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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시중은행 개인 대출 창구 모습.
 서울의 한 시중은행 개인 대출 창구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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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부채 증가가 점입가경입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신용(가계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할부 거래 등 소비자신용의 합계로 구성) 잔액은 약 1726조 원으로, 이는 전년도 대비 약 126조 원 증가한 규모입니다.

2019년 기준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90.6%에 육박하는데 이는 지난 2010년 147.5%에 비하면 43.1%p 증가한 수치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단연 최고입니다.

물론 덴마크, 네덜란드, 스위스, 호주, 스웨덴 등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한국과 비슷하거나 한국보다 높은 나라들도 있지만, 잘 발달된 연금제도로 국민들의 미래소득을 보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조건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계부채의 과도한 증가는 왜 문제이며,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걸까요? 

가계대출 대다수는 '주택구입 자금마련' 목적 

먼저 우리나라 가계대출 대다수가 주택구입 자금 마련이 목적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0년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약 911조 원으로 전체 가계신용의 약 53%에 달합니다. 최근 유행하는 '영끌'이라는 단어가 말해주듯이 그 외 기타 대출 역시 주택 구입에 동원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앞으로 그 비중은 계속 높아질 것입니다. 

또 다른 문제점은 과도한 가계부채가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그에 따라 많은 국민들이 집 문제로 고통받게 된다는 점입니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주택매매 가격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여왔습니다. 

최근 LH 직원들이 지역농협으로부터 자신의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대출을 받아 이를 토지매입에 활용해 지탄을 받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투기로 부당이득이 발생하고, 그에 따른 부동산 가격 인상으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점점 어려워지는 현상에 과잉대출이 한몫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총체적 상환능력 심사제를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여 가계부채 연착륙을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가계부채는 매년 1인당 국민소득 증가율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계속 증가했고, 2020년에는 가계부채 증가율이 약 8%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개인별 DSR 비율 규제, 전체 금융대출로 확대해야 

가계부채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자 지난해 11월, 정부가 부랴부랴 내놓은 것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Debt Service Ratio)을 차주별로 적용하겠다는 것입니다.

DSR이란, 대출 차주가 금융회사로부터 받은 전체 대출의 연간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의미합니다. DSR 비율의 규제는 '주택담보대출의 담보 자산 대비 부채비율'을 의미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Loan To Value Ratio), '연소득 대비 주택담보대출원리금+기타대출 이자 상환 비율'을 의미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Debt To Income)보다 포괄적으로, 총체적으로 부채를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정부는 각 금융기관의 전체 대출에 대한 평균치로 차등 적용되었던 DSR 비율을 투기·과열지구 9억 원 초과 주택 구입 대출, 1억 원 이상 신용대출에 한해 차주 개인에게 적용하기로 했습니다(은행 대출 DSR 40%, 비은행권 대출 DSR 60%).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영국, 미국, 캐나다 등은 이러한 연소득 대비 총부채원리금 연간 상환비율, 즉 DSR을 40%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적절한 대출 규모라고 보고 이를 엄격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우리나라 DSR 산정 기준에는 전·월세 보증금 반환 채무와 할부·리스·카드론 등이 빠져있어 문제입니다. 전·월세 보증금의 경우 갭투기 재원으로 활용되는 문제가 계속 제기되어 왔고, 소비자신용 역시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감소시키는 요인인 만큼, 대출 원리금상환액에 포함시키는 것이 타당합니다.

또한 일부 대출에만 적용되는 개인별 DSR 비율 규제를 전체 금융대출로 확대하고, DSR 상한 역시 40%로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는 상환 가능한 선에서 대출이 실행돼야 한다는 금융의 기본원칙이 지켜져야만 투기를 방지하고 채무자의 경제사정과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계부채 비율 OECD 평균 수준으로 목표 설정해야 

정부가 올해 4월 중에 추가로 발표하기로 했던 '가계부채 관리방안'에서도 DSR 규제 적용 차주 범위 확대 여부는 최대 관심사입니다. 최근 일부 언론은 곧 발표될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청년, 서민무주택자에 한해 DSR 규제를 완화해주는 계획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빚의 문을 열어 투기·과열지구의 고액주택을 구입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발상은 진정한 의미의 경제적 약자를 위한 주택 정책으로 볼 수 없습니다.

정부는 향후 가계부채 증가율을 4%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증가율만이 문제가 아니라 부채 총량의 규모도 이미 임계점에 다다랐기 때문에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OECD 평균 약 123% 수준까지 줄이는 목표설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주택 소유를 위한 대출의 증가는 비단 금융 영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무리한 대출을 끌어와서라도 자산을 확보하려는 욕망이 강하게 분출되는 것은 그동안 부동산을 소유한 계층과 소유하지 못한 계층 간 격차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대폭 확대된 것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소득·자산·교육 여건의 격차와 불평등이 부동산 소유욕을 부추기고 이를 위해 가계부채를 동원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동시에 다른 한편에서는 사회서비스, 금융서비스로부터 배제된 저소득층 다수가 고금리 대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조세, 사회복지, 주택정책 등 아우르는 종합적인 사회정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부채는 미래의 주춧돌을 당겨와 오늘의 공백을 메꾸는 것인 만큼, 언제나 더 큰 위험으로 다가올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여당을 중심으로 또다시 '빚내서 집 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정부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최우선 목표는 '가계부채 축소를 위한 대출 규제'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이를 보장할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과잉대출방지법 등 대안을 요구해나갈 예정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신동화님은 경제금융센터 간사입니다.  이 글은 <월간참여사회> 2021년 5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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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가 1995년부터 발행한 시민사회 정론지입니다. 올바른 시민사회 여론 형성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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