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의 꿈이 드디어 실현됐다. 엄청난 자본력을 동원해 아낌없는 투자로 유럽 정상을 노린 맨시티가 마침내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맨시티는 5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파리 생제르맹을 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1, 2차전 합계 4-1로 챔피언스리그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맨시티, 유연한 역습과 골 결정력으로 PSG 제압
  
 기뻐하는 맨시티 선수들

기뻐하는 맨시티 선수들 ⓒ AP/연합뉴스

 
이날 맨시티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필 포든-케빈 데 브라위너-리야드 마레즈를 최전방에 놓고, 허리는 일카이 귄도안-페르난지뉴-베르나르두 실바를 포진시켰다. 포백은 올렉산드르 진첸코-후벵 디아스-존 스톤스-카일 워커, 골문은 에데르송이 지켰다.
 
파리 생제르맹도 4-3-3이었다. 전방에 네이마르-마우로 이카르디-앙헬 디 마리아, 중원은 레안드로 파레데스-마르코 베라티-안데르 에레라, 포백은 압두 디알로-프레스넬 킴펨베-마르퀴뉴스-알렉산드로 플로렌치, 골키퍼 장갑은 나바스가 꼈다.
 
맨시티는 전반 11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지배했다. 에데르송 골키퍼의 롱킥으로 시작된 공격에서 데 브라위너가 시도한 슈팅이 수비 맞고 흘러나왔다. 이 때 마레즈가 오른쪽에서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합계 점수에서 2골을 뒤진 파리 생제르맹으로선 다급한 처지에 놓일 수 밖에 없었다. 파리 생제르맹은 볼 점유율을 늘리면서 공격에 집중했다. 전반 19분 강한 압박으로 탈취한 뒤 디 마리아의 슈팅으로 골문을 두들겼지만 살짝 벗어났다.
 
파리 생제르맹은 후반에도 네이마르의 개인 돌파를 앞세워 맨시티를 공략했다. 후반 10분 네이마르의 진가가 잘 나타나는 장면이 연출됐지만 끝내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율리안 드락슬러, 모이세 켄 등을 투입해 공격에 박차를 가했으나 맨시티는 완벽한 수비 조직력을 선보였다. 상하 공간을 좁히면서 파리 생제르맹의 공격 전술을 무력화시켰고, 기회가 생기면 역습과 세트피스를 통해 추가골을 노렸다.
 
그리고 마침내 맨시티는 후반 18분 왼쪽에서 포든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마레즈가 마무리하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파리 생제르맹은 후반 24분 디 마리아의 퇴장으로 자멸했다. 페르난지뉴가 터치라인 밖에서 공을 줍는 과정에서 디 마리아가 고의적으로 발을 가격한 것이다.
 
수적인 우세를 점한 맨시티는 여유있게 경기를 운영하며 데 브라위너, 포든의 연속 슈팅을 통해 파리 생제르맹을 흔들었다.

파리 생제르맹은 콜린 다그바, 다닐루 페레이라, 미첼 바케르 등 수비와 미드필더 자원을 넣을만큼 맨시티 수비를 막는 것조차 버거웠다. 경기 흐름은 끝내 바뀌지 않았다. 맨시티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전폭적인 투자로 결실 맺은 맨시티, 사상 첫 빅이어 꿈꾼다
 
맨시티가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기까지 거의 10여년의 기다림이 있었다. 사실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전통 강호에 속하지 않았다. 지난 2008년 아랍에미리트 출신의 부호 셰이크 만수르가 맨시티를 인수하면서 프리미어리그 판도는 급격하게 바꼈다.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을 수집하며 스쿼드를 강화한 맨시티는 2011-2012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2년 뒤 다시 정상에 오르며, 프리미어리그 강호의 기틀을 마련한 맨시티는 2016년 세계 최고의 명장으로 평가받는 펩 과르디올라를 사령탑에 앉히며 유럽 정복의 야심을 드러냈다.
 
맨시티는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승점(100), 2018-2019시즌 도메스틱 트레블(리그, FA컵, 리그컵 우승)을 일궈내며 황금기를 보냈다. 올 시즌도 리그컵 우승, 리그에서도 우승을 목전에 둘 만큼 자국에서는 맨시티의 적수가 없었다.

그러나 유독 챔피언스리그와는 인연이 없었다. 빅이어를 들어올리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지만 강호들의 아성을 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특히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 부임 후 지난 4시즌 동안 16강-8강-8강-8강에 머무르며 실망감을 남겼다. 이러한 부진으로 인해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력이 비판대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12경기에서 11승 1무 25득점 4실점을 기록, 완벽에 가까운 페이스로 유럽을 집어삼키고 있다.
 
이번 파리 생제르맹과의 4강전은 가장 고비처였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빛나는 파리 생제르맹 역시 우승에 대한 목마름이 강한 팀이다. 맨시티는 이번 4강전에서 에이스 네이마르에게 한 골도 내주지 않을 만큼 전술적으로 탁월한 모습을 보여줬다. 가공할만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파리 생제르맹은 맨시티의 탄탄한 수비 앞에 힘을 쓰지 못했다. 두 경기 합계 4-1의 일방적인 승리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4강전의 히어로는 단연 마레즈다. 마레즈는 1차전에서 감각적인 왼발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넣은데 이어 이번 2차전에서도 멀티골로 맨시티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맨시티는 챔피언스리그 7연승에 성공하며, 역대 잉글랜드 팀 가운데 최다 연승 팀에 이름을 올렸다. 구단 역사상 최초의 결승 진출에 성공한 맨시티가 우승으로 피날레를 장식할지 주목된다.
 
2020-21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2021년 5월 5일, 영국 맨체스터-에티하드 스타디움)
맨체스터 시티 2 - 마레즈 11' 마레즈 63'
파리 생제르맹 0
*맨시티, 합계 점수 4-1로 결승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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