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한화 이글스와 함께 공동 최하위로 시리즈를 시작했지만, 스윕을 허용하며 결국 리그 단독 10위로 추락했다. 개막 후 최악의 위기를 맞은 것이다. 이런 롯데의 부진에는 많은 원인이 있지만, 눈에 띄는 건 바로 포수진이다.
 
단독 10위로 추락한 지난 2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선발 출장한 포수는 김준태였다. 이날 김준태는 4타수 무안타로 완전히 침묵했다. 기회도 분명히 있었다. 팀이 4점차로 앞서던 3회 말, 무사 2루 득점권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준태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 기회를 무산시켰다. 5회 말 2사 1, 2루의 찬스에서도 김준태는 투수 땅볼로 아웃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롯데의 패배의 요인을 김준태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한 점차 아슬아슬한 승부를 이어가던 롯데에게 김준태의 활약은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팀은 패배했고 연패의 수렁에 빠지게 됐다.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롯데 주전 포수 김준태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롯데 주전 포수 김준태 ⓒ 롯데 자이언츠

 

침묵하는 '김준태-강태율', 깊어져 가는 롯데의 고민
 
올 시즌 롯데의 포수 마스크는 주로 김준태와 강태율이 번갈아가며 쓰고 있다. 그중 김준태가 주로 주전 포수로 출전하고 있다. 올 시즌 김준태는 23경기에 출장해 타율 0.207(58타수 12안타) 3홈런 8타점 OPS 0.740을 기록 중이다. 주전 포수라기에는 아쉬운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가끔 홈런을 때리기는 하지만 현재 김준태는 공갈포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득점권 타율은 0.125로 찬스에서도 약한 모습이다.
 
수비에서도 약점을 보이고 있다. 포수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인 도루 저지는 19번이나 실패하며, 10개 구단 포수 중 가장 많은 도루를 허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17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1회에 김지찬에게 3번의 도루를 허용하며 도루 저지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쓴 김준태는 2020시즌 128경기에 출장해 타율 0.225 5홈런 43타점 OPS 0.672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비해 홈런 페이스가 좋은 것 외에는 타격 능력에서 나아진 모습은 찾기 힘든 상황이다. 15.8%의 도루 저지율을 기록했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도루 저지에서도 여전히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블로킹 면에서도 여전히 불안하며 주전 포수로서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김준태와 함께 롯데의 안방을 지키고 있는 강태율도 만족할 만한 활약을 하고 있지는 않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롯데의 유니폼을 입게 된 강태율은 지난해 14경기에 출장해 0.455의 타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지난해 장타력이 부족했던 롯데 포수진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됐고, 시즌 초반부터 많은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올 시즌 13경기에 출장해 타율 0.125 1홈런 5타점 OPS 0.625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시즌 첫 번째 안타를 쓰리런 홈런으로 장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그 후에 기록한 안타는 한 개뿐, 침묵하고 있다. 장점인 수비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포구 미스가 나오거나 프레이밍 실수도 범하며 초반 받았던 기대에 비해 아쉬운 활약을 하고 있다.
 
 2군에 머물고 있는 지시완

2군에 머물고 있는 지시완 ⓒ 롯데 자이언츠

 

2군에 머물고 있는 지시완
 

영원히 롯데의 안방을 지킬 것만 같았던 강민호가 2017시즌이 끝나고 FA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면서부터 롯데에게는 '강민호 대체자'를 구해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2018시즌부터 나종덕, 안중열 등 많은 포수들이 안방마님 사수에 나섰지만 어느 누구도 정착하지는 못했다.
 
올해에도 역시 고민을 해결하지는 못했다. 현재 1군에 포수는 김준태, 강태율 단 두 명이다. 그러나 이 두 명만으로 안방을 지키기에는 무리가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허문회 감독의 믿음은 확실하다.
 
롯데에게 포수가 없는 것도 아니다. 2019시즌이 끝난 뒤, 롯데는 한화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공격력이 좋은 포수 지시완을 영입하면서 안방을 보강했다. 지난해에는 징계로 인해 경기에 나설 수는 없었지만, 올해부터는 징계가 끝났기 때문에 김준태와 함께 안방을 지킬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연습경기서부터 맹타를 휘둘렀고, 약점이던 수비에서도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기대를 남겼다.
 
그러나 지시완은 많은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 시즌 지시완이 들어선 타석은 4타석에 불과하다. 결승타를 기록하기도 했고, 블로킹과 프레이밍 등 수비적인 측면에서도 한층 성장한 모습을 선보였으나 좀처럼 출장 기회를 받지 못했다. 결국 지난 18일 1군에서 말소됐다.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도 김준태와 강태율로 경기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김준태, 강태율 외에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팀을 위한 선택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롯데는 10위로 추락했으며, 오갈 데가 없는 상황이다. 과연 기다림만이 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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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gur145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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