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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대표 경선에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대표 경선에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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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 변화는 당의 얼굴에서 시작됩니다. 새로운 인물만이 새 시대의 희망을 담을 수 있습니다. 새 리더십만이 낡은 규범을 벗어나 넓은 세상으로 떠나게 할 수 있습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초선. 서울 송파갑)이 13일 던진 '당권 출사표'다. 보수 정당에서 익히 찾아볼 수 없었던 초선 의원의 당권 도전을 "새 시대의 희망을 담는 길"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불가역적 변화의 시작이 되고자 한다. 그 변화를 이끄는 기관차가 되고자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권력형 범죄를 서슴지 않는 파렴치범이 오히려 수호의 대상이 되고, 성범죄자가 추앙받는 세상이 됐다.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팔아먹은 자, 부동산 투기를 일삼은 자, 금융 비리를 저지른 자가 장관이 되고 국회의원도 되는 나라가 됐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국민의 외면을 받았다"며 현 상황을 국민의힘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표현했다.

구체적으론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에서 60%가 넘는 표를 얻었으나 우리 당의 지지율은 그 절반도 이르지 못한다"며 "우리가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거로 회귀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바로 우리와 국민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이다. 그래서 지금 국민이 우리에게 명령하는 것은 불가역적인 변화"라고 강조했다.

공천관리위 상설화·지방의회 청년 공천 30% 할당 등 공약

그는 특히 "우리는 정상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가야 한다"면서 그 불가역적 변화의 방향을 '낮은 곳'이라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저를 보수주의 정당으로 이끈 한 마디의 말은 '책임 없는 자유는 없고, 스스로를 돌볼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보수주의자다'였다"며 "우리가 가야 할 곳은, 노동자가 철판에 깔려 죽은 현장이고, 임대 전단지가 날리는 빈 상가이며, 삼각김밥으로 한 끼 때우고 콜을 기다리는 편의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장 낮은 곳의 아픔을 공감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보수이고, 그 실천이 진정한 변화"라며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승리 공식은 바로 변화"라고 강조했다.

▲ 당 공천관리위원회 상설화 ▲ 청년 공천 30% 할당제 ▲ 엔지니어링 정당화 ▲ 한국형 헤리티지 재단 설립 등 구체적인 '변화의 방법'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우선, "계파정치나 호떡공천이라고 불리는 낡은 정치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천 철칙이 필요하다"며 "공관위를 상설기구로 설치해 장기간의 후보 적합도, 경쟁력 조사를 통해 공천이 결정되는 구조를 정착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당대표가 된다면) 저부터 공천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다음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의 모든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다.

또 "진정한 청년정치는 청년 정치인이 전면에 나서는 것뿐"이라며 "20~39세 청년들에게 기초 및 광역자치의회 공천의 30%를 할당하고 이를 위해 25세로 돼 있는 공직선거법상 피선거권 나이를 20세로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한국형 헤리티지 재단 설립도 청년 정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조치였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우리 당에 부족한 청년 정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100억 원 기금을 마련하고 이를 활용해 청년들이 정책을 개발하고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물적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엔지니어링 정당'은 기존의 주먹구구식 정당 활동을 벗어나 데이터 중심의 정당 활동을 펼치겠다는 뜻이었다. 그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엔지니어링 정당이 바로 국민의힘이 가야 할 미래"라며 "이를 위해 사무총장을 경영자 또는 공학자 출신으로 공모하여 우리 당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오겠다. 또한 당 활동의 모든 중심을 데이터 분석에 놓겠다"고 말했다.

차기 총선 땐 '험지 출마' 약속... "경력쌓기 아냐, 자기희생 실천할 것"
  
▲ 당 대표 출마 선언한 김웅 ”경력쌓기 아냐, 자기희생 실천할 것"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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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선 경선과 총선 등에서 자신의 권한을 최대한 내려놓겠다고도 약속했다. 특히 국민의힘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자신의 지역구(서울 송파갑)를 다음 총선 때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대선후보 선출의 공정성을 위해 저는 지도부나 외부가 개입할 요소를 최소화하겠다"며 "당대표가 되는 즉시 모든 경선룰을 미리 정해놓겠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는 100% 국민경선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그 경선 방법은 구체적인 조사 문항과 방법까지 미리 정해놓아야 한다"며 "그래야 외부의 좋은 인재도 우리 당에 들어올 수 있고 경선 과정에서의 갈등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당대표가 되면 저는 다음 총선에서 당이 원하는 바에 따라, 험지 출마 또는 총선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면서 차기 총선 때 현 지역구 불출마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자신의 경력 관리를 위해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이와 관련, 그는 "당대표 자리는 정치적인 성장의 도구이거나 경력 쌓기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런 대표로는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그간 우리 당의 리더들이 보여주지 못한 자기희생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제가 유승민계이자 김종인 아바타라고? 모두 프레임이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경선에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경선에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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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출마선언 후 질의응답에서 자신이야말로 공정한 대선경선 관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파와 서로 짜거나 뒤로 서로 거래하지 않을 한 사람을 꼽으라면 저 아니겠나. 저는 소신대로, 주관대로 살아왔다"면서 "원희룡 제주지사나 유승민 전 대표와도 자주 통화하고 있고 어느 자리든 우리 당 후보들을 칭찬하고 돕고 있어서 그 분들도 저를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인도 유승민계로 분류되지 않느냐"는 질문엔 단호히 "그건 프레임"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제가 당대표 경선 나온다고 하자, 그런 얘기를 꺼낸 적도 없는데 '영남홀대론'이 나왔다. 이후엔 '김무성계다', '유승민계다', '김종인 아바타다' 등의 얘기가 나왔다"며 "제가 만약 그 세 가지가 동시에 가능하다면 정치적으로 신급의 경지에 오른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그런 주장을 하는) 본인들이 계파로만 살아와서 모든 것을 계파로 이해하는 것"이라며 "저는 대의명분이 같고 그게 국민들의 삶을 좀 더 낫게 한다면 누구와도 손을 잡겠다. 그걸 계파라고 한다면 저는 '국민계파'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것을 두고 또 다른 '상왕 정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에 대해서도 "저는 내년 대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 누구의 도움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는 제 위에 누구를 두고 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다른 곳에서도 말했지만 우리 당 전당대회가 끝나면 빨리 들어오시는 게 낫지 싶다"며 "다른 정당을 만들겠다고 귀한 시간을 낭비하지 마시고, 윤 전 총장의 지지층과 우리 당의 전통적 지지층이 겹치는 부분이 많으니 (당 안에) 들어오시는 게 맞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와 복당 문제를 두고 충돌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이지만 당과 대선승리가 더 중요하다"면서 홍 전 대표의 '막말 전력'에 따른 위험 부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 당에 돌아오시려면 후배들에게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셔야 한다"면서 "본인이 다시는 예전과 같은 말들을 하지 않는다는 걸 말해주시고 그때 상처받은 분들에게 쿨하게 사과하시면 언제든지 당에 들어오실 것 잇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당권도전 의사를 밝힌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당권도전 여부를 고심 중인 김은혜 의원과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당의 변화를 위해서 필요하다면 누구든지 자기희생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면서 열어뒀다.

태그:#김웅, #국민의힘, #전당대회, #주호영,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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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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