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시나리오작가조합

한국영화시나리오작가조합 ⓒ 한국영화시나리오작가조합


영진위가 자체 조사를 통해 '김정석 사무국장의 공금 유용 논란' 등에 면죄부를 준 것에 대해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아래 작가조합, 김병인 대표)이 10일 입장문을 내고 강하게 반발했다. 영진위의 자체 조사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전국영화산업노조가 비판 입장을 낸 데 이어 세 번째다(관련기사 : 영진위 사무국장 신임에 제협 반발 "심각한 문제" http://omn.kr/1sxg4).
 
김정석 영진위 사무국장은 전북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으로 재직했던 2005년~2006년 사이 수개월 동안 법인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영화단체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작가조합은 "임명에 문제가 없다"는 영진위의 입장에 심대한 의구심이 든다며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김정석 당시 전북독협 사무국장이 사용한 금액 2천여만 원 중 약 70%에 달하는 1348만원 정도가 업무와 무관하게 사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작가조합은 안마시술소를 비롯해 주말이나 연휴 때 사용, 업무 외로 추정되는 매장 이용, 온라인 쇼핑 등이 드러나는데도 불구하고 영진위가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활동비를 과다하게 지출' 혹은 '업무활동비의 일부 부적절한 지출'로 적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안마시술소가 위치한 지역은 모텔들과 위락시설이 들어선 유흥지역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영진위는 세 군데 안마시술소에 8회 170만 원을 지출한 것마저 부적절하긴 했으나 업무활동비였던 것으로 인정하시는 겁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특히 "당시 전북독협 대표에게 확인해본 결과, 법인카드는 위탁사업이 확정된 후 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급된 것이지, 사업을 위탁받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법인카드가 사용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협회의 사업을 위해 사용했다는 김정석 사무국장의 해명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작가조합은 "영진위는 김정석 당시 전북독협 사무국장이 공금을 위와 같이 지출한 것이 어떤 공적 업무를 위한 것이었는지 파악하시고서 업무활동비였다고 결론 내리신 겁니까?"라고 되묻고는 "업무활동비로 판단한 근거를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또한 "만약, 이에 대한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 하신다면, 김정석 신임 사무국장이 영진위 9인 위원회에 제출했던 소명서와 영진위 보고서는 허위 사실을 대전제로 삼아 논리를 세웠기에 모두 반려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진위가 막상 문제가 되는 공금횡령은 철저히 부정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법인카드 사용이 공금횡령이었다면, 자발적으로 금전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변상이 아니라, 형사 기소를 회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부적절하게 사용된 돈을 변제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영진위 입장에 대한 반박이었다.
 
"사기업이라면 세금운영 공기관은 안 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 영진위

 
작가조합은 또 "사적 용도로 법인카드를 사용하고도 소명서에 '개인적으로 사용하진 않았다', '(협회 사무국장으로서의) 의욕이 과도한 지출로 연결되었다'라고 적은 것이라면, 진실한 반성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을까요?"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당시 전북독협 대표는 김정석씨가 사기업이라면 모를까,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관에서 일하는 것은 안 되는 일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라고 전하는 형태로, 김정석 사무국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작가조합은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쾌거에 이어 윤여정 배우께서 또다시 아카데미상을 받음으로써 한국영화계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는데, 이런 때에 김정석 신임 사무국장 임명이 과연 한국영화산업에서 정부의 기능을 하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에 걸맞은 것이냐?"며 영진위원장과 9인 위원회, 그리고 감사께서는 각자의 명예를 걸고 본 사안을 엄중하게 처리해달라고 촉구했다.
 
작가조합의 입장은 앞서 영화단체들의 입장 발표에도 불구하고 영진위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는 것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읽힌다.
 
현장 영화인 사이에서도 영진위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부산지역의 한 제작자는 "영화인라고 말하고 다니기가 부끄러울 정도"라며 "빨리 정리돼야 할 문제를 이렇게 길게 가는 게 이해가 안 될 정도"라고 답답해 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의 한 여성 프로듀서는 "제작현장에서는 다들 사무국장 문제를 지적하고 있고, 여성 영화인들을 만나보면 안마시술소 문제에 대해 다들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영진위만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내 각 지역의 크고 작은 여성영화제를 중심으로 의견 교환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영진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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