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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1시간을 간격을 두고 연이어 참배했다. 왼쪽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참배하는 모습이고, 오른쪽 사진은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이 참배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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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신임 지도부가 7일 나란히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민주당은 '쇄신'을 다짐했고 국민의힘은 '사죄'를 말했다. 양당이 처한 상황에서 호남민심을 얻기 위한 열쇳말들이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방명록에 "인습을 고치고 편안함을 버리고 당당하게 유능한 개혁 민주당 만들어 가겠습니다. 5월 정신으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발전!!"이라고 적었다. 또 연암 박지원이 "천하의 모든 일이 이 때문에 무너진다"면서 병풍에 적어놓고 경계했던 "인순고식 구차미봉(因循姑息 苟且彌縫 : 당장 편한 것만을 택하고 잘못된 것을 임시변통으로 맞춤)"이란 글귀도 적었다. 5.18 정신 계승은 물론, 당의 개혁과 쇄신을 강조하고 나선 것.

그는 자신의 고교 친구인 전영진 열사의 묘 등을 참배한 후엔 자신과 당의 뿌리가 5.18임을 강조했다. 송 대표는 "빚진 자의 심정으로 지금까지 학생운동을 하고 민주당에 와 있다"면서 "문재인·노무현 두 대통령을 배출한 힘이 광주에서 같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뛰었던 젊은 변호사가 바로 문재인 변호사", "정치적으로 광주를 고립했던 사건이 1990년 3당 야합으로 다시 한 번 일어났을 때 이의 있다고 외친 청년 정치인이 바로 노무현이었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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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최고위원 등과 함께 열사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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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대표는 이후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광주는 우리 민주당과 대한민국 민주화 정신의 뿌리"라며 "민주당이 더욱 더 광주정신을 잘 받들어서 문재인 정부를 성공시키고 4기 민주정부 수립에 전력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자신들과 같은 날 광주를 찾은 국민의힘 지도부도 환영했다. 그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이어 김기현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 등 지도부가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는 것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환영드리는 바"라며 "여야가 모두 하나가 돼 5.18 정신을 기리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입법 등을 통해 이번 방문에 걸맞은 진정성을 보여주길 기대했다. 송 대표는 "5.18 정신은 광주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나아가 아시아 전체, 세계 민주주의 정신의 중요한 근원이 되고 있다"면서 "5.18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켜서 5.18 정신이 확실히 대한민국의 헌법적 정신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여야가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전혜숙 최고위원도 "정권을 잡을 때마다 5.18 광주정신을 폄하하고 억압했던 국민의힘이 오늘 광주를 찾아 5.18 영령을 위로한다는 것에 굉장히 격세지감이 들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헌법에 5.18 정신을 반영하고 5.18 관련 보상에도 적극적으로 함께 앞장설 때 진정성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기현 "희생당하고 아픔 겪고 계신 유족들께 다시 사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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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사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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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전임자였던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 성일종 비상대책위원,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등과 함께 5.18 민주묘지를 찾아 허리를 숙였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5.18 민주묘지를 찾아 사과했던 것의 연장선상이다.

김 원내대표는 방명록에 "오월 민주영령께 깊은 추모와 존경의 마음을 올린다"고 적었다. 이후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윤상원 열사와 11살의 나이에 계엄군의 총탄을 맞고 숨진 전재수군의 묘역 등을 찾아 참배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여러차례 (5.18 민주묘지에) 오긴 했지만 당을 대표해서 (오늘) 와서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게 된다"며 "1980년, 제가 대학교 3학년 때 군사독재정권에 항거하고 있었다. 저 또한 그와 같은 민주화운동에 참여했기 때문에 같은 동지로서의 아픔을 현장에서 느끼게 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는 반복해서는 안 될 역사를 잘 치유하고 민주영령들의 뜻을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며 "희생당하고 아픔을 당하고 계신 유족들과 돌아가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신임 원내대표 취임 후 첫 지역 방문 일정으로 광주를 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엔 "우리가 좀 더 관심을 쏟고 노력을 배가해야 하는 분야와 지역, 계층에 대한 관심을 키우기 위한 첫 행보로 광주가 좋겠다는생각이었다"고 밝혔다. 또 호남에서의 당 지지율 제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지지율에 연연해하지 않는다"라며 "우리 당이 역사적 책임과 앞으로 해야 할 과제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차원으로 이해해 달라"고 답했다.

김 원내대표 등은 이날 민주묘지 참배 후 '광주형 일자리'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광주를 생각하면 (많은 이들이) 단순히 민주화 성지라고만 생각하는데 (광주의) 지역경제에 대해서도 똑같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며 "광주·전남 지역의 경제발전 모멘텀, 일자리를 창출하는 모델케이스를 만들고 필요한 경우 예산과 제도의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장을 둘러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의 광주 방문은 환영만 받진 않았다. '광주·전남 대학생 진보연합' 소속 10여 명은 이들의 방문에 앞서 "거짓말쟁이 정당 국민의힘 해체하라", "선거 때만 되면 호남 표를 얻겠다고 고개 숙이고 무릎 꿇나"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진정 사과하고 싶으면 (국민의힘은) 역사왜곡 처벌법을 제대로 제정하고 망언 의원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