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적절한 투타조화로 전날 아쉬운 1점 차 패배를 설욕했다.

이동욱 감독이 이끄는 NC다이노스는 6일 통합창원시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랜더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0안타를 때려내며 7-1로 승리했다. 전날 7개의 홈런과 27개의 안타를 주고 받은 끝에 12-13으로 아쉽게 패했던 NC는 적절한 투타의 조화로 깔끔한 승리를 따내며 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와 함께 공동 5위로 올라섰다(13승14패).

NC는 1-1로 맞선 5회 1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린 노진혁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7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박석민은 4안타5타점1득점을 쓸어 담았다. NC는 구창모, 송명기, 이재학 등 토종 선발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이 선수가 선발로 등판한 세 경기에서 3승을 수확하면서 그나마 한 숨을 돌리고 있다. NC마운드의 '난세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는 4년 차 우완 신민혁이 그 주인공이다.

매년 외국인 투수를 보좌했던 젊은 토종 선발투수

NC는 1군 진입 초기부터 찰리 쉬렉과 에릭 해커, 드류 루친스키 등으로 대표되는 외국인 투수의 힘으로 선발진을 이끌어온 팀이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외국인 투수라도 1년에 등판할 수 있는 경기는 30경기 안팎이다. 결국 팀이 강해지려면 토종 투수들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한데 NC의 지난 8년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언제나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외국인 에이스를 보좌한 토종 선발 투수가 있었다. 

초창기 NC마운드를 이끈 토종 에이스는 단연 '딸기' 이재학이었다. 2011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 유니폼을 입은 이재학은 2013년 1군에서 10승5패1세이브 평균자책점2.88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등극했다. 비록 선발투수로서 구종이 비교적 단조롭고 가을야구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10승을 거둔 이재학의 활약이 없었다면 NC는 이렇게 빨리 '신흥명문'으로 도약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재학이 5승에 그치며 부진에 빠진 2017년에는 묵직한 속구를 자랑하는 장현식(KIA)의 분전이 돋보였다. 2016년까지 주로 불펜에서 활약하던 장현식은 2017년 선발로 22경기에 등판하며 9승9패5.29의 성적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장현식은 심한 기복을 보이며 NC의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잡지 못했고 작년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이적했다(올해는 KIA에서 셋업맨으로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 이렇다 할 토종 선발 투수가 나타나지 않으며 창단 후 첫 최하위로 밀려났던 NC는 2019년 구창모라는 원석이 보석이 되면서 작년 첫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2019년 23경기에서 10승7패1홀드3.20을 기록한 구창모는 작년 전반기에만 9승을 따냈고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도 13이닝2자책을 기록하며 NC의 우승을 견인했다(하지만 올해는 왼팔 전완부 부상으로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하고 있다).

구창모가 부상으로 이탈한 작년 후반기에는 송명기라는 '신데렐라'가 등장했다. 전반기 1승1패6.10에 그쳤던 송명기는 후반기8승2패3.38로 NC 마운드를 이끌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에서 1승1홀드를 기록했다. 올해 구창모 대신 토종에이스로 활약해 줄 것으로 기대됐던 송명기는 지난 4월 말 내복사근 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하지만 송명기의 부상은 신민혁이라는 또 다른 '난세영웅'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구창모-송명기 없는 마운드에 '난세영웅'으로 활약

야탑고 출신의 신민혁은 주말리그 유신고와의 경기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며 일약 깜짝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 해 고교야구에는 투타에서 뛰어난 유망주들이 즐비했고 신민혁은 2차5라운드 전체49순위라는 비교적 늦은 순번에 NC의 지명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신민혁은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부상이 발견됐고 그 해 11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며 루키 시즌을 통째로 재활에 쏟았다.

2019 시즌부터 퓨처스리그에 등판하기 시작한 신민혁은 퓨처스리그에서 7승5패2홀드3.99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지만 NC가 5강 싸움을 하면서 한 번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작년 프로 입단 3년 만에 처음으로 1군 캠프를 소화한 신민혁은 7월28일 1군 무대에 데뷔했고 생애 첫 선발 등판 경기였던 8월 1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7이닝2실점으로 데뷔 첫 승리를 따냈다. 다소 기복이 있었지만 2승3패5.79는 루키의 성적으로는 썩 나쁘지 않았다.

작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우승 집행검을 들지 못했던 신민혁은 올해도 선발 경쟁에서 탈락해 개막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하지만 4월 9일 KIA전에서 부진한 이재학 대신 선발 등판한 신민혁은 6이닝1실점 호투로 첫 승을 따냈다. 시즌 첫 승에도 불펜으로 밀려났던 신민혁은 4월 2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올라 6이닝2피안타10탈삼진 무실점의 '인생투'로 시즌 2승째를 챙기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6일 SSG와의 경기에 세 번째 선발 등판한 신민혁은 6개의 안타와 4개의 볼넷을 허용했지만 정의윤의 솔로 홈런 1방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며 1실점으로 SSG타선을 막아냈다. NC는 1-1로 맞선 5회 공격에서 4점을 뽑아내는 빅이닝을 만들었고 17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은 신민혁은 6회2사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시즌 3승째를 따냈다. 이로써 신민혁은 외국인 투수들을 제치고 팀 내 다승 1위로 뛰어 올랐다.

현재 NC는 토종에이스 구창모의 복귀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송명기가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고 루친스키도 작년 만큼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시즌 전까지만 해도 5선발 후보군 중 한 명에 불과했던 신민혁이 연일 호투를 거듭하면서 불안하던 선발진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올해 연봉 4000만원에 불과한 신민혁이 올 시즌 NC의 선발 마운드를 이끄는 '난세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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