 청소년시설에 청소년들이 오지 못합니다. 학교는 청소년시설과 연계협력에 대한 관심이 부족합니다. 많이 아쉬운 점이죠. 학교와 청소년시설이, 마을에 작은 아지트처럼 청소년들이 힘듦을 말할 수 있는 곳이 많아 졌으면 좋겠어요. 공부를 잘 못해도 다양한 능력을 가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청소년 사회 인프라가 더 많이 풍부해졌으면 좋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청소년지도사 임선정의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저는 좋은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 강압적이고 권위적인이지 않은 선한 리더로서 청소년에게 본이 되고 싶어요. 그들과 늘 함께이고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청소년지도사로 일하면서 생긴 사회 능력으로 더 많은 아나운서같은 진행자 역할도 해보고 싶고, 나중에 혹시 이 일을 그만 둔다면 청소년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카페같은 것도 운영해 보고 싶어요. 청소년지도사를 알리는 일에도 참여하고 싶고요. 그래서 오늘 이 인터뷰도 제게는 선물 같습니다."
  
인터뷰중 동작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동아리 회원들과 한 컷. 정가운데가 임선정 부장.
 인터뷰중 동작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동아리 회원들과 한 컷. 정가운데가 임선정 부장.
ⓒ 이영일

관련사진보기

 
1시간동안의 인터뷰속에서 청소년지도사 임선정 부장은 청소년들의 '꿈'을 여러번 강조했다. 그녀는 청소년지도사가 청소년의 꿈을 발견해내고 또 디자인할 수 있도록 돕는 '긍정촉진 활동가'라는 점, 청소년지도사가 단순히 아이들과 놀아주는 사람이 아니라 그들의 성장을 돕는 전문가라는 자긍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이 인터뷰는 6만 청소년지도사를 대표해 하는 것이지 절대 내가 잘해서가 아님을 여러번 강조했다. 한 청소년지도사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청소년의 삶이 그렇게 어두운 것은 아니겠구나'하는 반가움을 숨길 수 없었다.

태그:#청소년지도사, #동작청소년문화의집, #서울시 시민상, #임선정 부장, #청소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학부와 대학원에서 모두 NGO정책을 전공했다.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겨레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 인터넷저널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기사 및 칼럼을 주로 써오고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