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부동산 세금' 발언에 몰두하는 국회의원들

우리 사회는 그야말로 '부동산 쇼크'를 앓고 있다. 그러나 사실 부동산 문제가 이토록 심각해질 때까지 우리 국회의원들은 부동산 대책과 해결에 아무런 관심도 생각도 없었던 듯하다. 지금에 이르러서야 대책을 세운다며 허둥지둥이다.

그런데 일부 의원들의 입에서 매일 같이 나오는 얘기는 우리를 더욱 답답하게 만든다. 부동산 세금이 너무 폭등해 세금을 낮춰야 한다, 공시지가가 너무 올라 조정해야 한다 등등... 그들의 '시각'은 한결같이 부동산 소유자들, '가진 자'들이 받는다는 '피해'에 맞춰져 있다. 어쩌면 '강남 주택 소유자'들의 시각에 더 가까워 보인다. 무주택자들의 아픔과 피눈물은 도무지 찾아보기 어렵다. 폭등한 집값을 떨어트려야 한다는 발언은 자취도 없다.

국회의원 중 다주택자가 가장 많은 국민의힘은 말할 것도 없다. 적지 않은 집권 여당 국회의원들도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하는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내사 및 수사 대상에 올라있고,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공직자 직무 관련 투기행위 의혹 사건에도 국회의원이 포함되었다.

관료 출신에 당내에서 가장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던 김진표 의원이 여당 부동산특위 위원장 자리에 앉은 것은 국회의원들의 현 주소를 시사해주는, 대단히 상징적인 일이라고 본다. 그는 평소에도 부동산 세제 감면을 주장해왔던 터라 그 방향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국회의원의 적극 활동으로 중대재해기업 '보호'법이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지난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많은 논란 끝에 제정되었다. 그러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러 국회의원들이 힘을 모아 적용 유예 대상 확대, 책임자 처벌 및 손해배상을 낮추어 놓았다. 그렇게 법 조문이 하나하나 바뀌어가더니 결국 중대재해기업 '보호'법으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김용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결코 '김용균'을 지킬 수 없는 법이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이 국회에서 슬금슬금 나온다. 삼성 출신 양향자 의원을 필두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이원욱 의원도 "사면 필요성이 조금 있는 정도가 아니고 아주 강력히 존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진 자'와 '기업'만을 위한 국회가 '국회'일 수 없다

우리 모두의 생명과 삶을 시시각각 위협해오고 있는 심각한 기후위기 국면에 대해서도 국회는 미온적이다. 결국 지난 4월 22일, 지구의 날에 미국 대통령 바이든의 초청으로 개최된 기후정상회의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치조차 제시하지 못하는 '외교 참사'를 낳고 말았다. 

국회란 '가진 자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아니 국회란 그러한 상황을 방지하고 대다수 국민들의 이익을 지켜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기업'과 '가진 자'만 생각하는 국회가 '국회'일 수는 없다.

태그:#부동산, #국회, #가진 자, #기업, #소준섭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