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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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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녀는 고등학교 이후부터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 소울메이트였다. 하지만 그녀의 아들이 초등학교 교사가 되면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자식들은 유명대학에 진학하고, 의사를 며느리로 맞이한 반면 우리 집 자식들은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이렇다 할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지내고 있다.

우리 둘 사이가 소원해진 것은, 모임 때마다 그녀의 자식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부러움과 열등감을 느끼면서다. 그런데 최근 그녀는 운동하다가 다쳐 입원했다는 문자를 받았을 때 안타까우면서도 묘하게 웃음이 나왔다. 이건 뭘까.  

최근 승진한 그는 요즘 직장생활이 힘들다고 토로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자신도 생각지 못한 승진이라 얼떨떨한데 주변 동료나 동기의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다. 힘든 일을 할 때면 서로 챙겨주었는데 언제부턴가 미움받는 느낌이 들고, 자신이 가면 하던 이야기를 마치고 모두 자리로 돌아가 앉아 험담하다 들킨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자기만 모르는 이야기가 생기고 나중에 듣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하기 싫다는 생각이 든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승진한 것 때문인 것 같기는 한데, 승진한 게 죄는 아닌데…

다른 사람이 나보다 잘되거나, 나보다 앞서서 좋은 위치에 있을 때 당신은 어떤가.

기꺼이 축하의 말을 건네고 진심으로 기뻐하는 편인가. 아니면 겉으로는 축하의 말을 건네지만, 마음 한쪽이 불편해지고 괜히 미워하는 마음이 싫어하는 마음이 드는가. 앞선 사례에서 보듯 나는 후자다. 누군가 잘되고 앞서나가면 마음 한 켠에 샘이나고 질투를 느끼는 편이다.

질투만 할 것인가, 부러움을 딛고 나아갈 것인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해도 싫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능숙하고 탁월하게 해내는 이를 보면 샘이 나고 그의 능력을 인정하기 싫다. 그렇다고 운이 좋아서 그럴 뿐이라고 깎아내리거나 험담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질투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질투와 시기, 있다고 인정하면 열등감이 많은 사람 같고 없다고 하자니 다시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는가. 피하고 싶지만 피해가지 못하는 고통스러운 이 마음 상태는 특정한 사람만 느끼는 걸까.

그러나 최근 연구에 의하면 '다른 사람이 불행할 때 뇌에서는 불편한 기쁨을 느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실제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통해, 자신과 같은 분야에서 잘 나가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뇌가 강한 반응을 하고 질투를 느끼며 '고통'을 느끼는 뇌의 특정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반대로 강한 질투심을 느끼는 친구에게 불행이 닥쳤을 때 고통의 반대영역인 '기쁨' 부위가 활성화됐다고 한다. 그러니까 못나서 질투와 같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끼거나 기쁨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란다.

당신은 어떤가. 누군가의 승진이나 합격과 같은 좋은 일이 있을 때 '진심으로' 축하하기가 쉬운가. 아니면 누군가 힘들다고 할 때, 안 좋은 일에 위로의 말을 하기가 쉬운가. 아마도 대부분은 위로의 말을 건네기가 더 쉬울 것이다. 왜냐면 다른 사람이 힘든 일 안 좋은 일을 겪는 걸 보면,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누군가 잘 나가는 모습과 자신을 비교하다 보면 스스로가 초라하다고 느껴 진심으로 상대의 성공이나 행복을 축하해주기 어렵다. 잘 나가던 사람에게 닥친 불행에서 잠시나마 불편한 기쁨을 느끼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질투를 느낀다면, 그 누군가처럼 일을 잘하고 싶고, 그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내가 잘하고 싶은 일을 누군가가 더 잘한다면 부럽고 샘이 날 수 있다. 누군가를 통해 자신의 부족함, 노력의 부족을 보아서 불편한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었지만 하지 않았던 것을 새삼스럽게 알아차려서. 

'너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면 그저 시기하고 샘이 나고 싫다는 마음으로 남을 깎아내리기에 열중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질투가 '부러움'이 되면 본보기가 되고 배울 점을 찾아 스스로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질투라는 불편한 감정을 마주해서 불편해하기만 할 것인지, 질투를 받아들일 것인지는 당신 손에 달려 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조현미 심리상담사입니다.


태그:#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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